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콘서트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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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라도 경제와 관련없는 삶을 살아갈 수 없다. 식사를 하러갈 때나, 쇼핑을 할 때나, 아니면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나 이 모든 것들은 비용과 수익, 선택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경제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이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바로 인간이 경제학적인 동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IMF와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세계화 논의, 그리고 한·미 FTA등이 우리의 관심사가 되면서 이전과 달리 우리 국민들에게 경제라는 것이 남다르게 와닿았다. 경제신문을 읽는다든지, 경제관련서적이나 재테크 서적을 탐독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면서 경제에 대한 관심이 단순히 호기심의 차원을 넘어서 이제는 뭔가 제대로 된 지식을 원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이 책은 그러한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경제적인 현상을 지은이 특유의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일반 대중들이 쉽게 경제학에 접근하도록 하고 있다. 총 10개의 장으로 나누어 다양한 경제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가 즐겨 마시는 스타벅스 커피의 가격이 결정되는 메카니즘, 슈퍼마켓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가격정책, 출퇴근 시간대에 벌어지는 교통해소 방안, 정보의 비대칭성과 관련하여 이야기하는 중고차시장과 샐러리맨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주식 등에 대해 재미난 사례과 결부시켜 희소성의 원칙, 게임 이론, 효율성, 비교우위, 정보의 비대칭성 등 경제적인 이론을 지은이의 해박한 지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경제학에 관련된 책을 한번 쯤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 개념들을 이해하기는 쉬울 것이나, 처음 경제학 관련 서적들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에 등장하는 각종 경제용어들을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번역한 이는 기본적으로 위와 같은 사실들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듯 한데, 이왕이면 일정한 용어들에 대해서는 주석을 달아 주었더라면 좀 더 이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그리고 많은 사례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하다보니 조금은 산만한 느낌도 없지 않으며, 무엇보다 지은이가 주장하는 것은 수많은 경제학이론 중의 일부라는 것으로, 무조건적인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여져서는 안될 것이다. 다른 경제학적 이론에 본다면 지은이와 다른 시각에서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또 다른 하나의 관점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누구나가 콘서트 장에 들어갈 때는 오늘 있을 콘서트를 생각하면 마음이 설레이기 마련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처음 콘서트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친근한 일상생활의 주제로 시작하여 조금은 어려운 경제이론으로 접근하여 경제는 결국 인간과의 소통 문제라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앙코르를 외치며 콘서트 장을 나설 때 느껴지는 뿌듯함을 맛볼 수 있다. 콘서트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맡기지 않으면 제 아무리 훌륭한 연주라도 단순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듯이 이 책에 좀더 적극적으로 다가간다면 분명 좀 더 훌륭한 책읽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결국 경제학은 사람에 대한 학문이다. 경제학자들은 설명하기에 매우 난감한 일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경제 성장은 더 나은 개인의 삶에 대한 것이다. 더욱 폭넓게 선택할 수 있고, 덜 두렵고, 덜 힘든 일과 고생을 덜 하는 삶 말이다"(본서 제342쪽)라고 이 책 마지막 부분에서 밝히고 있듯이, 경제학이라는 것도 결국은 사람을 위한 학문이듯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는 경제를 보는 시야를 넓힘과 동시에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된다면 더없이 멋진 콘서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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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15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읽고 있는데 진도가 잘 안나가네요.
경영,경제에는 문외한이라 늘 제쳐두었거든요.
지난번 밑줄긋기에서 한번 봐서 그런지 오늘은 이해가 잘 되네요.


키노 2006-10-15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제서나 경영서는 경제적인 용어를 이해해야만 책이 그런대로 읽히는 것 같아요..그런데 이 책은 그런 기본적인 용어에 대한 설명이 없어 처음 읽어보시는 분들에게는 읽는데 시간이 걸릴것 같기도 해요^^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우석훈 지음 / 녹색평론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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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세계화"라는 말에 아주 친숙해졌다. 처음 세계화라는 논의가 시작될 때는 꿈이라도 이루어지는 것처럼 느꼈다. 세계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채 단지 세계화가 이루어진다고 하니 너도 나도 할 것없이 문호개방을 대비하여 영어를 배우는 등 자신의 내실을 다져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물결을 타고 미국이라는 거대자본에 의하여 조정되는 세계화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우리가 여태까지 기만당하고 있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인식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들이 국민적인 참여를 유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특히 한·미 FTA를 반대하는 사람이나 찬성하는 사람이나 모두가 신문이나 TV등의 매스미디어를 통해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기사에만 의존하여 자신만의 시각이 없이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사물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어서 제대로 된 자신만의 주장이 없다. 그런 시점에서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단순한 정보제공형의 내용이 아니라  WTO 체제가 형성되는 과정과 자유무역협정이 생성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우리나라가 과연 한·미 FTA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만약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현 정권의 어떠한 점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접근 방법으로서의 철학적 물음을 던지면서 마지막으로 한·미 FTA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을 소개해 두고 있다.

