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싱가포르 - 여자들이 사랑하는 싱가포르 스타일 여행 시공사 시크릿 시리즈
노소연 글 사진 / 시공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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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는 여행이 미지에 대한 동경이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먹고 살만하니 모두들 시선을 해외로 돌리고 타국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문화 체험을 통해 교양을 쌓아 나가려는 부류도 많다.그러한 해외 여행지 가운데 도시 국가이면서 경제적 수준과 사회 치안문제,쇼핑,음식,데이크 코스로 안성맞춤인 곳이 바로 싱가포르가 아닐까 한다.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서울의 반 절 정도의 크기에 소득수준은 한국의 2.5배이면서 다민족,다언어가 혼용되어 조화를 이루는 물의 도시,빛의 도시 싱가포르는 나의 로망을 한껏 크게 부풀게 한다.

 

 오랜 기간 영국의 식민 통치를 벗어나고 1965년 리콴유(영국에서 법학 전공)에 의해 도시 국가가 시작되면서 경제,정치,사회에 이르기까지 제도와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어 경제적 도약을 이루게 되는데 1990년대에는 '아시아의 4대 용'으로 불리워질 정도로 싱가포르는 경제 선진국의 위용을 자랑하게 된다.리콴유가 물러나고 고촉통,리셴룽(리콴유의 아들)의 시대에 이르면서 젊고 활기찬 싱가포르를 이어가게 된다.싱카포르도 경제적 위기가 있었지만 그 위기를 잘 극복하여 현재는 GDP가 세계에서 손가락에 들어갈 정도이니 그 비결이 무엇인지 놀랍기만 하다.

 

 전문 여행가인 노소연 작가가 소개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볼거리,쇼핑가,음식,문화적 색채,휴양지 등이 화려하고 다채롭기만 하다.또한 말레이 원주민들의 전통 가옥,거리 등도 이색적으로 다가온다.광동어를 사용하는 중국 화교계를 비롯하여 말레이.인도계,이슬람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오늘의 싱가포르의 저력을 잘 보여주고 있는거 같다.언어는 단연 영어가 주가 되고 있지만 화교들이 경제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여성들을 위한 여행 가이드마냥 아기자기하면서도 쇼핑을 자극하게 하는 팁들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기념품,쇼핑백,싱가포르의 맛,걷고 싶은 거리 등이 바로 여성들의 구미를 당기고 깊은 여유 속으로 빠지게 하는 매력이 담겨져 있다.물론 남성들도 현대의 일상에서 벗어나 무념무상의 심경으로 싱가포르 속으로 빠져 본다면 몸과 마음에 담겨진 체증들이 확 씻겨져 나갈 것만 같다.

 

 싱카포르 최대의 쇼핑지구인 오차드,영국 식민지 시절 군복무 지원 센터와 영국 군인들의 거주지였던 뎀시 힐,호텔,레스토랑,쇼핑몰이 집중되어 있는 마리나 베이,싱가포르 금융 중심지 센트럴 비즈니스 디스트럭트 & 리버사이드,영국 통치 시대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시티,중국 대륙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해 온 이주민들이 세운 차이나타운,싱가포르 안의 작은 아랍 부기스,수많은 사람들과 상점들로 붐비는 리틀 인디아,산책,해양 스포츠,캠핑장을 즐길 수 있는 이스토 코스트 & 카통,싱가포르가 개발한 휴양섬인 센토사 등을 보여 주고 있다.단연 마리나 베이가 매력적이고 유혹적이다.

