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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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 feed
M. T. 앤더슨 지음, 조현업 옮김 / 지양어린이 / 2009년 5월
평점 :
M.T. 앤더슨이라는 작가의 글은 이번이 두 번째. 옥타비앗 낫싱, 검은 반역자라는 글에서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랬는데, 실재로서의 현실에 대한 고발적 성격이 매우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미래소설을 차용한 현실 비판소설, 특히 이 책의 마지막 토론을 위한 질문들을 읽어보면 이 글을 어떻게 읽어야하는지의 감도 잡히리라 생각한다.
책 제목이기도 한 피드는 뇌에 이식된 컴퓨터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된다. 일상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휴대하기 좋은 사이즈로서도 만족할 수 없었는지 이를 뇌 속에 삽입하기에 이른다. 물론 좋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자본이 충분한 사람들이듯이 좋은 피드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실에서는 국가에서 컴퓨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이 글의 피드는 국가의 정책이 아닌 거대 기업의 이익추구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국가보다는 기업의 우위를 인정하고 있는 듯 한 인상을 보인다.
컴퓨터를 켜면 자동으로 뜨는 광고 배너들. 선택하는 것이 아닌 선택을 강요당하는 웹사이트들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머릿속 생각을 지배하는 피드. 피드를 통해 친구들 가족들과 채팅을 하고 읽고 생각하는 행위는 잊은 지 오래가 된다. 가끔 환각상태에 빠지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이트에 접속하기만 하면 오케이. 오로지 그들이 하는 것이라고는 달나라, 수성, 금성 등의 행성으로의 여행, 파티, 춤추기이며 피부에 상처를 내는 것이 유행인지라 피부를 손상시킨다. 지구촌 곳곳의 일들에 대한 관심을 갖는 바이올렛은 기인 취급을 받기에 이른다.
생각하지 않는 공간에서의 생각하는 자로서의 고통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그렇다면 현실은 이와 다른가?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지구촌 사람들에 대한 외면과 냉소적인 시선들은 인터넷상에서 논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오로지 소비만을 위해 사람들의 사고와 시선을 왜곡하는 기업과 이에 앞장서는 미디어들은 또 어떠한가. 이글이 비단 미국에서의 일만을 시사 하지 않는 것은 인터넷과 거대 미디어의 발달에 따른 폐해가 세계 공통의 일이 되어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 버려지는 자연과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지는 가난과 분쟁. 부유한 국가와 부유한 일부 사람들만이 환락과 즐거움을 만끽하는 불합리함. 이런 것들이 가져올 것은 바이올렛이 그렇게도 경계한 지구의 종말인가? 물론 지구의 종말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겠지만 살아갈 가치가 있는 공간으로서의 지구의 모습과는 멀어지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극단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차근차근 다시금 현대의 우리 모습을 되살펴 보는 것이 좋다. 그런 시간을 조성하기 위해 쓰여 졌다고 생각되어지는 그런 책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