아무래도 이러한 시사적인 경제문제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은이는 게임이론과 같은 경제학 이론을 소개하면서도 아주 쉽게 읽힐 수 있도록 풀어쓰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일반인들의 가장 큰 관심분야라고 할 수 있는 자신들의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즉 자신들의 직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화라든지 우리 국민들의 절대적인 관심사인 집값 문제 등 다양한 범위의 것들을 폭넓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광범위한 이야기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단순한 경제적인 논리로만 접근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사회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하여야 한다는 지은이의 신선한 발상이었다. 우리 사회가 어떠한 가치를 중요시 할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열린 마음에 바탕을 둔 합의와 충분한 토론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은이는 "외교부가 주장하는 한·미 FTA가 한국 경제의 유일한 대안이다라는 명제는 경제학적인 의미에서는 잘못된 명제에 해당하고, 남는 것은 오직 철학적 의미밖에 없다. 따져보자면, 한국의 외교관은 경제학 용어로 철학을 하는 셈이다"(본서 제175쪽 참조)라면서 일침을 가하고 있다

그리고 지은이는 헌법 72조의 국민투표부의권을 적절히 활용하여 한·미 FTA에 대한 논의를 국민투표에 부쳐서 결정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위 조항을 대통령의 권한인 동시에 의무로 해석한다면 그 한계라는 것도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지은이의 주장처럼 국민적 합의가 더없이 절실한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충분한 토론과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 상황은 어떤면에서는 각자가 서로에게 맞는 색안경을 끼고 서로 반대편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농민들의 반대집회나 영화인들의 스크린 쿼터제 폐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또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실정이다. 한동안 전 국민들을 뜨겁게 달구던 한·미 FTA논의도 차츰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마저 든다.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경제부분이라든지 모든 영역에서 자국중심주의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두고 우리 국내에서 서로 국민들간에 반목하고 질시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를 위해 좀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할 수 없을까"하고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해볼때다. 그 고민을 해결하고 한·미 FTA에 임하더라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지난 몇년간 우리의 주변국과의 관게에서 잘못 이루어진 많은 협상을 보아왔다. 일단 협상안이 타결되면 그 이후에는 이의 수정은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더라도 우리는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 헌법 제1조 제2항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는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나라다. 그렇다면 국민의 총의에 바탕을 두지 않은 것은 위 헌법 조항의 존립기반을 흔드는 것으로 민주주의 이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에게 미안하지 않으려면 지금 현재 국민적 합의가 더없이 절실한 때이다.

물론 이 책이라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인 봉급생활자와 그 4인 가족들은 이민을 심각하게 검토해봐야 한다는 지적은 어떤면에서는 지은이의 한·미 FTA를 바라보는 시각이 아주 절박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기도 하지만 너무 선동적인 느낌마저 든다. 이 책의 논지와 반대편에 서있는 견해를 검토해 볼때다. 우리 사회는 하나의 목소리로 굴러가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한 때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브레이크없이 달리는 현 정부의 한·미 FTA에 대한 좋은 브레이크 역할을 함과 동시에 잠시 기어를 바꾸어 넣을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시의적절한 책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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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14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연한 시각으로 살아왔던 저를 반성하게 하는 책이네요.
읽어봐야겠어요.

키노 2006-10-14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 - 사진에서의 구성. 색감. 그리고 디자인 포토 라이브러리 1
브라이언 피터슨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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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디지털 카메라가 널리 보급되어서 이전처럼 사진찍기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 누구나가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자신이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또한 사후에 보정 작업을 할 수 있는 편리함으로 인해 사진에 대한 관심이 더없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인 발전과 달리 정작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어떻게 찍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망설이게 된다. 이는 누구나가 한번쯤은 경험해본 일일 것이다.

이 책은 다년간 사진 작업을 하면서 지은이가 터득한 이미지를 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놓고 있다. "내가 보는 것을 당신도 보는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본서 제8쪽 참조)라는 서문의 말처럼 동일한 대상물이라도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사물의 모습은 다양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미지 만들기 작업에는 정해진 공식이나 비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미지 만들기 작업이란 관찰하고 생각하는 것이 전부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문제는 당신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무엇을 '인식하느냐'이다."(본서 제11쪽 참조) 그렇다. 이 책은 그러한 인식에 대한 것을 가르쳐 주려고 한다.

렌즈에 대한 소개에서 시작하여  디자인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 즉, 선, 형태, 형체, 질감, 패턴, 색상에 대하여 설명하고, 이어서 프레임을 채우는 구성과 빛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기법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지은이는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사진이 어떤 사진이냐고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의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다. 그것은 대부분 흔한 피사체를 아주 단순하게 구성해낸 사진이다."(본서 제48쪽 참조)라고 대답하여, 기본이 얼마나 중요하며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여야 하지, 가식이나 화려함을 더해서는 안된다는 점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한 장의 사진은 천 마디의 말과 맞먹는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면 사진을 찍는 사람이 얼마만큼이나 피사체와 자신에 대해 몰입을 하여야 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다.

