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이 보이면 과감히 치고 나가자. 다른 선수들을 떨쳐 내고 가급적 거리를 벌리는 거야".

2킬로미터 정도 지나면 내리막이 끝나고 곧바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재빨리 기어를 바꿔야 한다. 내리막에서 스퍼트를 건 다음의 오르막은 굉장히 버겁다. 그 괴로움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견디는 수밖에 없다. 무작정 견디며 오르막을 오른다. 잘되면 그대로 결승선까지 치고 나갈 수 있다. 잘되면.

잘 안 될 경우는 생각하지 말자. 잘된 경우만 생각하자. '나에게는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라고 그녀는 생각한다.


일상에서 달려야 할 일이 생기는 건 별로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대부분 집에 뭔가를 놓고 나왔을때? 보통 이런 상황에선 망설이지 않고 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평소에 달리기를 하거나 마라톤 대회를 나간다고 해서 이런 일상의 달리기가 쉬워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일상복은 거추장스럽고, 신발도 달리는데 부적합하다. 당연히 숨은 차오른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것이 있다면 이렇게 불편한 복장으로, 5분 10분 달려서 숨이 차오르면서도 계속해서 뛸 수 있음을 무엇보다 잘 안다. 아 더 이상 못 뛰겠어 라는 말은 한참 후에야 꺼낼 수 있다는 걸 훈련과 마라톤 경험은 말해준다. 힘든게 없어지진 않지만 힘들어도 넌 계속 뛸 수 있어.




불안하지 않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내리막을 끝내고 언덕을 오를 때 순간적으로 불안감에 휩싸인다. 어쩌면 성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순간적인 생각이다. 그런 생각은 금세 사라진다.


마라톤은 언제나 끔찍한 경험인데 난 반환점을 돌기 전까진 거의 1분 1초를 '아직 반도 못왔구나'를 생각하면서 달리고 반환점을 돌고나선 거의 포기할 만큼 몸에 이상이 있는지를 생각하며 달린다. 불안감이 금새 사라지는 것은 참 부러운 일이다. 난 20분 정도가 지나면 매순간 불안감과 함께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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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1-26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디님, '달리는' 남자사람 이었어요?

에디 2011-01-26 20:56   좋아요 0 | URL
'달릴려고 노력하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