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을 먹다가.

빗줄기는 가늘어졌지만 하늘엔 계속 먹구름이 가득.
밥 먹다말고 딴 짓하느라 발코니로 쫓아나간 마로.
혼쭐을 내주려고 일부러 엄한 목소리로 마로를 불렀더니 창밖을 올려다보며 한참 딴청을 피우다가...

똥그래진 눈으로 내게 달려와서 고한다.
"엄마, 어떡해. 저녁이랑 밤이 붙어 버렸어요."

(아직 저녁인데, 밤처럼 캄캄하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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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07-18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런 아찔한 표현이.^-^

waits 2006-07-18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아이들이 다 저런 말을 하는 건 아니죠?
송마로양의 어록을 꼭 만들어주셔야 할 듯..^^

조선인 2006-07-18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아주 가끔 아이들의 말이 그대로 시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어릴때님, 이 카테고리가 바로 마로 어록이랍니다. ㅎㅎ

水巖 2006-07-18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지금부터 신조어를 만드냐, 마로야.

토토랑 2006-07-18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마로는 정말 대단해요 *^^* 아마도 엄마를 닮아서 그런거겠죠? ^^

sooninara 2006-07-18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가 뛰어난거야 알고 있었징...
잘 모아두면 시집 한권 내겠어요^^

국경을넘어 2006-07-18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문학적 표현을 ^^ 이전에 어떤 녀석은 초등학교 시절 한 여름에 학교 다녀와서 한참을 낮잠자고 나서는 해가 남아 있는 것을 보고 가방 챙겨가지고 학교가려고 했습니다. 비몽사몽간에 집을 나서는데 동네아저씨들 "왜 이리 학교 일찍 가"하는 바람에 진짜인 줄 알고 더 열심히 가다가, 분위기가 이상해서 보니 저녁... 에구구... 그게 바로 지금 자판 두드리는 사람입니다 -.-;;;

가을산 2006-07-18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나이에 저녁과 밤을 구분한단 말입니까? @,@

반딧불,, 2006-07-1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마로에겐 감탄만!

조선인 2006-07-18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마로가 만든 신조어야 이거 말고도 많다구요. 헤헤
토토랑님, 전 시와 동떨어진 사람이구요, 옆지기의 감성을 닮은 듯.
수니나라님, 그 집이야 재진이와 은영이가 출판한 책으로 이미 꽉 찼잖아요.
폐인촌님, 푸하하하하 아드님 못지않게 귀여우세요.
가을산님, 어린이집을 다니니까요. 엄마가 저녁에 찾으러오는지, 밤에 찾으러오는지 최대 관심사거든요.
반딧불님, 헤헤헤, 오늘 미역국 먹었어요. *^^*

전호인 2006-07-18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상한 저 표현!!!!!!!!

조선인 2006-07-18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칭찬해주신 거죠? 고맙습니다.

코코죠 2006-07-19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언젠가 마로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를 쓸 거에요. 그때 마로가 저한테 초상권이랄지 저작권료를 주장하지 않도록 조선인님이 힘 좀 써주세요.

조선인 2006-07-19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오즈마님~ 마로를 주인공으로 해주신답쇼? 기꺼이 제가 뇌물을 바치겠나이다. 무슨 로비를 원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