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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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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님의 신작 에세이가 나왔다고 해서 놀랐다. 국제 구호팀장으로써 바쁠 것이긴 하지만 매일 기록과 일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성격을 아는지라 책이 나온 것은 놀랍지 않은데, 사랑 이야기인가?라는 의문이 생기게 하는 책 제목 때문이었다. 허나 책을 읽기 시작하고는 이내 역시 한비야님이야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사랑 때문에 책을 낸 것이라는데 그것은 우리를 사랑하는 이유 그 하나 때문이었다. 언제나처럼 한비야님의 글은 의지가 되는 그런 책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 것이다.




많은 이들이 한비야님의 글을 읽고 흔들리는 자신을 다잡는다고 하나 나에게 있어 한비야님의 글은 나를 흔들게 하는 그 무엇이 되고는 한다. 현실에 안주하고 걱정으로 인해 주저앉아 있을 때 격랑이 되어 나를 뒤흔드는 동인이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그 격랑의 여파가 아주 커서 아직도 요동치는 가슴이 진정이 되지를 않는다. 인생을 바꾼 단 한 권의 책을 들라 한다면 지금으로서는 단연코 이 책이 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깊은 영향을 주었다.




한비야님의 이전 글들을 읽은 이들이 그녀에게 하는 질문들을 대답하는 식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비야님의 진심이 담긴 충고와 이야기들이 책 안에 빼곡히 채워져 있다. 어느 하나 버릴 수 없을 정도로 값진 가르침이 담겨 있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어떠해야 하는가와 같은 커다란 틀을 잡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음을 비야님을 통해 배운다. 그리고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게 할 힘을 얻을 수 있었고 말이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비야님의 긍정적 에너지는 역시나 이곳에서도 발산되고 있는데 글 속에 녹아 있는 분위기가 사뭇 경쾌하다. 때로는 어렵고 힘든 시기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역시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법을 잊지 않는 비야님 나름의 인생노하우일 것이다. 책을 통해 배우고 익히기 위해 잠시 밑줄 쳐 둔 부분을 옮겨 본다. 다시 또 되새기고 배우고 싶은 이유 때문이다.




방향이 정해졌다면 가는 길은 아무리 흔들려도 상관없다. 아니 흔들릴수록 좋다. 비행기 타고 한 번에 가는 사람에 비해 훨씬 좋은 구경, 신기한 구경을 많이 할 테니까. 스물아홉 살에 비틀거리는 자신이 싫다고 했는가? 나는 지금도 비틀거린다. 비틀거리지 않는 젊음은 젊음도 아니다. 그것이 바로 성장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비틀거린다고 자책하지 마시길. 누구나 흔들리고 비틀거리면서 큰다. 당신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p.93




나는 또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기록이란 감성의 카메라와 같다고 생각한다. 기억은 지나고 나면 사건의 골자, 즉 뼈대만 남기지만 기록은 감정까지 고스란히 남긴다. 통통한 살도 붙어 있고 향기와 온기도 남아 있는 거다. p.111




세상에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 인생은 좋아하는 것만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가 아니라 좋은 것을 먹기 위해 좋아하지 않는 디저트가 따라오는 것도 감수해야 하는 세트 메뉴다. p.150




내 안에 무엇이 들어와도 행복으로 바꿔주는 ‘행복 발전소’, 그리고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행복으로 느끼게 하는 ‘행복 센서’, 이 두 가지를 마음속에 가지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우리 동네 떡집 할머니의 작은 칭찬, 베트남 복권 파는 아이의 씩씩한 희망, 그리고 짐바브웨의 라면 한 봉지 같은 사소한 행복을 찾아내는 것. 이 정도는 누구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그것도 아주 가뿐하게! p.68




좋은 책 한 권은 인생을 변화 시킬만한 힘을 가진다. 그래서 책읽기는 멈출 수 없는 것이다. 그건, 사랑이었네 이 책이 나를 흔든다. 이 흔들림이 너무나 소중하다. 아무래도 난 행복센서가 기막히게 예민한 것 같다. 이 책 속에는 한비야님의 권하는 도서 24권의 목록도 들어 있다. 이 목록을 만나는 즐거움도 함께 만날 수 있었으니 행복한 책읽기와 더불어 행운과도 같은 책읽기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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