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휴가라서 지난주에 서부사는 친구네 갔다가
25일날 돌아왔는데 올 때 엄청 고생을 했지요. ㅠㅠ
아침에 비행기를 탔는데 중간 기착 공항에 안개가 짙어서 착륙을 못한다나 어쩐다나
공중에서 2시간을 헤맴 <--- 좌절 (1)
헤매다 못해 결국 연료가 떨어져 근처 다른 공항으로 향함.
그런데 다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원래 가려던 공항에 안개가 걷혔다나 뭐라나
바로 다시 출발 <-- 좌절 (2)
겨우 중간 기착 공항에 도착해보니
(당연히) 갈아타는 비행기는 벌써 출발하고 없음 <-- 좌절 (3)
피곤에 쩔어서 카운터로 갔더니 다음 비행기는 6시간 후에나 있다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들음<-- 좌절 (4)
비행기 편은 많은데 다 자리가 없고, 겨우 자리가 남은게 6시간 후 비행기;;;;
하도 기가 막혀서 '넌 정말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구나' 했더니
카운터의 직원 아줌마는 '호호호'로 끝내버림...(분노 폭발!!!)
할 수 없이 공항에서 6시간을 뻐팅겨야 하는 사태 발생.
(어차피 시내에 나가봤자 25일이라 아무데도 문 연 가게나 레스토랑이 없음;;;)
설상가상으로 시설 열악하고 끊임없이 공사중인 캘리포냐의 S모 공항 <-- 좌절 (5)
식당이라고는 달랑 버거킹/피자집/시나본이 다고 스타벅스 1개, 쬐끄만 서점 두 개 ㅠㅠ
점심도 못 먹었던 차라서 햄버거로 주린 배를 채우고
쭈그리고 앉아 친구에게서 빼앗아온 닉 혼비의 How to be good을 읽기 시작.
주인공 남편에게 분노하며 홀라당 다 읽어버림.
(공항에서 비행기 기다리며 한국책도 아니고 영어책을 한 권 다 읽은건 머리털나고 처음일 듯 ㅠㅠ)
잡지도 몇 권 가지고 있었으나 그것마저 다 읽어버림 ㅠㅠ
할 수 없이 서점에서 잡지를 눈팅하기 시작.
브란젤리나 커플의 기사를 서로 다른 잡지에서 한 10번쯤 읽어주고
올 겨울의 모든 패션을 다 파악하게 될 즈음
서점 아줌마가 째려보길래 눈치를 보며 다른 서점으로 이동 ㅠㅠㅠ
얼마나 심심했으면 평소 입에도 안대는 커피도 한 잔 사마셔보고
생전 안하는 공항에서 사진찍기 놀이도 해 봄;;;;
어찌어찌 6시간을 버틴 후 게이트로 가보니 맙소사 30분 연착 <--- 좌절 (6)
지금 장난하니?를 속으로 수천번 외치며 다시 머리를 뜯으며 30분 대기.
천신만고끝에 비행기를 탑승했으나 뭔가 문제가 있는지 이륙 준비한채로 30분간 요지부동 <-- 좌절 (7)
아니 이 비행기는 도대체 뭐가 잘못인거야 ㅠㅠ
30분 후 이륙하여 간신히 집 근처 공항에 착륙한 순간 청천벽력같은 기장의 말.
우리가 쓰는 게이트에 지금 다른 비행기가 들어있다. 한 20-30분 기다려야 한다. <-- 좌절 (8)
아아악~~ 날 집에 보내줘~~~ㅠㅠㅠ
간신히 땅에 발을 디디고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짐 찾는 곳으로 갔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내 가방은 나오지 않음. <-- 좌절 (9)
직원에게 가서 내 가방 왜 안나오니? 하고 물어봤더니
옆에 산더미같이 쌓여있는 가방 더미를 가리키며 저기서 찾아봐~ <-- 좌절 (10)
내 가방은 까만색인데 쌓여있는 가방의 90%가 까만색이었음 ㅠㅠ
어찌어찌 가방을 찾아서 왜 내 가방이 여기 있는거니? 하고 물어봤더니
네 가방은 이전 비행기로 왔어. 라는 대답.
그러니까 짐 실을 자리는 있고 사람 탈 자리는 없었구나. <-- 좌절 (11)
아아악 정말 미 국내선 싫어요. 특히 명절때나 일요일에 국내선 최악최악최악최악
이건 뭐 연착을 밥먹듯이 하고, 하도 그런 일이 많아서 미안하다는 말도 잘 안하는 항공사 직원들입니다.
전 비행기를 많이 타는 편이라 정말 교통부 장관 만나서 담판을 짓고 싶은 심정입니다 ㅠㅠ
내년초에 바로 샌프란으로 출장도 가야 하고 동부쪽에도 갈 일이 있는데
그제 너무 고생을 해서 비행기 그림만 봐도 멀미나네요.
참 크리스마스 선물치고는 처참합니다 ㅠㅠ


공항에서 사진찍기 놀이...복도를 따라 유리창에 그림을 그려놓아 이쁘더군요.
물론 저는 심심해서 이쁜거고 뭐고 무조건 부아가 났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