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식사 - 위화 산문집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중국의 중견작가인 위화(余華)에 대한 작품은 <형제>를 비롯하여 <허삼관 매혈기>,<살아간다는 것> 등 다수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털털한 외모에 친근감이 배여 있는 아저씨 타입의 작가 위화의 산문집을 읽어 가면서 그가 작가로서 전향하게 된 계기를 소회하고 작가로서의 영혼이 맑아지고 이 길이 그가 갈 길이라는 것을 담담한 어조로 밝히고 있다.작품 속에는 그만의 역량이 충만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의 직업이 의사이고 수술을 집도하다 보니 아버지의 가운은 늘 핏자국 투성이이고,간호사들이 들고 나오는 통에는 피인지 살덩이인지 모호한 것들이 들어 있으며,이를 변기통에 부어 넣는 모습을 보면서 유년 시절을 보내게 되고,문화대혁명이 시작되면서 자아비판,비판투쟁 등이 아버지의 병원 내 강당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목격하곤 했다.

 

위화는 위생치료사 수료 후 그가 말하는 치과의사 아닌 치과의사를 5년 여간 근무를 하게 되는데 누렇게 썩은 이를 발치하고 남는 시간에는 창 밖의 을씨년스러운 회색 풍경을 관조하면서 과연 이를 뽑는 것이 자신의 길인가에 큰 회의심을 품게 되면서 글을 쓰는 작가가 될 것인가를 놓고 수많은 고뇌와 갈등을 겪게 된다.그것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께서 도서관 출입증을 만들어 주면서 책과 가까이 하게 되면서 자신의 길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을 했던 것이다.

 

그의 작품 속에는 리광두,쉬산관,푸구이 등의 쟁쟁한 인물을 등장시키면서 노동자의 죽음과 인권,민족의 전도에 대해 몰입한다.그러한 문제는 문화대혁명과 1980년대 한국 대학가에 거세게 휘몰아 친 민주화 투쟁을 접하면서 작품 속에 이입시키게 되며,마땅한 직업이 없는 중국 청장년층이 자신의 피를 팔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고단한 삶을 그리기도 했던 것이다.

 

 

이 글 속에는 위화작가가 글을 쓰는 이유와 영혼의 풍요로움을 위해 한국,미국 등의 풍물을 접하면서 뒤떨어진 중국의 경제 사정,대다수의 노동자,농민들이 겪고 있는 참상들을 직간접적으로 글로 그려 내고 있다.이 글 속에는 한국 방문기도 실려 있는데 노천극장,광주민주화운동 묘역,지하철 탑승기,항구 도시 부산 유람기 등을 전하고 있다.

 

 

그는 글쓰기를 또 다른 인생의 길이라고 하며,그 길이 현실의 인생과 다른 점이 거기에는 환원이 가능하다는 것과 정확하고 오류가 없다는 것이라는 것이다.켜켜이 가라앉은 세월의 무게에 비례하여 원고지 위의 글자들이 희미해지지만,새롭게 출판되는 글자들은 그 모습이 새로워지고 선명한 현상을 되찾는다는 것이 글쓰기를 열렬히 좋아하는 이유라고 전한다.막 출판된 도서는 감촉이 따근따근하고 선명한 글들이 시복을 안겨 줄 수도 있다.위화의 글쓰기 이력을 통해 그의 삶의 궤적을 살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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