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경치좋은 사진은 하나도 못올리겠지만...

제가 갔던 곳 중에서 단연 최고중의 하나로 꼽는 곳은 지/리/산!!

2001년 여름에 갔었는데, 아마 그때부터 철분이 모자라는 빈혈이 심했었나봐요.

멀미를 한데다가 속이 받쳐주질 않아서 조금씩 위로 올라갈수록 먹은거 게워내고 무척 힘들었었지요.

아마... 나랑 같이 갔던 녀석은 그때까지의 등반중 처음으로 정상을 못가지 않았을까.. 싶네요.

산행이라는 것이 즐기기 위한 것이라는 신념으로, 괴로워하는 나를 보며 과감히 하산! 결정을 하더군요.

어쨋거나 그때... 참 좋았었습니다.

지리산의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바라본 산장의 밤하늘 별도 무척 아름다웠고...

히히히~ 개인적이 추억이 마구마구 묻어나서(더 이상 못쓰겠단 뜻임다~)............^^;;;;;;;;;;

내가 가본 가장 좋은 여행지는 아마 즐거운 추억이 듬뿍 담겨 있는 곳이 아닐런지요! ㅎㅎ

그런 의미에서 사진 몇 장 찍어왔슴다~

앨범에 끼워진 사진 그대로 디카로 찍었더니 이렇게 나오는군요.

풍경이 멋진 곳 사진은 별로 올릴만한게 없어요. 초췌한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와서리..ㅋㅋ

저 지팡이도 제것이 아닙니다. 골골하는 저를 위해 딴 녀석이 내어준것이지요.



구름에 가린 산등성이인데... 어째 반사된 디카로 찍는 모습이 더 선명한듯하군요. 쩝~

지리산!! 정말 멋진데, 제 사진솜씨가 너무 형편없단 생각밖에 안들어요!! ㅠ.ㅠ

게다가 우리가 올라갔던 코스가 어디였는지 까먹었어요. 아마 노고단쪽으로 가지 않았을까요?

젤 무난한.

사실 산에 가기 전에 책도 열심히 보면서 준비를 했었습니다.

 

 준비라고 해봐야 책밖에 더 보겠어요?

 인터넷으로 산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고,

 지리산에 대해 좀 더 잘 알기 위해 이 책을 열심히 봤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념 사진도 찍었지요.



'돼지평전'이라는 곳입니다.

우리가 지나칠 때 중학생 꼬맹이들이 보이길래 "얘들아, 우린 돼지 봤거든? 싸나우니까 조심해야헌다" 했더니, 애들이 반신반의하다 저 안내표지판을 보고 조금 걱정된 표정을 짓더군요.

걔네들 앞에서 쌩쇼를 했던 모습입니다. 사진을 찍는 녀석은 '돼지가 나타났다!'라고 외치고,
저 표지판 앞에 있던 우리는 꿀꿀... 해댔다는... ㅡㅡ;;;;;;;;;;;;;;;;;
(저 노란 돼지가 바로 접니다! 싸나운 돼지.근데 애들이 정말 돼지보듯이 나만 쳐다보더군요!! ㅠ.ㅠ)


 이렇게 여유롭게 낮잠도 자고....

 물론 저는 지팡이로 돌떵이 치우듯이... ^^;;;

 쉬엄쉬엄 산길을 걷는 것도 좋았고, 바람을 느끼며 그늘에서 땀을 식히는 것도 좋았고, 계곡물에 발 담그고 물장난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전 말이지요...

 기회가 되면 또다시 지리산 정상을 향해 갈거예요.

 물론 언젠가 금강산, 백두산에도 오를거랍니다.

 즐거운 추억을 만들면서 말이지요. ㅋㅋ

아, 이 사진은 쌩뚱맞게 뭐냐고요? 사진첩 뒤적거리다보니 후배들하고 한라산에 갔을때 찍은 사진이 한 장 나오더군요. 해발 1500 표지판 앞에서 헥헥거리고 있는데 사진찍어주더군요! ㅎㅎ

========== 저, 오늘따라 아침시간이 많이 남길래 조선인님 이벤트가 생각나 사진찍으며 이 사진들 보다가 아침 출근에 늦을뻔해부렀어요! ㅜㅡ