다른사진에 관련된 책들은 노출이 어떠해야 하며, 필터는 어떤 걸 쓰야하는지 등 기술적인 부문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면 이 책은 쉽고 평범한 것 같은 이야기지만 우리들이 놓치고 있는 이야기들을 기본에서부터 아주 차근차근하게 가르쳐 주며, 어렵거나 전문적인 용어들을 되도록 피하고 쉽게 다가가도록 도와주고 있어 사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라고 하겠다.

지은이는 자신이 찍은 수많은 사진들을 서로 비교해가면서 보도록 하여 어떤 식으로 이미지를 구성하면 더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으며, 일정한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말미에는 그에 관한 과제를 정하여 자신이 그 기술을 직접 익히도록 유도하여 단순히 읽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도록 하는 배려를 하고 있다. 잘 찍은 수많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책인데 이러한 점까지도 신경을 쓰고 있어 초보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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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와 영상문화
린다 부스 외 지음, 장원재 옮김 / 연극과인간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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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의 작품은 널리 알려져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아마 문학가로서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사람도 없지 않을까 한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문학 작품으로서 머물러 있지 않고 무대로, 스크린으로, 춤으로 당야한 예술 장르로 변용되어 소개되고 있을 정도로 후세 사람들에게 연구의 대상이자 관심의 대상이 되어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셰익스피어 작품이 영화와 텔레비전 그리고 비디오에서 어떠한 식으로 구현되고 있는지, 그러한 구체화 과정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사회에 어떠한 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여러 연구자들의 논문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원래는 16장으로 이루어진 책이지만 그 중에서 1장과 4장에서 9장까지만 번역하여 수록해두고 있다. 이러한 논문들이 제시하고 있는 가장 큰 관심은 어떻게 하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대중화"하는 것인가에 있다. 그러한 일련의 방법으로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원작 그대로 로서가 아니라 다양하게 각색, 수정되어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최근에 소개된 영화중에 바즈 루어만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문화의 주 소비층인 10대와 20대를 겨냥하여 만든 가장 전형적인 경우가 아닐까 한다. 이러한 시도는 시대가 바뀌면 그 예술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도 변하고 이를 소비하는 계층도 변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그러한 생각이 없다면 셰익스피어는 지금처럼 우리들 의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하나의 예술작품이 원전 그대로 해석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이를 수용하고 미래 세대에 이를 계승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인 것처럼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그러한 문화사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실린 많은 논문들은 알찬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이 책에 소개된 영화들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가 쉽지만은않을 것이다. 이 책이 가진 이러한 미덕은 이 책을 번역한 역자에 의해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기만 했다. 지은이는 도대체 영화를 아는 사람인지 궁금할 정도로 여기저기서 오역을 하는가 하면 배우의 이름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고 기본적인 영화 기술에 대한 이해도 없어 보이는 번역을 하고 있어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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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우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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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5현제 시대의 마지막 황제이자 스토아 학파 철학자이다. 그는 전쟁터에서도 사색하는 것을 그치지 않은 인물로도 유명하다.

스토아 철학은 '자연과 일치하는 생활'을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아우렐리우스는 시조일관 신의 섭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야기는 자신에 대한 것이다. 이 명상록은 다른 책들과 달리 자신에 대한 성찰기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떤면에서는 너무나 숙명론적이고 퇴폐적인 느낌마저 들지만, 이는 다른 사람을 훈계하기 위해서 쓰여진 것이 아닌만큼 자신에 대해 그만큼 혹독하고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기의 필사본에는‘자기 자신에게’(ta eis heauton)라는 그리스어 제목이 붙여져 있다고 한다.

자신의 내면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인만큼 처음부터 목차 순서에 따라 굳이 읽을 필요없이 어느 부분을 읽더라도 책을 읽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대제국의 황제이면서도 언제나 사색하기를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심성을 닦은 아우렐리우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네 위정자들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물론 우리들 개개인에게도 아우렐리우스가 던지는 물음과 대답은 너무나도 무겁게 다가온다. 생을 가볍게 볼 것만은 아니란 것이다. "자연이 인간에게 견딜 수 있도록 해주지 않는 것은 여하한 것도 인간에게 일어나지 않는다", "야망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미덕을 타인의 활동에서 찾으려 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각 속에서 그것을 찾으려 하고 이해깊은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행동 속에서 찾으려 하는 법이다."라는 아우렐리우스의 말처럼 자신에게 닥친 일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낙담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생활하여야 한다는 당연명제의 울림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강하게 들려온다.

여타의 다른 철학자들이 어려운 말을 빌어 훈계조로 이야기를 풀어놓는 반면, 아우렐리우스는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아주 진솔하고 겸손하게 이야기하고 있어, 오늘날과 같은 고도 물질문명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그의 글들이 읽혀지고 우리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나 한다.

힘들거나 지치거나 아니면 잠시 나 자신의 모습을 반추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언제든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읽어도 좋을 살아있는 지침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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