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모임

얼마전 업무혁신팀 담당임원과 여직원간 모임이 있었다.
부서 성격상 직원들의 이러저러한 요구사항을 취합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단연 화제는 여직원의 유니폼 착용 문제.
비록 우리 부서는 면제받은 사안이지만 그로 인해 여직원간의 위화감 조성 등 문제가 많기에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 목청이 한껏 커져버렸다.

상무님: 자자, 김 과장, 언성 좀 낮추고, 회장님의 방침인데 어쩌겠어, 응?
나: 아무리 회장님 방침이라고 해도 이로 인해 직원의 사기가 떨어지고 업무환경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혁신과제인 거 아닙니까?
상무님: 아니, 그게, 회장님의 방침은 농담인데, 그렇게 나한테 화낼 건 없잖아.
나: 제 귀에는 농담으로 안 들리거든요? 그동안 어쩌구 저쩌구...

그날 어찌나 열을 내놨는지, 그후로 그 상무님은 내 인사도 안 받고 사이가 아주 서먹해졌다.
그런데 지난주 화장실에서 0주임이 은근슬쩍 말을 걸어왔다.

0주임: 과장님, 웃찾사 안 보시죠?
나: 네.
0주임: 역시. 그러신 거 같더라구요. 왜 그날 상무님이 회장님의 방침 어쩌구 하신 거요, 웃찾사 코너거든요.
나: 네??? 그럼 진짜 농담? 아이구, 난 몰라. 왜 그날 얘기 안 해줬어요? 나 좀 말리지.
0주임: 그러곤 싶었는데, 과장님이 너무 열을 올리고 계셔서 끼어들 새가 없었어요.

정말 농담인가 어쩐가 싶어 주말 동안 웃찾사를 찾아봤다.
맥락상, 그 분 성격상, 전적으로 농담 하신 거 맞다. 흑, 완전히 새 됐다. ㅠ.ㅠ



* 혹시 나처럼 모르는 사람을 위해 이미지 삽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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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7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9-17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이래서 가끔 일상생활에서의 소통때문이라도 개그프로도 꼼꼼히 봐야 한다니까요..
(김과장님.. 사장님방침 아니죠~ 전무님방침 아니죠~ 회장님방침...맞습니다잉.~~)

조선인 2007-09-17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쥐구멍을 찾는 걸로 해결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무님을 찾아뵙고 사과를 드려야 하는 걸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가득입니다. ㅠ.ㅠ
메피스토펠레스님, 그건 알아요, 역시 웃찾사 코너죠? 엽기선생 나오는 거, 그건 안다구요. 엉엉엉

파비아나 2007-09-17 17:4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조선인님 그 선생님 나오는 프로는 개콘인거 같은데요.=3=3=3

Mephistopheles 2007-09-18 00:41   좋아요 0 | URL
개콘인데~~ 개콘인데~~얼레리꼴레리~~=3=3=3=3

조선인 2007-09-18 08:16   좋아요 0 | URL
아, 맞다, 개콘이라 본 적이 있는 거군요. 옆지기가 개콘을 좋아해서 어깨 너머 본 적이 있긴 있는데. ㅠ.ㅠ OTL

BRINY 2007-09-17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봐야 할까요? 흐음...심각해요.

2007-09-17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09-17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봐야할까요?
전 이해가 늦는 편이라 코미디 프로를 보면서 잘 안 웃어지더라구요. ^^;;;

코코죠 2007-09-17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그 분 용서해 드리세요. 그래도 유머감각 휴가중은 아니신 분이네요 머. 제 말 뭔 말인지 아시죠? 뭔 말인지 모르세요? 아- 답답해- (이건 MBC 개그야에서 하는 '뭔 말인지 알지' 에요. 하지만 역시 모르실 것 같아효;;)

조선인 2007-09-18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 심각한 건 저인가요? 엉엉
속닥님, 최소한 절망선생은 압니다. -.-;;
홍수맘님, 제가 코미디를 보고 진심으로 웃는 건 찰리 채플린 뿐인가봐요. 흑.
오즈마님, 놀리지 말아요, 그래요, 몰라요, 나보고 어쩌라구!!!

BRINY 2007-09-18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심각한 건 저입니다. 아마 애들이 저런식으로 장난치면 저도 심각하게 야단칠 거 같거든요.

조선인 2007-09-18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 우리 함께 울어요, 꺼이꺼이.

아영엄마 2007-09-18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 어쩐대요.. (보는 사람은 알거라고 생각하고 말 하는데 안 보는 사람은 모르는지라 오해가 생길 수 있죠. -.-) 님이 먼저 말을 건네서 그 부분에 대한 오해를 푸심이 어떨지요.

조선인 2007-09-18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오해는 푸는 게 낫겠죠? 그런데 요새 이 분이 저를 모르쇠해서 말을 건넬 기회가 있을지 걱정입니다. ㅠ.ㅠ

perky 2007-09-18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꼬~라지 하고는!!'이라는 말에 엄청 충격받았었는데, 알고봤더니 아주 인기있는 드라마 (드라마 이름 기억안남)의 유명대사더라구요. ㅠㅠ 정말 티비도 봐줘야 한다니깐요! ㅠㅠ

바람돌이 2007-09-18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윗부분 읽다가 아니 요즘 같은때에 회장님 방침이라고 여직원 유니폼 입히는 회사도 있나 불끈했다가 뒷부분에서 저도 완전 새됐어요. ㅠ.ㅠ 웃찻사를 안 보면 저런 일이 생기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