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먹고 싶은 건 오그락지.
김치도 잘 못 담그는 울 어머니가 오그락지만큼은 가을부터 정성들여 말렸는데.
꼬독꼬독 오독오독 그 질감과 맛이 그립다.

또 먹고 싶은 건 비빔국수.
몽님이 올린 사진을 본 뒤 비빔국수 생각만 하고 있다.
여름이면 국수를 즐기던 어머니.
당신은 다시국수를 좋아하지만, 나를 위해 꼭 한 그릇은 따로 무쳐주셨는데.
매콤달콤새콤하던 그 맛을 찾을 길이 없다.

뜬금없이 먹고 싶은 건 복숭아.
천도복숭아 말고, 복숭아통조림도 말고,
말캉말캉 과즙이 뚝뚝 흐르는 연분홍 백도가 먹고 싶다.
불쌍한 옆지기, 어머니표 음식은 요원하니 복숭아는 구해보겠다고 열심이지만,
정월에 어디서 복숭아를 구하누. 헛고생만 한다.

에잇, 부질없는 이야기 써서 못하누.
큰새언니가 싸준 정구지김치나마 먹어야겠다.
오잉, 아껴먹는다고 조심했는데 벌써 1/5도 안 남았다. 히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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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6-02-11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그락지?? 그거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히히..
그렇게 말캉말캉 백도... 저도 임신했을 때 어찌나 먹고 싶었던지..전 다행히 그때가 복숭아 나는 계절이었어요... 백도는 딱 그 계절에만 나오니 어쩐답니까??
전 그때 친정에 가서 엄마가 뭐 먹고 싶냐 했을 때 엄마가 해주시는 다시 국수 먹고 싶다 했지요.. 다시국수에 바로 무쳐 주신 오치채무침.. 히히...(이건 지금도 먹고 싶네..)
음.. 그래도 어떻게 비빔국수라도 해서 드시구랴...

키노 2006-02-11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그락지는 무우말랭이를 말하죠^^;; 아는 사람만 아는 단어입죠 ㅎㅎㅎㅎ 정구지도 나오네 ㅋㅋㅋ 근데 저걸 다 언제 먹어요^^ 건강하시길

조선인 2006-02-11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노님 말씀대로 오그락지는 무말랭이구요, 정구지는 부추를 의미해요. 경상도 사투리죠. 근데 무말랭이라고 하면 오그락지의 어감이 영 안 살아서요.
실론티님, 입덧할 때 친정어머니 안 계시면 그리 서럽다더니, 있을 때 잘 하라는 말 아주 팍팍 실감하고 있습니다. ㅠ.ㅠ

진주 2006-02-1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조선인님, 오그락지를 오그락지라고 해야 '오도독 잘근잘근' 씹히는 맛이 연상되지 멋대가리 없이 무 말린거라고 무말랭이가 뭐래요? 그죠~~
오그락지는 저도 맨날 얻어먹기만 하다가-그것도 엄마가 늙으시면부터는 만들어 주시도 않고..해서..저도 먹어본지가 오래된 거 같네요....비빔국수라면 제가 한 솜씨하는데....이럴 땐 좀 가까이 살면 좋겠네요. 비빔국수....
그나저나 복숭아는 이 겨울에 어디서 구한답니까. 우리집 큰애도 복숭아를 워낙 좋아해서 며칠 전에 찾더니만.....ㅡ.ㅡ

울보 2006-02-1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그락지요 참 이름 이쁘네요,,왠지 무말랭이이 생김생김을 잘 표현한말같아요,,
우리 엄마도 예전에는 집에서 많이 말리셨는데 요즘은 밥장사를 하다보니 시간이 나셔야 그것도 조금씩밖에 하지 않으셔셔,,
있으면 얻어다 드릴텐데,,저번에 다드셨다고 하네요, 맛은 다르겠지만,,다음기회가 된다면,,
저는 그 파란사과있지요, 그때도 2월에 그 파란사과가 얼마나 먹고 싶던지,
우리 옆지기 온 마트백화점을 다녔지만 끝내 못먹었답니다, 그래서 요즘도 그 철이 되면 제일 먼저 사가지고 오지요,,,,,

sooninara 2006-02-11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똑같았는데..ㅠ.ㅠ 아이들이 둘다 10월생이라서 3월에 입덧하는데 복숭아가 얼마나 먹고 싶던지..두번 다 그러니 그것도 못 할짓이드만..
복숭아 통조림 먹으면서 남편에게 짜증냈다니깐..ㅋㅋ
하얀 속살도 먹고 싶고..아그작아그작 딱딱한 놈도 깨물고 싶고..에고 또 침이 돈다..^^

