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잘 다니지 않고, 더욱이 역사여행이라고 할 만한 건 3년 전 압록강 건너편에 있는 고구려 답사 기행 따라간 것밖에 없어서 참여할 생각을 못 했는데, 지난 토요일 창덕궁에 다녀온 김에 올려봅니다. ㅎㅎ 서울 도심 속의 궁궐 기행도 나름대로 맛나잖아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은 경복궁이나 경희궁, 덕수궁 등 일제에 의해 그 원형이 거의 몽땅 훼손된 다른 궁궐과 달리, 주요 건물들과 후원(비원)의 기본 골격이 보존되어 있지요. 하루 세 번 하는 "특별관람"을 예약하면, 이번에 새로 공개된 옥류천까지 들어가 볼 수 있어요. 특별관람료는 1인당 5000원이지요.

일반 관람으로는 부용지까지만 들어갈 수 있잖아요.




(같이 간 일행이 찍은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여기 올리는 사진은 모두 빌린 사진. 이 부용정 맞은편에 규장각 건물이 있어요.)



(건너편에서 본 부용정.)



(싸비스. 뽀사시한 숨은아이. ㅋㅋ)

부용지를 지나 옥류천까지는 한참 오르락내리락, 자연 산길을 걸어야 하지요. 조선시대 임금들이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로 각종 질병에 시달렸다는데, 이 길을 매일 산책했다면 운동 부족이 될 리가 없다는 생각이... -.- 근데 임금들은 새벽 6시부터 일어나서 공부하고 정사 보고, 스케줄이 넘 빡빡해 운동할 시간이 없었다면서요? 쯧...

옥류천에 이르기 전, 관람정이라는 부채꼴 모양 정자가 있는 연못을 지나게 됩니다. 원래 이 연못은 두셋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일제 때 그걸 하나로 이어 반도 모양으로 만들었다 합니다. 원형을 복원하려고 발굴해보았으나, 밑바닥층이 워낙 흐트러져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없었답니다.



후원 깊숙한 옥류천에 이르면, 초가지붕을 얹은 정자(청의정)도 있습니다. 백성의 삶을 돌아보기 위해서라나요. 하지만 지붕은 초가인데 기둥과 공포에는 단청이라니... ^^ (하긴 궁 안에는 임금이 일반 사대부의 생활을 체험하는 공간으로서 단청을 전혀 하지 않은 99칸 집도 있지요.) 정자를 둘러싼 건 논입니다.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인다며 임금은 농사를 짓고 왕비는 양잠을 했다고 해요.




이 청의정과, 그 맞은편에 있는 소요정은 천장이 참 예쁘답니다. 그 밖에 아름다운 건물이랑 다리 조각이 많지만 여기선 이만 줄이고요,

창덕궁 관람 안내는 http://www.cdg.go.kr에 자세히 나오는데, 일반관람은 1시간 반 정도, 특별관람에는 2시간 정도 걸리더군요. 솔찬히 걷게 되니 편한 신발을 신고 가는 게 좋겠습니다. 돌아나오는 길엔 오디를 따 먹을 수도... ^^ 공기가 맑고 달콤해, 밖으로 나오기 아쉬울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다녀오셨으려나? ^^ 

아차, 갖고 싶은 책은... "모모". 어릴 적에 누구 것인지도 모르던 낡고 촘촘한 책을 넘겨본(제대로 읽지도 않고!) 기억뿐이라, 제대로 한번 읽고 싶어요. ^^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은아이 2005-06-20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그것은 빛의 눈속임 효과로서... 흠흠.

물만두 2005-06-2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헉,,, 몰라봤다는... 우와, 넘 젊다는... 만옥과 만선의 대화에 끼어든 만두^^

어룸 2005-06-20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좋네요!! 풍경도 숨은아이님의 뽀샤시함도!!! ^ㅂ^

chika 2005-06-20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정말 머리가 짧아진거였어요!! 나도 짧게 치고 싶어지네.. (엉뚱댓글 ^^;)

숨은아이 2005-06-20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 언니/다시 말하지만 그것은 빛의 눈속임 효과... ㅠ.ㅜ
투풀님/더 예쁜 사진이 많지만 직접 가서 보시라고 아꼈어요. ㅎㅎ
치카님/날도 더운데 시원하게 화악~ ^^

▶◀소굼 2005-06-20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옥류천..창덕궁갔다가 시간때문에 못간..ㅠㅠ;다시 가야할텐데;;

숨은아이 2005-06-20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 옥류천 들어가려면 미리 예약해야 해요. 한 번에 50명만 들여보내 준답니다.

▶◀소굼 2005-06-21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알죠^^;; 옥류천 표 끊었는데 일행이 늦게 왔었거든요; 새벽같이 올라갔었는데;

숨은아이 2005-06-21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새벽같이 오셨는데. ^^;;;

ceylontea 2005-06-21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싸비스에 추천 팡팡 때려요..

숨은아이 2005-06-21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고마워요. ^^

조선인 2005-06-21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샤시 숨은언니 정말 이뻐요. 동생 같아. 히히히

숨은아이 2005-06-21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그게 빛의 눈속임인 줄 알았더니 사진 찍은 친구의 뽀샵 실력이었대요.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