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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양경미.이화순 옮김, 정효찬 그림 / 이가서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날 문득, 노란 아기 코끼리가 다가왔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는 차고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차고 안에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샛노란 빛깔의 소형 자동차가 들어 있었다.
( … 중략 … )
아기 코끼리처럼 생긴 그 샛노란 자동차 앞으로 한 걸음씩 다가가는 동안
내 머릿속에 있던 의심이나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그리고 손잡이를 잡고 여는 순간, 자동차 문은 아기 코끼리의 귀처럼 활짝 열렸고
동시에 내 속에는 기쁨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 '노란 아기 코끼리'와의 첫만남
이야기의 화자인 지로는 덜렁대는 엄마가 운전할 때, 여차하면 브레이크를 밟아주려
조수석에 앉고, 수상한 아저씨에게서 예쁘게 생긴 여동생 나나를 지켜주려 하고,
아빠가 즐겨먹던 장어 덮밥을, 아빠를 대신해서 이제 우리 집의 남자인
'내'가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속깊은 아이다. 대견스럽고 기특하다.
그러나 엄마의 잔소리에 '텔레비전 채널이라면 당장 돌려버릴 텐데..'라고 생각하거나,
만화가가 되어 이차원 세계에 머물고 싶다는 아이다운 천진난만함도 지니고 있다.
이런 '나'에게 어른이 되는 것이 씁쓸하기도,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빗속에서 우산도 없이 돌아가는 아빠를 보고 어른이 되어 가는 것에 씁쓸하기도 하고,
엄마의 미소를 지켜주기 위해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지만 기분 좋은 일이 되기도 한다.
지로는 친구 마모루네 부모가 이혼한다고 할때, 동지가 생긴 것같은 안도감을 느낀다.
그리고 아빠가 집을 나가버리고, 엄마도 집을 나가는 건 아닌지 불안해 하기도 한다.
홀로 외로움을 느끼고, 아빠의 빈자리를 채우려 노력한 지로의 상처를 보여주는 것 같다.
싱글맘 가정의 홀로서기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내 눈엔 평범한 가족으로 보였다.
오히려 결손가정, 편부·편모가정, 반쪽가족이란 호칭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고,
주변 사람들의 연민과 동정의 시선, 혹은 편견의 시선으로 상처를 더 크게 하는 것 같다.
최근 이혼율 증가로 싱글맘 혹은 싱글대디가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더 늘어날 텐데,
아이들이 더 이상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결손가정이나 반쪽가족이라는,
뭔가 결여를 나타내는 호칭보단 '한부모 가족'이라는 호칭이 더 편견없이 들린다.
마지막으로 '노란 코끼리'란 제목답게 노란색의 따뜻함이 가득한 책이다.
세 식구가 '노란 코끼리'를 타고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사실 이 노란 아기 코끼리는 엄마에게 큰 도움이 됐어.
우선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거든.
선뜻 어디로 떠나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