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 이가서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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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세월은 바쁘게 흘러가기만 한다.학창 시절을 거쳐 결혼을 하고 아기를 갖게 되면서 육아,교육 문제,(막연한)노후 대비 등으로 이어지면서 낭만적이고 애틋한 추억 등이 하나 둘 빛바랜 앨범 속의 사진들과 같이 다가온다.누구는 살아 있으니까 이런 일,저런 일을 보고 듣고 만지고 맡고 느끼고부딪혀 갈 수가 있어 기쁘고 의미있는 삶이 아니겠냐고 한다.그런데 살아가는 자체가 힘겹고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먹고 자고 교육시키고 쇼핑하고 여행하는 모든 과정이 돈과 물질이라는 수단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극히 현실적으로 자문자답해 본다.

 

이번 안도현의 시집이 한 편 한 편이 시간과 공간은 달랐지만 같은 세대로 성장하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세상 모든 일이 나를 닮은 그림이고 잔잔하게 다가오는 추억의 시편들이기에 가슴이 뭉클해진다.7,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농촌과 도시의 풍광들이 구름이 흘러가듯 유유하기만 하다.중학교까지는 산골에서 자라고 고교시절부터 도회지로 몸을 옮기면서 산과 들,고샅길과 초가집,넉넉한 공동체 생활과 나눔의 생활이 혼탁하고 매마른 정서로 가득찬 도회지의 모습은 정반대이다.세상의 문명이 나날이 발전해 가고 지난 시절은 골동품과 같이 여겨지겠지만 그 옛날 함께 호흡을 맞추고 살아가던 때의 기억과 추억은 오래도록 남으리라 생각된다.

 

요즘 젊은 시인들한테서 만나기 어려워진 전통적 서정을 전통적 기법으로 보여 주고 있다.촌스럽고 케케묵은 7,80년대 사람과 마을,거리와 분위기가 첨단산업과 유흥문화과는 극히 대조적이기에 때론 순박하고 때론 한가롭게 다가오는데 사람은 추억을 먹고 그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회귀성 동물이 아닌가 싶다.현재도 몇 십년이 흐르고 되돌아 보면 잊혀지지 않을 과거일텐데 이 시집의 시귀들은 이해타산에 찌들어 사는 가련한 현대인의 모습과는 분명 다르다.

 

그릇의 밑바닥이 가장 맛있다,가까스로 저녁에서야,마음의 풍경,그대 언제나 내 뒤에서 등 4부로 이루어지고 총 48편을 시인의 노트에 베껴 놓은 것을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들려 주고 있다.좁고 길게 뱀 형상마냥 드러워진 골목길에서 언니와 두 여동생이 함박 웃음을 짓고 수줍게 시멘트 담벽에 등을 기대고 수줍게서있는 소년의 대조적인 모습,돈을 주고 이발관에서 바리깡으로 머리를 자르는 것이 아까웠는지 할아버지가 손주 녀석에게 앞마당에서 머리를 밀어 주는 정겨운 시간,부모님이 먹고 살기 위해 일터로 나간 사이 부모님 대신 연탄을 양어깨에 짊어지고 언덕 길을 묵묵히 올라오는 담대한 모습,집 안에 있기가 답답하여 바깥 바람을 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어느 한 노파의 쓸쓸한 뒷모습이 매우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우주,세상에 있는 미미한 사물일지라도 자세한 관찰과 통찰력으로 시인의 언어로 다가오는 한 편 한 편의 시들은 조잡하고 난해할 때도 있지만 이번 시집은 서정적이며 잊혀진 기억을 들추어 내게 하는 묘한 운율이 살아 있다.

 

아버지는 새 봄맞이 남새밭에 똥 찌끌고 있고

어머니는 어덕배기 구덩이에 호박씨 놓고 있고

땋머리 정순이는 떽끼칼로 떽끼칼로 나물 캐고 있고

할머니는 복구를 불러서 손자 놈 똥이나 핥아 먹이고

나는 나는 나는

몽당손이 몽당손이 아재비를 따라

백석 시집 얻어보러 고개를 넘고 - 서정춘 백석 시집에 관한 추억 -

 

시대와 의식 구조가 변해도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아무 근심없이 10개월을 살아가던 시절마냥 사람의 마음 속에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평안,그리고 그리움과 추억을 갈구하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생각한다.이 순간이 힘겹고 고통스럽고 삶을 포기하고 싶은 나날이 올지라도 어릴 적 고향의 친구들,산과 들,물과 구름,공기 속에서 휘젖고 뛰어 놀던 시절을 생각하면 삶의 활기와 신진대사가 새롭게 돋아나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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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재익, 크리에이터 - 소설.영화.방송 삼단합체 크리에이터 이재익의 거의 모든 크리에이티브 이야기
이재익 지음 / 시공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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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작가를 떠올리면 '팔방미인(八方美人)"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여러 방면에 두루 재주와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현대사회에서 다방면에 출중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에 일면 부럽기도 하고 나와는 상관없다는 무관심으로도 흐를 수도 있는데 인간이 갖고 있는 능력의 한계치를 최대한 발휘한다면 이재익 작가와 같은 다방면에 재주와 끼,능력을 발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또한 이러한 재주와 능력은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호흡을 같이 하고 공감도를 넓혀갈 때 인정을 받을 수가 있지 않을까 한다.

