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월요일, 마로 자전거가 없어졌어요.
분명 저녁 먹기 전까지는 있었는데, 저녁 먹고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갈 때 보니 없더라구요.
그때부터 아파트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녔지만 결국 못 찾고 씩씩대며 잠자리에 들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옆지기와 별 것도 아닌 부부싸움을 한 탓도 그 여파가 있는 듯.
그런데 다음날 아침 어린이집을 가는 길에, 놀이터에 널부러진 자전거를 발견했어요.
찾은 건 다행이긴 한데...  등받이 겸 어른들이 뒤에서 밀어주는 착탈식 손잡이 고정쇠가 사라진 거에요.
덜렁거리는 등받이 때문에 할 수 없이 등받이를 아예 떼내는데, 부아가 나서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양쪽 집 중 왼쪽을 먼저 찾아가 자전거를 타는 건 좋은데 제자리에 갖다놓으면 좋겠다고 했죠.
왼쪽 집 어머니 왈, "몰랐어요. 앞으로는 꼭 주의시킬게요."
왼쪽 집 아들 왈, "아냐, 우린 안 타. 오른쪽 집 애가 맨날 그래."
앗싸, 드디어 범인 발견. 기세등등 오른쪽 집을 찾아갔습니다.
오른쪽 집에도 애가 둘인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하나더군요.
그런데... 그 집 앞에... 자그마치 4대의 자전거가... 뜨아... 다 남의 거래요...
오른쪽 집 *** 왈, "우리 애가 자전거를 좋아해서 자꾸 끌고 오네요. 애가 아직 어려서 그래요. 그래도 우리 집 앞에 갔다 놓지 아무데나 놔두진 않아요. 그리고 어제는 안 탔어요. 손잡이 없어진 건 우리애가 그런 거 아니에요."
음... 수니나라님 말씀대로 이번 주말에 자전거 체인 사려구요. -.-;;
그나마 다행인 건... 그날 이후... 최소한 자전거를 제자리에 갖다놓더군요. 오른쪽 집 ***가요.

2.
어제도 비가 왔죠. 또 금요일의 비. 또 장화가 바뀌어 다음주까지 못 돌려받을까 걱정되더라구요.
그래서  원장선생님과 3살짜리 여자아이반 담임선생님께 거듭거듭 부탁을 했습니다.
ㅎㅎㅎ 그 보람이 있었어요.
퇴근 후 어린이집에 가보니, 마로 장화는 신발장 대신 어른들 손만 닿을 수 있는 수납장 위에 있더라구요.
룰루랄라, 성공입니다.

3.
윗집의 소음은 여전합니다. 둘 중 하나가 이사가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을 문제일 듯. *^^*

* 원래 이야기는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5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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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2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음... 그거 해결하기 무지 힘들죠...

물만두 2005-10-2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332909
3땡^^

chika 2005-10-22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애가 어려서'라는 말은 무책임한 말 아닌가요? 옆집... 윗집... 으음~

BRINY 2005-10-2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등학생 학부모한테도 '우리 애가 아직 어려서'라는 말 듣는걸요.

sayonara 2005-10-2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uk~ 3변의 멋드러진 해결을 기대했는데... ^^;; 사람들 모여서 사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

플레져 2005-10-2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밤중엔 텔레비전 소리도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더라구요... 전 어제 아주 신기한 체험을 했다니깐요. 옆집 채널은 엠비씨, 아랫집 채널은 케이비에스... ㅎㅎ
자전거 체인, 꼭! 사셔요.

호랑녀 2005-10-22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일산으로 이사하고 남편에게 자전거를 생일선물받아 배웠어요. 비싼 건 아니지만 애정이 깃든 거죠...
체인 해놨는데 잃어버렸어요. 너무 화가 났지만 어쨌든 애정이 깃든 거라 제 열쇠를 거기 올려두고, 가져가신 분, 자전거 함부로 대하지 말고 열쇠로 체인 열어서 곱게 타시라고 편지 썼어요...ㅜㅜ
그 후로 서너 번쯤 반복되어서, 그러니까 울집 다섯 식구의 자전거를 네 번인가 잃어버려서, 요즘은요, 체인을 엄청 튼튼한 걸로 샀어요. 절대로 자를 수 없는, 열쇠 잃어버리면 죽음인 것이요.
자전거값이 7만원도 못되었는데 체인값이 2만5천원이었죠.
그랬더니 그 후로는 자전거 안 잃어버렸어요. 그런데요, 바람 넣는 나사 있죠. 그걸 빼가네요. 그걸 헌 자전거포에 갖다주면 몇백원씩 주나봐요. 우리가 가서 살래믄 천원이거든요.

마태우스 2005-10-22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의 자전거를 그렇게 막 타도 되는 건지, 전 님의 너그러움이 더 놀랍네요. 저 역시 어려서라는 말엔 동의할 수 없어요. 자전거도둑이 차도둑 된다는 말도 있잖아요

조선인 2005-10-22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그러게요. 33 잡아주셔서 고마워요.
치카님, 저도 바로 그 대목 때문에 ***라고 표현한 거랍니다. 도무지 어머니라고 표현할 마음이 안 나더라구요.
브리니님, 헉, 고등학생도! 선생님은 정말 힘든 일이에요. 찌잉.
사요나라님, 공동주택이니까 참아야 하는 부분이 있네요. 배려받으면 더 좋을텐데.
플레져님, 어머, TV소리가 들릴 정도면 아파트 층간 소음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요? 그거 승소 사례도 있던데. 피해보상금을 받더라구요, 건축회사로부터.
호랑녀님, 체인이 그렇게 비싸요? 허거덕. 사은품으로 받은 자전거인데, 으아, 배보다 배꼽이 크겠네요.
마태우스님, 애들끼리니까요. 다만 제발 좀 타고 나서 제자리에 갖다두면 좋겠어요.

panda78 2005-10-22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 그렇구나.. 그래도 마로 장화 문제라도 해결되서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