 

 싱가포르는 현대와 과거,다민족,다언어가 싱가포르의 제도와 규율,시스템에 맞춰 흘러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높은 경제적 수준과 개개인의 프라이드 의식,사회 치안망이 발달되어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싱가포르는 아열대성 기후와 이국적인 풍광에 흠뻑 젖어 들거만 같다.작은 도시국가이지만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가 철저하게 마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가운데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전략적 요충지였다고 하는데 관광지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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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간의 지구 반 바퀴 신혼여행
윤린 지음 / 홍익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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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과 새로움의 연속 안에 살다 가는 게 인생이에요. - 본문 -

 

남과 여가 만나 백년해로를 기약하면서 대부분의 신혼의 꿈은 땅과 물이 설은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신혼의 단꿈은 매우 낭만적이고 몽환적일 수도 있다.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아껴주며 늘 곁에 있어 희노애락을 같이 할 사이이기에 두 개의 성이 모여 하나가 되었다는 의미와 함께 그 여행은 살아가면서 오래도록 기억과 추억이 되고 가끔씩 떠올리는 신혼 여행지에서의 달콤했던 순간 순간들의 장면들이 삶에 기쁨과 희열을 더해줄 때도 있다.

 

일터라는 현실이 있기에 신혼 여행은 길어 봤자 3박4일 내지 4박5일이면 족한데 이 글의 주인공은 장장 1년 4개월 가량을 땅 설고 물 설며 말도 통하지 않은 해외에서의 여행 도전과 모험이 다소는 의아스럽고 무리한 것은 아니었나 싶다.특히 남편인 앤군은 강행군과 같은 여독으로 인한 탓인지 아니면 몸이 허약한 탓인지 자주 원기를 찾지 못하고 드러 눕는 경우가 있음을 알게 된다.대조적으로 저자 윤린은 새로운 것,익숙한 것 가리지 않고 타지의 사람과 문화,여정에 대해 왕성한 호기심과 친밀감,모험심으로 중무장한거 같다.

 

결혼하기 전 서로가 좋아서 맺어진 신혼,평생 가보지 않고 실행하지 못하면 철천지 후회가 될거 같기에 이들은 장장 500일을 해외에서 신혼을 보낸다.경제적 여유,체력,모험심,삶의 계획 등이 잘 갖춰져야 하기에 일반인의 시선과 관점에선 매우 호사스러운 여행이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그들이 지나간 여정(旅程)은 비싼 물가,경제 대국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인간미와 역사,문화가 유구한 곳들을 찾아 알차게 여행을 보낸 점이 특색이라고 여겨진다.

 

인천에서 훼리를 타고 첫기착지인 청도를 거쳐 쑤쩌우,티벳,네팔,인도에서 신혼여행의 1막을 시작하고 스리랑카,말레이시아,터키에서 2막을 아름다운 인연으로 여행의 선물을 채워 갔으며,이란,그리스,베트남,라오스,태국에서 보낸 3막으로 여정이 감성적이고 현장감 있게 나타나 있다.남편인 앤군의 국적이 캐나다이고 캐나다와 이란간의 외교관계가 그리 좋지 않았던지 이란 입경이 어려워 보였는데 성공적으로 이란 여행이 성사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안도감을 느끼게 했다.

 

내 경우에는 일본으로 신혼 여행을 정했었다.일본어를 충분히 구사할 수 있었기에 아내는 나만 졸졸 따라 다니기만 했다.일본 간사이 공항에 내려 오사카,나고야,나가노,동경간이 활모양으로 된 지형을 잘 발달된 기차와 친절하게 잘 배열된 일본문화 덕에 편하게 신혼을 시작했던 기억이 새롭다.반면 티벳,네팔,인도,이란,터키,스리랑카,말레이시아,태국 등은 아직은 경제선진국이 아니기에 지역 환경과 위생문제 등에서 꺼려지는 점도 있겠지만 사람이 자연과 문화를 잘 간직하고 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김처럼 인심이 순박하고 자연스럽다는 인상이 짙었다.그러한 점이 이 여행지의 매력이고 가볼만한 곳이 아니었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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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밥 - 한 끼의 식사가 때론 먼 바다를 건너게 한다 여행자의 밥 1
신예희 글 그림 사진 / 이덴슬리벨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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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은 아닌거 같다.미지 및 타지에의 동경,지적 호기심과 사람과 잘 어울리는 쾌활한 성격,경제적 여력이 바탕이 된다면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맛보는 즐거움은 남다를거 같다.사람 사는 세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먹는 것을 해결해야 힘과 에너지가 생기면서 여행지에서 고생을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지는 모든 것이 낯설지만 왕성한 활동력과 지적 호기심,사람과 쉽게 친해질려는 붙임성이 있다면 쉽게 그 곳에 동화되고 즐거움도 배가 되리라 생각되는데,이 글의 저자는 다양한 여행 경험과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이며서 애교스러운 점도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그녀가 돌아본 불가리아,신장 위구르 지역,말레이지아,벨리즈 네 곳은 나라마다의 특색과 분위기,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알게 된다.

