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이 심한 편인지라 이번 주말은 계속 드러누워 끙끙 앓고 있었다.
그러다가 비몽사몽 들은 방송, "주민 여러분은 단지상가 00은행 옆 주차장으로 모이시고..."
마침 옆지기는 깊은 낮잠중이고, 뭔 내용인지 정확히 듣지도 못했지만,
우리 아파트 주민회 내분으로 비상소집(?)이 있는 게 거의 연례행사나 마찬가지라
그냥 넘어가지 못 하고 억지로 몸을 일으켜 슬리퍼 꿰차고 나섰다.
막상 가보니 주민회에서 한 방송이 아니라 금산인삼영농협동조합에서 한 홍보방송이란다.
우리 농산물을 애용해달라고 하는 홍보행사라며,
보리쌀이며, 쌀비누며, 녹차세정액이며, 샘플을 이것저것 나눠주는데, 공짜니 일단 받았다.
그런데, 어라? 자기 제품이라며 홍삼진액 1Kg짜리를 꺼내더니 시식행사를 한다.
1Kg? 정녕 1Kg? 갑자기 의심이 확 들어 따라나온 해람이 핑계대고 빠져나오면서,
은근슬쩍 2대의 차량번호를 외운 뒤 집에 오자마자 112에 신고해버렸다.
순찰차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홍보차량이 사라진 뒤였고,
한참후에야 해당 차량을 찾았는데,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증도 있어 그냥 놔줬단다. -.-;;
좀 어이가 없어 내가 아는 홍삼 상식을 열심히 설명했는데,
일단 피해자가 없는 상황인지라 다음에 보게 되면 꼭 자세히 알아보겠다고 한다.
집에서 홍삼제조기로 홍삼액을 만들어보신 분은 알겠지만
홍삼의 양에 비해 홍삼액은 어이 없으리만치 적다.
그런데 진액이 되려면 얼마나 더 많은 양의 홍삼과 시간이 필요할까?
게다가 진액은 아침 저녁으로 개봉하여 작은 수저로 덜어먹는다.
그러다보니 비싸기도 하고 제품의 변질을 막기 위해서 대개 소용량 포장이다.
보통 100~300g 남짓한 병에 판매하고, 대용량 제품은 병이 여러 개 들어있는 식이다.
물론 간혹 1Kg짜리 상품이 있긴 한데,
이건 직액이 아니라 잡꿀(어쩌면 설탕물?)이나 다른 성분으로 양을 늘린 제품이다.
즉 1Kg짜리를 진액이라고 파는 건 내가 아는 한 100% 사기이고,
더군다나 금산인삼영농조합에서 1Kg짜리 상품은 안 나온다.
그러니 오다가다 혹시 판촉행사 구경했는데 1Kg짜리 상품 팔면 절대 사지 마시길.
물론 인터넷쇼핑몰에서 파는 것도 피하고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