================= 돼지평전에서 만났던 꼬맹이들 중에 유난히 산을 못타던 녀석이 둘 있었어요. 이틀째 되는 날, 이미 해는 저버렸고 캄캄한 산길을 가는데 저 뒤쪽에서 선생님과 꼬맹이의 외침이 들리더라구요. "자, 힘내자! 다 왔어! 끝까지 해 낼 수 있지?" "네!!"
조금씩 칭얼대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답은 씩씩하게 하더군요. 그 소리를 들으며 힘내어 겨우 산장에 도착했습니다. 으~ 죽을 것만 같았는데, 어둠속에서 우리 모습이 나타나자 몇몇 사람이 뛰어오더라구요.
'어, 아니다. 혹시요~ 뒤에 오는 사람 있어요?'
선생님과 아직 도착 안한 친구를 기다리는 거였어요.
내 바로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렸으니까 여기 있으면 금방 올꺼야. 걱정마!! 하며 기운찬 소릴 냈더니 같이 있던 녀석이 그럽디다. '좀 전까지 죽어도 못가! 하며 죽을듯이 하더니 기운이 넘쳐 되살아나우~?' ㅡㅡ^

산을 오르는 맛은 이런거에 있는거 아닐까요?

가족과 혹은 친구들과 산을 오르며 추억 하나 만드는 여름, 멋있을거 같지 않나요? ^__________^

======================================

역사기행이 더 좋다고 하셨는데, 제가 추천한 지리산은 페이퍼를 다시 쓰지 않더라도 조선인님이 충분히 이해하고 좋아할꺼라 생각해 그대로 옮겨왔어요. 저 위에 제가 참고한 '지리산' 책은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예요. 지리산과 한라산. 한낱 감상일지 모르지만 산등성이를 넘나들때면 우리 선조들을 생각하곤 합니다. 가까이는 해방을 부르짖던 빨치산에서 광복군까지, 장길산과 임꺽정도 떠올리지요.

근데 이런 말 하면 산행을 함께 하는 친구들이 별로 좋아라 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는 여전히 돼지 얘기나 하고 갈랍니다. 재밌지 않나요?

- 지리산 돼지평전에 출몰한 노란 돼지 치카, 였슴다. (밥 먹을라니까 글이 짧아지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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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17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 자학모드여^^ㅋㅋㅋ

chika 2005-06-17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고마워요. 자학증은 주기적으로 와야돼요. 자학하며 버티고 사는 중이예요.

인터라겐 2005-06-17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못가본 산이어요... 울 아가씨가 작년 설에 눈덮인 지리산행을 마치고 왔는데 그 사진을 보다 보니 정말 예술 그자체였다지요... 저두 꼭 가고픈 곳이여요...

조선인 2005-06-17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언니가 노란 돼지라니 말도 안 되요.

돌바람 2005-06-17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 데리고 가려고 아껴두고 있습니다. 올해는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고백하자면 겨울 야등에서 달빛이 너무 고와 오래 함께 할 친구는 덤으로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큭, 오래전 이야기다.

chika 2005-06-17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다시 가보고 싶어요.
노란돼지.. 그때 꼬맹이들 표정은 정말 '노란돼지' 쳐다보듯 신기한 표정이었어요!
아이와 함께 하는 지리산. 환상적입니다!! 오~ 정말 좋아요!!

바람돌이 2005-06-18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리산 멋지죠. 겨울 지리산 빼고는 다 가봤네요.
지리산에서 제일 생각나는 기억. 둘째날 완전히 하산하려고 하다가 중간에서 꽤 큰 비를 만나 할 수 없이 텐트를 쳤더랫어요. 열심히 텐트를 치고 우리는 준비한 모종삽으로 텐트 주위에 배수구를 파는데 옆의 전라도 말씨 진한 팀들이 정말로 딥따 큰 농사꾼용 삽을 빌려주더군요. (세상에나 저걸 들고 산에 왔단 말이여? 경악 모드)
님덕분에 오랫동안 못간 지리산이 다시 그리워지네요. 그런 의미에서 추천 한방

chika 2005-06-18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막의 그림자님/
저는 저때가 첨이었고 그 후 지금까지 못가봤습니다. 혹시.. 날짜 보셨나요?
흐~ 8월 15일. 나름대로 의미가 많더군요.(그리고 그날은 천주교에서는 대축일로 지내는 날이기도 하지요. ^^;)
앗, 그런데 정말 오랫만에 뵙는거 같은데요?
바람돌이님/ 산을 좋아하시나봐요!! 와~ 겨울빼고 다 가보셨다니.. 부럽~ ^^
그리운 지리산,,, 바람돌이님도 저도 조만간 가 볼 수 있기를.. ^^

chika 2005-06-20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집과 사무실만 오가는 착실한(?) 인간이기에 거리에서 마주칠 기회가 적지 않았을까요? 하긴 제 얼굴이 좀 흔한 얼굴이어서 쌩판 모르는 사람도 아는척 인사하고 댕기기도 하더라구요. ^^;;;;;;;;;;;

chika 2005-06-20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요!!

  (이거 받고 싶은 책이 아니라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하는 거 맞는거죠?)

 

그리고 제가 읽고 싶은 책...

  재밌을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