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조용히! -유쾌한 사서의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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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조용히! - 풋내기 사서의 좌충우돌 도서관 일기
스콧 더글러스 지음, 박수연 옮김 / 부키 / 2009년 6월

애너하임의 도서관 사서 스콧은 무척 특별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냉소적인 표현을 쓰려고 하지만 특유의 유머감각을 주체할 수 없으며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특징들 때문이다. 처음 도서관 사무보조로 지원하게 된 경위부터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흠...이 사람 정말 유쾌하군!하는 느낌을 절로 가지게 되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도서관의 일상은 유쾌한 일들만 가득했던 것은 아니다. 여기가 책을 읽는 도서관인지 마을 회관인지 구분이 안 될 때도 있으며 막무가내로 이용하고자 하는 이용자들로 곤욕을 치르는 일도 비일비재 했기 때문이다.

지난 번 도서관에 살고 있는 듀이를 통해서도 느낀 것이지만 미국의 공공 도서관은 친근하다. 나의 기억을 되살려 본다면 공공 도서관을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귀찮아서이기도 하지만, 공부를 하는 곳으로 더욱 기억이 남은 까닭인데 학창 시절 이용할 때에도 사서의 이미지는 무척 사무적인 것으로 기억된다. 항상 조심스럽던 곳이었기에 성인이 되고 나서는 가볼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어린이, 노인, 노숙자 등등 애너하임을 이용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모습을 떠올려 볼 때, 내가 다닌 공공 도서관의 이미지와는 왠지 통하지 않는 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도서관의 이야기가 인상 깊다. 언제나 찾을 수 있는 편안한 곳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인데, 이 점은 우리도 보고 배워야 할 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몇몇 일부 사람들만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책읽기를 생활화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도서관의 확충을 고려해 볼 만 할 것 같다. 사실 공공 도서관의 공급은 그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나마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해 학교마다 전자도서관이 문을 열고 있으니 다행이다. 이러한 학교 도서관의 지역주민 개방화를 함께 도모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도서관 사무 보조로 시작해서 사서로써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온 스콧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스쳐 지나갔지만 또 새로운 사람들을 기대하고 있다. 도서관 사서의 일상도 일상이지만 도서관을 찾는 많은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흐뭇해지는 이야기가 그곳에 있었다. 또한 그들과 관계를 맺으며 스콧이 깨달은 바는 한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엿 볼 수 있다. 도서관은 지역사회에 봉사해야 한다는 스콧의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또한 도서관도 변해야 함을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절대 공감을 표하고 싶다. 시대는 변하고 있지만 책이 주는 가치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도서관은 언제나 지역사회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사서가 되고 싶다면 혹은 도서관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스콧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