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모든 결재와 보고와 회의는 전면 유보된 상태.
기술본부 사람들은 하나같이 삼삼오오 수군거리고 있거나, 웹서핑만 가열차게 하는 상태.
지난 5월 23일 마로는 생애 처음으로 국경(품띠를 따는 공식 경연대회)을 치뤘다.
당연히 국기원에 가는 줄 알았는데, 경기 남부는 용인대에서 국경을 치른다고 한다.
까부쟁이 딸은 제대로 기합이 들어가 웃음기 하나 없이 바싹 긴장한 상태.
품새시험중 - 다른 사람 따라할 수도 없게 하필 우리 딸 맨 앞이다.
한 번 동작이 틀린 적이 있는데, 당황하지 않고 품새를 계속해 기특했다.
군기 바짝이다. 시험관에게 깍듯이 90도로 한참을 인사하는 딸.
국경이 다르긴 하다. 대련까지 있다. @.@
운 없게도 저보다 머리통이 하나 큰 언니와 대련을 하게 되어 가슴을 졸였는데,
남자아이들 대련과 달리 여자아이들 대련은 어째 발씨름 수준이다. ㅋㅎ
대련이 끝나자마자 울면서 뛰쳐나와 못 본 새 정통으로 맞기라도 했나 싶었는데,
품새시험 도중 동작 틀린 것 때문에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엄마 아빠가 괜찮다고 위로해도 마이동풍이고,
관장님이 걱정말라고, 충분히 합격선이라고 한 마디 거들자 그제서야 안심하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