 

허기와 욕구를 채우기 위한 한 끼의 음식은 평범할 수도 있고 오래도록 뇌리에 각인되어 또 다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경우도 있다.'한 끼의 식사가 때론 먼 바다를 건너게 한다'는 그녀의 표제어는 과연 무슨 음식이길래 그녀를 사로잡았을지 무척 궁금했다.책으로 만나 본 특이한 음식이란 무엇인지를 보고 들으면서 입맛만 다시게 했다.

 

그리스와 루마니아 사이에 끼여 있는 불가리아는 흔히들 '장수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좁은 국토에 산이 많은 불가리아는 차와 샐러드,꼬치구이,치즈,요거트,허브,장미축제,다채롭지는 않지만 그들만의 재래 시장 등이 독자들의 시선을 끌게 하고 있다.그 중에 장수 마을로 알려진 '벨리코투르노보' 구시가지 골목 풍경이 마치 구름에 달 가듯 시간을 늦추고 있는거 같이 다가온다.동유럽 끝자락에 있는 불가리아는 사회주의를 벗어나 시장 자본주의를 걷고 있지만 아직 경제성장률 및 GDP는 그다지 높지 않은거 같다.이른 새벽에 장미꽃을 따서 장미를 팔고 장미 축제를 여는 불가리아의 문화 행사는 특히 인상적이고 기회가 닿으면 그 향연에 빠져 보고 싶다.

 

중국 56개의 소수 민족 중에 가장 면적이 넓고 회교도들이 많이 산다는 신장 위구르 지역은 언어도 아랍어를 쓰고 있는듯 이슬람 색채가 강하다.한쪽은 회교 문화권 한쪽은 한족 문화권이 혼합되어 살아가는 그 곳은 비록 중국 중앙정부의 정책과 지시를 따라가고 있지만 마음의 본향은 이슬람을 굳게 신봉하고 있다.

 

낭이란 빵,양꼬치,매콤하고 알알한 맛이 나는 갖은 고명을 품고 있는 '라그멘'국수,낭에 양머리국을 얹은 국물,낙타젖으로 만든 중국식 요구르트(酸奶:쏸나이),돌덩이같이 단단한 치즈,양고기를 속으로 한 찐만두,청포도 등이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신장 위구르 지역은 본래 동투르키스탄이었는데 동아시아 세력 패권을 놓고 19세기말 영국으로부터 군자금을 받은 청이 신장 위구르 지역을 빼앗게 된다.마음은 이슬람권이고 현실은 중국 정부를 따라가야 하는 그곳은 그다지 밝은 분위기는 아니다.유목민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육식은 양고기가 많다.

