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김영하 사건에 나는 꽤 충격을 받았는데, 소조의 글은, 사실 그 글이 왜 김영하의 최초 글에 맞붙게 되었는지도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물론 그래서 흥행에 성공했다) 나에게는 김영하의 태도나 논조가 누구도 흠집낼 수 없는 개인주의자의 완벽한 논리로 보였다.  

그래서 한 작가의 죽음 후, 그에 대한 반향은 굉장히 놀라웠다. 그와 소조의 논쟁은 계급투쟁의 전선이 되어버렸으며 많은 블로그에서 기꺼이 그 투쟁에 동참하였다.

나는 이 일련의 과정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비유를 하자면, 마치 '운동을 하면 건강해진다' 라는 말이 다양한 촉매 작용으로 부르주아적인 태도가 되어버린 것과 비슷해보였다. 물론 그 촉매가 된 요소와 사건들은 복잡하지만 여전히 나에게 그의 말들은 (고인에 대한 섯부른 언급을 제외하면) 지극히 단순한, 일종의 개인적인 잠언 같아 보인다.  

그는 예술가 후원이 복잡한 일이라고 하였다. 난 이 말에도 조금의 문제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실로 그의 말처럼, 그럼 후원의 대상이 되는 '예술가란 무엇인가' 부터 시작해야한다. 하지만 역시 사회적인 언어가 되어 배부른 부르주아의 뻔뻔한 말이 되어버렸다.   

적어도 내 생각엔, 폴 오스터나 조지 오웰등을 제외하면 (굳이 이문열이나 이인화까지 갈 것도 없이) 이 세상 대부분의 작가의 에세이나 자서전을 파헤쳐도 김영하와 비슷한 쁘띠부르주아라는 낙인을 찍어 난도질 할 수 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같은 시각으로 보면 성공한 작가의 배부른 말들로 넘쳐난다. 물론 하루키는 죽은 제자에 대한 섯부른 언급을 한 일이 없고 김영하와 같이 복잡한 상황을 자초하진 않았지만.

새삼스럽지만 중요한 교훈.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것. 특정하게 복잡한 상황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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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환상문학전집 10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안정희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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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한다. 못생긴 여자는 없다. 어떤 여자들은 다른 여자들보다 아름답기는 하지만 말이다.-61쪽

"마누엘 오켈리! 내가 잠자리도 같이하지 않은 남자에게서 값비싼 옷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에요!"

"그 문제는 쉽게 바로잡을 수 있지요."-104쪽

맨. 나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좋은 친구.-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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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1-02-01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쪽은 뭘까요? 심히 궁금합니다.(저만 모르는 것이라도, 어찌되었건 죄송하지만 여쭤보고 싶은 마음을 누를 길이 없어요 ㅜㅜ)

에디 2011-02-01 11:28   좋아요 0 | URL
아. 너무 자주 나오는 문장이라 그냥 페이지 표시를 안했어요....제가 헷갈리게 해드렸네요. 책에 나오는 '자의식을 가지게 된 컴퓨터' 가 주인공을 부르는 말인데...음 이 녀석이 점점 인간미가 더해지거든요.

근데 이 책 아주 재밌으면서도 깊이가 있었는데 제가 발췌한 것들만 보니 이게 무슨 바람둥이 소설이람?

다락방 2011-02-0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둥이 소설 ㅎㅎ

2011-02-01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2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2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4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5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5 2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1-02-0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이 책 땡기는데요.

에디 2011-02-02 08:14   좋아요 0 | URL
네! 치니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여성을 배려하는 척 하지만 사실은 남성중심적인것만 빼만..
 
Godel, Escher, Bach: An Eternal Golden Braid (Paperback, 20, Anniversary)
Douglas R. Hofstadter 지음 / Basic Books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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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 안드메다행 관광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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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가치에 대한 탐구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지음, 장경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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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의 모든 테크노포비아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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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1-26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나 이거 읽어보고 싶었는데, 근데 테크노포비아는 아닌데, 어쩔까요. 그래도 읽어볼까요?

에디 2011-01-26 18:05   좋아요 0 | URL
테크노포비아가 아니시라면 더 좋을텐데.....아 근데 선뜻 추천하기가 망설여지는게 너무 어려워요 ㅠㅠ (읽다보면 안드로메다?) 하지만 최근 치니님의 불타는 학구열에 힘입어 도전해보시와요.

굿바이 2011-01-26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칭 연장마니아로서(삽질의 대가!) 이 책이 어떻게 좀 도움이 되겠습니까요? ;)

에디 2011-01-26 18:06   좋아요 0 | URL
삽질에 아주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는 책입니다. 삽질의 성경이랄까...