sooninara 2006-02-1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해주면 기분이 좋아질까나?^^

paviana 2006-02-1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흰 아빠가 그 백도를 좋아하셨어요.이가 많이 상하셔서 드실수 있는 과일이 얼마 없었고요. 백도 잠깐 나왔을때 사다가 허실 삼아 씻어서 하나를 냉동실에 얼려보았다가 며칠있다 꺼내서 먹어보았더니, 해동되면서 물기가 많이 빠져서 그렇지 질감은 그래도 통조림 보다는 낫더라고요. 그래서 한 10개를 냉동실에 얼려놓았는데, 아버지 가시고 겨울에 냉동실에 남아있던 복숭아를 보고 속으로 많이 울었어요. 이것도 다 못드시고 가셨네 하고요...
이상하게 조선인님에게 오면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기억나네요. 어제는 돌아가신 아빠 생신이었어요.

조선인 2006-02-1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그러게 말이에요. 무말랭이같이 촌스런 이름 딱 싫다니깐요. 그나저나 가을부터 잘생긴 무 골라 일일이 썰어 그늘에 말렸다 거뒀다 정성을 들여 오그락지 담가주던 그 손맛을 어찌 잊을 수 있겠어요. ㅠ.ㅠ
울보님, 마로 때에는 저도 아오리 사과 엄청 먹었죠. 근데 이번엔 뜬금없이 왠 복숭아인지. 참 입맛이 변덕스럽네요. -.-;;
수니나라님, 복숭아 통조림은 아예 사오지 말라고 못을 박았죠. 그거 먹을 바에는 차라리 안 먹겠다고. 결국 복숭아 대신 귤 한 상자 사들고 와서는 어찌나 애처롭게 구는지 차마 옆지기에게 화를 내지는 못했어요. ㅋㄷㅋㄷ
파비아나님, 전 어머니 냉장고 안에 있던 당뇨 주사약 붙잡고 울었죠. 약이며, 주사며, 2달치 분량은 넉넉히 남아있었는데 말이죠. 평소엔 그 일을 잊고 지내는 거 같은데, 이렇게 가끔씩 기습하는 추억이 있네요. ㅠ.ㅠ

반딧불,, 2006-02-1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습하는 추억 정말 ...슬퍼요..
저는 수박이 그리도 먹고싶었었는데...복수박 간신히 하나 먹었어요.
복숭아는 정말 방법이 없군요..혹여 철이 다른 곳에 사시는 분들에겐 비슷한 과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해보는데..제가 다 안타깝습니다.

오그락지라..좋은 말이녜요. 다 맛이 다른거니 참.
분명 추억의 맛일거라 가슴이 다 먹먹합니다... 암것도 못먹고 온동네 수소문해서 가져다 준 김장김치(9월 추석무렵에) 먹고 나서 행복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빠랑 남동생이랑 안먹고 남겨두었던 샘가의 빨간 방울토마토의 그 싱싱한 맛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정말 입덧때는 유난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클리오 2006-02-1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다들 그러시군요.. 저도 어찌나 복숭아가 먹고 싶은지... 그런데 모든 과일을 다 구할 수 있는 이 첨단의 시대에도 복숭아 구하기는 정말 힘들더군요. 애 낳을 때나 되야 맛을 볼 수 있을라나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유기농 복숭아 병조림을 샀는데, 다른 통조림보다야 낫지만 정말 실망이였어요. 흑흑... 그리고 진짜 비빔국수 새콤달콤한거 먹고 싶은데, 그 맛을 내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리... --;

조선인 2006-02-11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구하기 힘든 거만 먹고 싶게 하는 아가의 장난, 정말 재미나죠? 아무래도 복숭아가 제일 많은가봐요.

icaru 2006-02-12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오이 쏭쏭 쓸어넣은 비빔국수요~ !!
전 다행이죠.... 구하기 힘든 복숭아가 아니라서...
엽산 많이 먹어야 한대서... 시금치와 키위를 대놓고 먹다가...얼마 못가서 아주 물렸어요...

조선인 2006-02-13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시금치를 먹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데칠 때 냄새를 못 견딜 거 같아요. 잉잉

털짱 2006-02-1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시고 싶은 음식을 보니 조선인님 혹시... 마로 동생을...?

조선인 2006-02-17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털짱님. 히히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