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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과 호밀빵 ㅣ 키다리 그림책 14
파멜라 엘렌 글.그림, 천미나 옮김 / 키다리 / 2010년 8월
절판
호주어린이도서상을 2년 연속으로 수상한 파멜라 엘렌의 그림책은 <메리네집에 사는 괴물>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의 책은 아이들을 사로잡는 우스꽝스럽고 재미난 그림과 간결한 글 속에 깊은 뜻이 담겨 있더군요. <임금님과 호밀빵>에서는 임금님의 식습관을 통해 아이들에게 편식, 음식투정, 식탐이 얼마나 안좋은지 살짝 알려주고 있답니다.
요즘 아이들은 예전에 비해 먹거리가 풍성해져서 입에 맞는 맛있는 음식만 골라먹기 일쑤지요. 특히나 햄버거나 피자, 치킨 같은 페스트푸드를 즐겨 먹으면서 소아비만 인구가 늘어나는 심각한 상황도 발생했답니다. 그렇다면 맛난 음식만 즐겨 먹었던 우리의 임금님은 어떠했을까요?
임금님도 처음부터 그렇게 뚱뚱하지는 않았답니다. 임금님은 마구간지기 꼬마 친구와 방방 뛰고, 신나게 달리고, 다그닥다그닥 말 타기를 아주 좋아했지요.
하지만 세상에서 먹는걸 제일 좋아하는 임금님을 위해 요리사들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맛난 음식을 준비하면서 임금님은 변해 갔답니다.
살살 젓고, 휘휘 젓고, 휘리릭 뚝딱 섞고, 코로 킁킁, 입으로 후후, 쓱쓱 후루룩, 홀짝 마시고, 살짝 담그고, 휘리릭 뚝딱, 탁탁, 쓱싹, 부글부글, 보글보글 온갖 맛난 소리로 가득한 주방은 항상 바쁜 모습이었지요.^^
그러자 임금님은 차츰차츰 조금씩 무거워지더니 신나게 달리지도 못하고, 힘들어서 방방 뛰지도 못하고, 뚱뚱해서 다그닥다그닥 말을 타지도 못하게 되었답니다.
임금님은 무얼해도 신이나지 않고, 무지무지 기분이 나빠졌지요. 입맛에 맞는 음식도 하나도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푸짐한 저녁을 먹은 임금님은 토할것처럼 속이 울렁거렸지요.
임금님은 음식과 음식을 만든 요리사들을 탓하며 모두 해고해 버렸어요.
불편했던 속이 나아졌지만 까탈스러운 임금님을 위해 요리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배가고파 엉엉 우는 임금님에게 마구간지기 꼬마는 엄마가 싸준 소박한 음식인 호밀빵을 내밀었지요.
호밀빵을 맛나게 먹은 임금님을 위해 마구간지기 꼬마는 매일같이 호밀빵 도시락을 날랐답니다. 그러자 임금님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마침내... 임금님은 다시 방방뛰고, 신나게 달리고, 다그닥다그닥 말을 탈 수 있게 되었답니다.
임금님은 음식에 대한 욕심으로 잃었던 행복을 소박한 음식을 통해 되찾았네요. 작가는 임금님을 통해 과욕은 불행을 가져온다는 얘기도 하고 싶었을테고, 맛난 음식 보다는 건강에 좋은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얘기도 하고싶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책의 뒷편에는 보너스로 호밀빵을 만드는 레시피가 들어있답니다. 평소 집에서도 빵 만들기르 즐겨하는지라 아이들과 책을 보고 호밀빵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는데, 아직 호밀가루를 구입하지 못했네요. 호밀가루를 구입해 아이들과 신나는 빵 만들기를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