파고세운닥나무 2011-01-27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테크노포비아라서 그랬을까요? 이 책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근데 작가는 당시에 가장 앞선 테크니션 가운데 한 사람이었지요. 그런 면에 호소력을 가지는 것도 같구요.

에디 2011-01-27 21:12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파고세운닥나무님 : )

공학기술이 우리 사회의 근원이 된 세상에서 그 행위를 철학적으로 가장 잘 이해한 책 같아요. 가끔 이 책을 추천하는 순수 기술 문헌도 꽤 되고..

파고세운닥나무 2011-01-28 11:03   좋아요 0 | URL
비슷한 시기에 번역된 <모터사이클 필로소피>도 이 책을 인용하고 있더군요.
저자의 알음알이가 많지만, 그것을 늘어놓는 게 젠체하는 모습은 아니고 자신의 아픈 삶의 이력이 거기에 모두 담겨져 있어 일종의 감동을 받았습니다.
철학을 전공한 친구에게 몇 가지 물어보기도 했지만요^^;
후속작 <라일라>도 번역되면 읽어봐야겠어요!

다락방 2011-01-27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 되게 많이 들어봤는데 한번도 책 소개를 본 적은 없거든요. 그런데 에디님의 40자평을 봐도 그렇고 이 평에 달린 댓글들도 그렇고....봐도 무슨 책인데 대체 감이 안잡히네요.........이거 무슨 책이에요?

공학기술이 우리 사회의 근원이 된 세상에서 그 행위를 철학적으로 가장 잘 이해한 책....이란게 뭐죠? 자기계발서에요? 인문서?

에디 2011-01-28 03:52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이 책은 이런것이다' 라고 정의하기가 어렵다보니 다들 (저 역시도) 책에 나오는 토픽들만 언급하며 빙빙 멤도는것 같아요. 로드 소설 형식을 띈 과학 종교 인문 철학서일까요? 궁극적으론 철학책 같아요.


어떤 기술에 능숙한 사람이 (이 책에선 오토바이를 잘 다루고 관리하는 사람) 단순히 관심이 있고 숙련되었다고 본인이나 주위에서 생각하지만 그러한 능숙한 행위에 대해 이성적이면서도 영적으로 그리고 철학적으로 접근하려고 시도한 책 같아요.

꼭 공학기술뿐 아니라 질(퀄리티)을 높이하고 하는 모든 행위 - 대부분의 과학이나 예술 - 와 영성과의 관계를 가깝다고 (사실 그 자체라고) 하구요.
 

내리막이 보이면 과감히 치고 나가자. 다른 선수들을 떨쳐 내고 가급적 거리를 벌리는 거야".

2킬로미터 정도 지나면 내리막이 끝나고 곧바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재빨리 기어를 바꿔야 한다. 내리막에서 스퍼트를 건 다음의 오르막은 굉장히 버겁다. 그 괴로움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견디는 수밖에 없다. 무작정 견디며 오르막을 오른다. 잘되면 그대로 결승선까지 치고 나갈 수 있다. 잘되면.

잘 안 될 경우는 생각하지 말자. 잘된 경우만 생각하자. '나에게는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라고 그녀는 생각한다.


일상에서 달려야 할 일이 생기는 건 별로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대부분 집에 뭔가를 놓고 나왔을때? 보통 이런 상황에선 망설이지 않고 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평소에 달리기를 하거나 마라톤 대회를 나간다고 해서 이런 일상의 달리기가 쉬워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일상복은 거추장스럽고, 신발도 달리는데 부적합하다. 당연히 숨은 차오른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것이 있다면 이렇게 불편한 복장으로, 5분 10분 달려서 숨이 차오르면서도 계속해서 뛸 수 있음을 무엇보다 잘 안다. 아 더 이상 못 뛰겠어 라는 말은 한참 후에야 꺼낼 수 있다는 걸 훈련과 마라톤 경험은 말해준다. 힘든게 없어지진 않지만 힘들어도 넌 계속 뛸 수 있어.




불안하지 않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내리막을 끝내고 언덕을 오를 때 순간적으로 불안감에 휩싸인다. 어쩌면 성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순간적인 생각이다. 그런 생각은 금세 사라진다.


마라톤은 언제나 끔찍한 경험인데 난 반환점을 돌기 전까진 거의 1분 1초를 '아직 반도 못왔구나'를 생각하면서 달리고 반환점을 돌고나선 거의 포기할 만큼 몸에 이상이 있는지를 생각하며 달린다. 불안감이 금새 사라지는 것은 참 부러운 일이다. 난 20분 정도가 지나면 매순간 불안감과 함께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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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1-26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디님, '달리는' 남자사람 이었어요?

에디 2011-01-26 20:56   좋아요 0 | URL
'달릴려고 노력하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