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거창한 제목을 붙이고 싶은 날이다.

1.
어제 사건의 여파로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2.
오전에 실장님과 개인면담을 했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괴로운 조직개편임을 알게 되었다.
내가 속한 실의 인원은 3개 부서로 찢어지는데, 나의 경우는 아예 상관이 바뀐다.
또한 내 직속 상관으로 차장, 부장, 이사까지 모셔야 하는 층층시하일 뿐 아니라
부장, 이사로 모셔야 하는 분들과 우리 실과의 관계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어 나오느니 한숨뿐이다.
지금은 아래로 1명뿐인데, 옮기게 되면 아래로 2명이 생긴다 하나
이는 신입교육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지 승진과는 거리가 멀어 역시 곤란중첩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업무분장이다.
말이 좋아 기술전략이지, 아차하면 운영으로 전락하기 딱 좋은 업무다.
****이나 기술전략은 기술적인 기초가 있는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현재의 실 구성상 나와 S가 각기 한 명씩 찢어져야 한다는 것은 납득이 간다.
하지만 기존 업무분장을 고려한다면 나보다 S가 기술전략에 적합하다.
더욱이 S는 개발자 출신이고, 공학 박사까지 앞두고 있지 않은가.
왜 S와 내가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추측을 듣고 있자니, 절로 입술이 깨물어진다.

3.
퇴근하는 길에 문득 생각난 후배에게 전화를 했더니 병원이란다.
하아, 어머님이 췌장암이란다. 길어야 6개월...
5일 전에 당뇨 합병을 의심하여 종합검진차 입원한 것이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울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사흘 꼬박 빈소를 지키며 온갖 궂은일을 다해주던 후배인데.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 버벅대니 밥이나 한 끼 사달라고 하는 바람에 그만 울음이 새어나올 뻔했다.
다음달에 휴가를 내서라도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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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3-21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하시겠어요. 임산부는 우울하면 안되는데.... 에휴... 그래도 힘내세요. 아자 화이팅!!!

아영엄마 2006-03-22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직장 다니느라 몸은 고되더라도 마음은 편하게 지내셔야 할텐데 말입니다. 많이 힘드시겠어요..ㅜㅜ

水巖 2006-03-22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의 일이란 언제나 마음에 들 수 없는것이지만 왜 자꾸 어려워지나요. 그래도 용기잃지말고 힘내세요. 강인한 의지를 가르쳐주는 기회라고 생각하시면 좀 마음이 가벼워 질까요, 힘내세요. 태교라고 생각하세요.

ceylontea 2006-03-22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웃으세요... 사는 것이 그렇지요.. 웃다보면 웃을 일만 생기겠지요...

2006-03-22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03-22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닥치면 또 어떻게든 하겠죠. 그런데 마지막 소식이 워낙 대흉이라 우울해지네요.
아영엄마님, 전 정말 상관 복이 없나봐요. 이전 회사에서도 여자는 문서작업이나 하라는 상관 때문에 무척 속 끓였는데, 새로운 보스는 한 술 더 뜰 듯. ㅠ.ㅠ
수암님, 좋게 생각하면 기술적 전문성을 더 갖출 수 있는 기회겠죠.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실론티님, 도통하셨군요. ㅎㅎ 노력해야죠, 저도.
속삭이신 분, 예, 선생님 중 한분이 췌장암으로 돌아가신 적이 있어서 저도 조금 알아요. 그래서 차마 후배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말하지 못하겠더라구요. ㅠ.ㅠ

paviana 2006-03-2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사촌언니도 췌장암으로....암 중에서 가장 늦게 알고 아는 순간이 거의 말기라는...후배에게 맛있는 밥 사주세요..에고에고..
글구 보스가 시키는 대로 맘 편히 가지고 하세요. 그렇게 혼자 끙끙 대면서 스트레스 받으실 필요없어요.그저 그래 니회사고 니돈 나가지 내돈 나가냐...이런 식으로 -_- 안 그러면 속 터져서 회사 못 다녀요..지금은 스트레스 안 받는게 제일 중요해요.

水巖 2006-03-22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우리 어머님도 췌장암으로 돌아 가셨거던요. 한 1년 아프시다가 떠나셨죠. 이번 일요일에 동생들과 어머님께 다녀 올려고 합니다.

반딧불,, 2006-03-22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임산부를 제일 힘든 부서에 넣는 법이 어딨답니까.
속이 상해서 죽겠습니다. 저도 지금 힘들어서 죽겠습니다. 일이 너무 많은데 인원보충 할 생각을 안하네요. 정말 죽을 맛입니다ㅠㅠ

반딧불,, 2006-03-22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힘내세요. 할 수 없는 일은 접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요.

조선인 2006-03-22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이번달 휴가는 이미 썼고 다음달에나 가볼 수 있을 듯 해요. 속상해요.
수암님, 1년... 많이 안 아프셨기만 바랄 뿐입니다.
반딧불님, 아직 회사에선 아무도 몰라요. 워낙 보수적인 회사다 보니 연봉협상 끝날 때까지 말 안 하려구요. 조직 개편과 연봉협상이 동시에 종결될 터라 2주는 더 숨기고 살아야 합니다. 쩝.

waits 2006-03-22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은 지혜로운 선택을 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기운 내시길..^^

조선인 2006-03-23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어릴때님, 고마워요.
표범님, 만배라면 참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