1.
임신 기간 동안 18kg이 불었더랬는데, 이 중 11kg이 빠졌다.
마로 때 일주일만에 10kg이 빠진 것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급격한 체중감소는 체력과 결부되어 좀 힘들다.
다행히 빈혈수치는 수술 후 7.2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해, 10.3까지 올라갔다.
소화불량 때문에 하루 걸러 한번씩 철분제를 먹은 것에 비해 회복이 순조로운 편.
2.
이번에도 모유량이 넘쳐 해람이 먹이는 것 외에도 하루에 4번씩 유축기로 짜내 냉동을 시켰다.
냉동실 한 칸이 보관팩 60봉지로 꽉 차자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었다.
짜내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걷기만 해도 줄줄 새는지라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결국 식혜를 사먹기 시작했는데, 4통째 먹자 효과가 나타나 이젠 하루에 2번만 유축기를 이용한다.
그런데 참 간사한 사람 마음.
한편으로는 살 거 같은데, 다른 한 편으로는 남아있는 100봉지의 모유보관팩을 다 못 쓸까봐 걱정.
3.
해람이의 성장이 좀 더디다.
3.1kg에서 3.5kg, 고작 400g 늘었다.
마로는 뻥튀기에 넣고 돌리냐는 농담을 들었을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컸는데,
아직 제 누나 태어났을 때 몸무게 3.64kg도 안 되는 해람이가 너무 작게 여겨진다.
낮에는 2시간~2시간 30분 간격으로 먹고 있고, 밤에는 3시간 간격으로 먹으며,
한 번 물면 적어도 30분 이상 진을 치니, 먹는 양이 부족한 것 같진 않지만, 좀 더 두고볼 일.
수시로 배변을 하는 건 아니지만, 한 번 쌀 때 기저귀 2개는 버릴 정도로 양이 많은 게 좀 걸린다.
덕분에 기저귀 발진도 생길까 말까 하는 터라 하루에 1번쯤은 분유를 먹일까 싶은데 거부한다.
모유 뗄 때 꽤나 전쟁을 치뤄야 할 듯. -.-;;
4.
기특한 마로. 해람이를 무척 이뻐라 한다.
엄마가 일러준 대로 발만 살짝 만져보면서 귀엽다고 깔깔깔.
마로가 더 귀엽다고 얘기해주면 "아니에요, 해람이가 더 작고 귀여워요" 항변까지.
마로랑 노는 시간이 현격하게 줄어든 데다가,
어린이집 등하교하는 시간은 그야말로 시간과의 전쟁이다 보니 마로에게 큰소리내는 일도 잦아졌는데,
동생에게 샘내는 일 없이, 크게 보채는 일 없이 참 용하다 싶다.
다만 잠자리책 읽어주던 시간이 해람이 수유시간과 맞물리면 침대에서 발버둥치며 짜증을 낸다.
안쓰러운데 대안이 없어 속상하다.
(하루님, 마로도, 해람이도 본명이에요. *^^*)
5.
친정에서 알면 경을 칠 일이지만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삼칠일이 되기도 전에 미장원 행을 감행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늘 하나로 질끈 묶는 머리 모양을 고수했던 터라
숏컷한 내 모습이 스스로도 어색한데, 시어머니는 몰라보셨다.
"아직 붓기가 하나도 안 빠진 거냐, 어째 네 얼굴이 아니다."
음, 아직 8kg의 몸무게가 남은 건 사실이지만, 그 말씀이 왜 그리 서운했는지.
해람이는 외할머니가 모르는 손주라는 게 내심 사무쳤나 보다.

(반딧불님, 제 머리모양 어때요? 다크서클과 기미, 땀띠를 감추기 위해 사진은 작게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