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다.
내 우울함의 색깔은 무엇일까.
한없이 투명함에 가까운 블루는 아니었다.
차라리 바닥까지 우울해버릴까.
그러나 호밀밭의 파수꾼과 내 나이는 어울리지 않았다.
차라리 우스꽝스럽게 이겨낼까.
그러나 실소만 나올 뿐 몰바니아는 더 이상 매력적인 가이드가 아니었다.
미지의 무엇을 만나기가 두려워 읽었던 책만 골라 다시 봤는데도,
뭐든지 때가 있는 건지 예전에 받았던 도움을 다시 받기란 불가능했다.
이제는 무엇을 읽을까.
아니면 아무 것도 읽지 말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