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나갔다가 -7

재택근무인지라 아침부터 나갈 일은 한 달에 손가락 꼽을 정도인데
오늘은 아주 오래전부터 해놓은 아점 약속이 있어 밤새고 30분 자고 ㅠ_ㅠ 샤워 후 완전무장을 하고 집을 나섰는데
헉 아파트 문을 나서는 순간 휘이이이이이잉잉~~~~~~~~~ 눈보라 ㄷㄷ 

신고 있던 굽높은 부츠를 잠시 멍하니 내려보다가 그래 오히려 하이힐로 꾹꾹 누르면서 가면 덜 미끄러질거야 하며
눈보라 속으로 몸을 던져 집에서 도보 5분 거리인 전철역으로 출발  
바람은 혼자 다 맞으며 15분 걸려 전철역에 도착하여 가방을 여니  
헉 지갑을 안가져왔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 PMP, 장갑, 화장파우치까지 꼼꼼하게 챙겼는데 정작 지갑을 안챙겼 -_-
친구에게 조금 늦는다는 문자를 보낸 후 다시 눈보라를 맞으며 집으로 고고씽 ㅠ
허우적대며 집에 돌아가서 지갑을 움켜쥐고 다시 전철역으로...

전철을 타고 환승역(실외에 있는 역)에 도착하니 플랫폼에 사람이 약 120942341987234618729 명 ㅠㅠ
기다리던 사람에게 얼마나 기다렸냐고 물어봤더니 30분 기다렸는데 전철이 안오고,
가뭄에 콩나듯 오더라도 사람이 너무 많아 탈 수가 없다 한다 ㄷㄷㄷ

마침 '전철이 폭설로 움직일 수가 없사오니 급하신 승객들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주시기...' 하는 안내방송
(급하면 다른 교통수단? 헬리콥터 타라고? -_-)
할 수 없이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친구도 받자마자 야 너 그냥 집에 다시 가라 ㅠㅠ
다시 집으로 고고씽하여 전기장판 켜고 벌벌 떨다가 알라딘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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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침에 나갔다가 - 10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10-01-04 21:34 
    검은 양복에 똥색 구두를 날씬하게 빼입고 나갔다가 집 앞에서 거대한 빙하 협곡을 만났다.  조용히 다시 들어왔다.  벽장 속에 투덜투덜 먼지와 쌈박질하고 있는 검은색 운동화를 투덜투덜 꺼내 신고 다시 나갔다. 이른 아침부터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어디서 나나 했더니 아침부터 마을 사람들이 지하철역 도착 할때까지 바스락 바스락 일 끝내고 저녁에 지하철역에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 바스락 바스락 6
 
 
무스탕 2010-01-04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달에 손가락에 꼽히는 키티님의 아침 외출을 눈이 방해를 했군요.
이런 날 그저 뜨끈한 아랫목에 군고구마가 딱인데 말입니다 ^^

Kitty 2010-01-05 14:39   좋아요 0 | URL
어제 엄마랑 올해는 왜 이렇게 눈이 많이오나 했답니다 ㅎㅎ
눈없는 동네 살다가 왔더니 처음에는 좋더니 어제는 눈때문에 삽질 -_-;;;
무스탕님 말씀 들으니 고구마 구워먹어야겠어요~~

다락방 2010-01-04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래도 다시 집에 가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니 얼마나 좋아요. 이놈의 회사는 다시 집에 가라는 말도 안해요. ㅋㅋ

Kitty 2010-01-05 14:4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발길을 돌리면서 아직도 플랫폼에 서있는 출근인파를 보고 미안한 마음이 ㅠ
오늘은 좀 수월하게 출근하셨나요?

Forgettable. 2010-01-04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출근 3시간 걸렸어요.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던건, 무려 1시간이나 일찍 나왔기 때문에 전혀 지각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마구 졸다가 사무실에서 전화가 와서 벌떡 깨서 보니 이미 10분 지각이었던 거죠. 아직 지하철은 가고 있는데;;;; 더 충격적이었던 건 저만 지각했다는 황당한.. 뭐죠? 왜일까요?? ㅠㅠ 그래도 눈보라치는 날 지갑안갖고온 키티님만 하겠냐마는 ㅎㅎㅎ 다시 집으로 돌아가실 수 있어서 부럽습니다!!

Kitty 2010-01-05 14:42   좋아요 0 | URL
허걱 제 친구들도 다들 점심시간에 출근했다는데 포님 회사분들은 날아가셨나요? ㄷㄷㄷㄷ
그래도 뉴스에서까지 출근대란 난리라고 보도되었으니 이해해주실 듯...
왜 안오냐고 전화왔는데 전철 안에 있는 기분 저도 알아요 어흐흐흐흑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