 

중국인,인도인,말레이시아인이 혼재되어 살아 가는 말레이시아의 말라카는 역사적으로 군사적 요충지에 수려한 풍광,다양하고 특색있는 음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바나나 잎사귀로 만든 나시 레막 주먹밥,제 카리 락사,마성의 음료 떼 따릭,찹쌀밥 경단,영양 만점인 죽,말라카식 팥빙수인 첸돌,열대 지방 특유의 생선과 과일이 있는 재래 시장 등을 소개하고 있다.회교,힌두교,도교가 어루어진 말레이시아는 먹을 거리를 찾아 떠나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의 경상도 지역의 면적을 갖은 벨리즈는 카리브해 연안에 있고 과테말라와 온두라스에 끼여 있는 조그마한 나라이다.남미에서 유일하게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이기에 굳이 스페인어를 배울 필요는 없을거 같다.그들이 자랑하는 쌀과 강낭콩으로 만든 밥에 신선하고 향긋한 열대 과일 등이 있다.특이한 것은 고대 문명의 발상지 잉카문명의 후손 마야인의 마을이 있다.그곳은 전기도 들어 오지 않고 소수 민족 취급을 받으며 그들만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그곳은 바다를 끼고 생계 수단이 해산물이어서인지 어린이들도 바다를 친구 삼아 어릴 때부터 바다 낚시를 즐기는 것이 이채롭다.

 

여행은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내일을 충전하기 위한 전초전이라고 생각한다.나그네가 허기를 느끼고 채워가는 과정은 일상을 벗어나 처음 맛보는 시간이기에 경이롭기도 하고 신비스럽기도 하다.맛과 영양,감촉을 통해 나그네는 그 음식에 대해 평생 잊지 못한 기억과 추억을 안겨줄 것이다.남들이 많이 다녀간 곳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찾아 독자들에게 신선한 음식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여행 정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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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 - 터키를 만나면 세상의 절반이 보인다
이호준 지음 / 애플미디어(곽영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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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의 문화 유적과 역사의 향기가 물씬 풍겨져 나오는 곳은 단연 터키라고 할 수가 있다.로마제국시대부터 오스만,술탄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화유산의 흔적이 산재해 있다.또한 터키는 지중해,에게해를 둘러싸고 있고 터키의 서쪽 끝머리는 그리스와 연접해 있어 동서양의 문화와 숨결이 살아있는 곳이다.그러기에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알고 심취해 있는 이들은 동서양의 보고,터키로 발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터키는 BC 10세기 이오니아인에 의해 건설된 에페스가 로마의 주요 도시 중 하나가 되고 번창을 거듭하면서 팜므 파탈로 알려진 클레오파트라와 로마의 집정관(훗날 남편이 되는) 안토니우스가 함께 동행하여 보석과 화장품을 샀다고 전해지며 클레오파트라는 당찬 여성으로 그녀만의 야망과 사랑을 불태우려 했던 인물이고, AD 53년에 바울이 설교를 한 곳이기도 하여 무척 흥미롭기만 하다.어찌되었든 터키의 요소 요소에는 역사적 사건과 에피소드,문화의 향기가 그득한 곳임엔 틀림없다.

 

터키는 말의 순서가 한국어와 비슷한 우랄 알타이어족에 속하고 한국전쟁시엔 수많은 지원군을 보내 단단한 혈맹을 과시하기도 했고 2002년 월드컵 때에는 한.터간 3.4위전을 놓고 호각지세를 보여기도 했기에 작가가 만난 거리의 터키인들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아 차리고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교통수단은 일반차량과 고속버스가 많고 철로는 발달되지 않고 조선 산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리스를 비롯하여 8개국과 국경을 맞대고있는 터키는 지중해,에게해,흑해가 곁에 있고 저자는 알란야,시데,안탈리아,뎀레,카쉬,페티에,보드룸,이스탄불을 일정에 쫓기는듯한 기행루트를 소화해 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투르크인의 아버지라는 아타투르크 공항에 발을 디디면서 지중해의 바다 향기를 맡으면서 내륙의 역사적 산물,터키인의 삶의 모습,한국에서 온 다큐팀과 짤막한 만남 등이 어우러져 이 글은 그림과도 같은 파노라마가 눈 앞에 전개된다.푸르른 바닷물에 금방이라도 푸르른 물이 들것 같은 시원한 느낌은 환상적이다.

