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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간의 지구 반 바퀴 신혼여행
윤린 지음 / 홍익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익숙함과 새로움의 연속 안에 살다 가는 게 인생이에요. - 본문 -
남과 여가 만나 백년해로를 기약하면서 대부분의 신혼의 꿈은 땅과 물이 설은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신혼의 단꿈은 매우 낭만적이고 몽환적일 수도 있다.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아껴주며 늘 곁에 있어 희노애락을 같이 할 사이이기에 두 개의 성이 모여 하나가 되었다는 의미와 함께 그 여행은 살아가면서 오래도록 기억과 추억이 되고 가끔씩 떠올리는 신혼 여행지에서의 달콤했던 순간 순간들의 장면들이 삶에 기쁨과 희열을 더해줄 때도 있다.
일터라는 현실이 있기에 신혼 여행은 길어 봤자 3박4일 내지 4박5일이면 족한데 이 글의 주인공은 장장 1년 4개월 가량을 땅 설고 물 설며 말도 통하지 않은 해외에서의 여행 도전과 모험이 다소는 의아스럽고 무리한 것은 아니었나 싶다.특히 남편인 앤군은 강행군과 같은 여독으로 인한 탓인지 아니면 몸이 허약한 탓인지 자주 원기를 찾지 못하고 드러 눕는 경우가 있음을 알게 된다.대조적으로 저자 윤린은 새로운 것,익숙한 것 가리지 않고 타지의 사람과 문화,여정에 대해 왕성한 호기심과 친밀감,모험심으로 중무장한거 같다.
결혼하기 전 서로가 좋아서 맺어진 신혼,평생 가보지 않고 실행하지 못하면 철천지 후회가 될거 같기에 이들은 장장 500일을 해외에서 신혼을 보낸다.경제적 여유,체력,모험심,삶의 계획 등이 잘 갖춰져야 하기에 일반인의 시선과 관점에선 매우 호사스러운 여행이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그들이 지나간 여정(旅程)은 비싼 물가,경제 대국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인간미와 역사,문화가 유구한 곳들을 찾아 알차게 여행을 보낸 점이 특색이라고 여겨진다.
인천에서 훼리를 타고 첫기착지인 청도를 거쳐 쑤쩌우,티벳,네팔,인도에서 신혼여행의 1막을 시작하고 스리랑카,말레이시아,터키에서 2막을 아름다운 인연으로 여행의 선물을 채워 갔으며,이란,그리스,베트남,라오스,태국에서 보낸 3막으로 여정이 감성적이고 현장감 있게 나타나 있다.남편인 앤군의 국적이 캐나다이고 캐나다와 이란간의 외교관계가 그리 좋지 않았던지 이란 입경이 어려워 보였는데 성공적으로 이란 여행이 성사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안도감을 느끼게 했다.
내 경우에는 일본으로 신혼 여행을 정했었다.일본어를 충분히 구사할 수 있었기에 아내는 나만 졸졸 따라 다니기만 했다.일본 간사이 공항에 내려 오사카,나고야,나가노,동경간이 활모양으로 된 지형을 잘 발달된 기차와 친절하게 잘 배열된 일본문화 덕에 편하게 신혼을 시작했던 기억이 새롭다.반면 티벳,네팔,인도,이란,터키,스리랑카,말레이시아,태국 등은 아직은 경제선진국이 아니기에 지역 환경과 위생문제 등에서 꺼려지는 점도 있겠지만 사람이 자연과 문화를 잘 간직하고 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김처럼 인심이 순박하고 자연스럽다는 인상이 짙었다.그러한 점이 이 여행지의 매력이고 가볼만한 곳이 아니었겠는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