 

역사와 신화,문화가 오래도록 살아 숨쉬고 있는 동서양 문화의 진주인 터키는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보고싶다는 마음이 절로 일었다.이슬람 건축 양식인 하기스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가 있는 이스탐불 너머로 그리스로 가는 길은 멀지 않아 설레이는 마음이 일거 같다.터키에 가기 전에 터키의 역사와 문화,일상 회화 정도는 배워두어야겠다는 마음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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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걷기여행 지리산 둘레길 주말이 기다려지는 여행
황소영.강병규 지음 / 터치아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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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온라인서적 이벤트 행사로 지리산 둘레길을 맛본 적이 있다.무더운 여름날이었지만 어머니와 같이 인간을 넓게 품은 형상으로 맞이하고 있던 지리산은 봉우리와 봉우리가 처마마냥 끝없이 이어지고 멀게는 천왕봉 가깝게는 산촌의 풍경이 유유자적하고 한가롭게 흘러가고 있었다.길은 외줄기이고 트레일 좌우에는 갈대와 잡목들이 길손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면서 말없이 쉼터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거리로는약 5키로미터 정도이고 이정표를 따라 안내를 해주는 지리산 토박이는 경상도 말 반절,전라도 말 반절이 섞이어 친절하고도 열정적이었다.

 

3개도,5개시 군,16개읍 면,80여개의 3백키로에 이르는 지리산 둘레길은 전북 남원 인월에서 시작하여 함양,산청,하동,구례에 이른다.산세는 험난하다 싶으면 평탄한 길이 나오고 걷다가 땀이 흐르고 쉬어가려고 하면 숲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산의 향기에 길손들은 자연의 위대함에 고마움과 경탄을 금치 못한다.각군별로 특색을 비롯하여 문화유적지,관광 명소,특산품 등이 자연친화적이어 마음이 든든해지기도 한다.

 

영화 춘향전에서 춘향이가 그네를 뛰던 서어나무 주변의 운치있고 평화로운 풍경,이성계가 왜적 아지발도를 토벌한 황산,한국전쟁시 산청.함양에서 국군에 의해 무고한 양민 학살사건의 서늘한 분위기,조식이 사랑한 지리산 자락의 산천재와 남명매,소설 토지의 공간적 배경이 된 평사리 들녘의 정겨운 풍경,구례 산동의 산수유 마을 등은 가보지 않고 그림만 바라보아도 가슴 설레이지만 한편으론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 것도 있다.

 

사람과 산짐승,벌레들이 어우러져 자연적으로 생겨난듯 지리산 둘레길은 인공과 개발의 냄새가 닿지 않은거 같이 나의 유년시절을 되돌아 보게 하고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박혁거세의 어머니,태조 왕건의 어머니로 모셨다는 지리산은 푸근하고 정겹고 시간과 세월이 비켜가기라도 하듯 옛모습이 그대로 잔존해 있고 국가급 공원이라 더욱 깔끔하게 보존이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자요수 인자요산이라고 했던가.지식이 있는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는 고사는 지리산에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된다.산과 물이 태고적 형상을 간직한 채 우뚝하기도 하고 유유하게 흘러가는 모습이 더없이 좋기만 하다.지리산 주변에서 자라나는 온갖 작물들은 천혜의 대지의 기를 받고 성장했으니 인간에겐 더없는 보배가 아닐 수가 없다.먹거리,인심,자연의 위대함이 골고루 갖춰져 있는 지리산의 둘레길은 단지 걷는 데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역사와 문화,학습의 장이 되기도 한다.

 

먹고 살기 바쁜 현대인에게 가끔은 각박한 일상을 벗어나 자신만의 자유와 영혼을 되찾는 여유가 필요할거 같다.걷기는 순간 순간 힘들게 느껴지지만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볼때의 기쁨과 환희는 말로 형언할 수가 없다.특히 산이 있고 물이 있는 경관은 타락하고 찌들어 사는 인간에게 더없는 선물이 되고 내일을 위한 커다란 충전작용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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