 

이재익작가가 쓴 몇 편의 소설을 통해 그의 글을 접하게 되었는데 가장 인상에 남는 글을 아버지의 길이었다.역사적 배경과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가 빚어낸 당시의 아버지들이 겪었던 비극적인 삶을 역사의식을 잘 빚어냈고 인물 설정과 전개 과정도 매우 리얼하면서 생동감 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서울대학교 영문학도이면서도 음악에 천부적인 끼와 입담,사회적 경험이 어우러지면서 라디오 프로그램 담당과 PD,소설가.시나리오 작가로서 다채로운 삶을 보여 주고 있기에 부럽기도 하다.그가 갖고 있는 재주와 능력,에너지와 열정을 한 곳에 쏟아 부으면서 타인과의 관계도 균형과 조화롭게 이어나가는 점도 사회적인 인간관계에서 매우 소중하다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었다.

 

그는 1인 3역을 해내면서 그가 자긍심으로 내세우는 크리에이터는 창조자적인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그가 말하고 강조하는 점은 돈값(몸값)을 못하고 남의 아이디어를 훔치는 일만큼은 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크리에이터는 어떠한 회사 및 조직에 몸담고 있기도 하지만 비교적 자유롭게 생각하고 일을 찾으며 재주와 능력을 발휘하기에 직업윤리부터 자유스럽게 다가온다.일종의 프리랜서이기에 자신을 어떻게 제어하고 연마하느냐에 따라 돈값이 좌우되기도 하며,현대사회에 자유직업이 셀 수 없을 정도이기에 독특하고 참신한 자가 아니면 살아 남기 힘들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카튜사에서 군복무를 하고 몇 군데 직장생활을 하지만 그에겐 음악에 대한 열정과 미련이 남게 된다.몇 군데의 직장 생활을 통해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방송국 PD시험에 합격하면서 프로그램 진행과 현장 소식을 전해 주기도 한다.그가 쓴 작품이 영화화하기에 좋은 작품인 경우 영화사로부터 영화 작품에 대한 타진이 들어오면서 그는 소설.영화.방송을 종횡무진하고 있다.또한 작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등용문에 대한 여러 갈래의 루트를 들려 주기도 한다.

 

이렇게 그가 1인 3역을 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독서와 음악,예술,창작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었다고 생각되며 끊임없이 생각하고 습작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라는 값진 경험이 오늘의 이재익을 탄생시킨 것은 아닌가 싶다.또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몰입하려는 근성과 직업정신이 있었기에 그만의 크리에이터로 독자들에게 다가오지 않았나 한다.그의 열정적인 삶과 투철한 직업의식이 이 도서에는 잘 녹아나 있고 편하게 다가오면서도 핵심을 잘 짚어주는 것도 특징 중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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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여인숙 - 어느 섬 여행자의 표류기
이용한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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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하고 생각과 감정,이해와 사고,생존의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몇 십년을 어디에서 살았든 새로운 타지를 향한 설레임과 사명감을 띤 일상은 개인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호기심 때로는 그곳에 안착하여 살고 싶어지게끔 그만한 매력이 듬뿍 담겨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협소하고 공기 탁하며 인간미가 없는 대도회지보다는 망망대해마냥 넓게 전개되는 수려한 풍광을 갖춘 자그마한 섬마을이라면 집뒤는 산이고 앞은 푸른 바닷물이 넘실대는 광경은 생각만 해도 아니 가고선 못배길 것이다.

 

산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어머니의 품과 같은 넓은 바다를 동경할 때가 참 많다.바다 속에서 생산되는 싱싱하고 살아있는 생생한 어촌의 바쁜 일손과 투박한 어민들의 삶도 뭍에서의 삶과는 살아가는 방식만 다를 뿐 먹고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그 속에서 기쁨과 만족,행복을 찾아가는 것은 어디나 오십보백보이겠지만 한치의 오차도 없이 틀에 갇혀 사는 현대인일수록 바다가 주는 위안과 힐링은 어디에 비할 수가 없지 않을까 싶다.그만큼 바다는 사람과 자연을 하나로 만들어 주는 마력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섬에서 태어나고 섬에서 생을 마감하는 토박이 섬사람들은 바다와 섬이 주는 일상성과 향토적인 문화를 간직하면서 첨단을 달리고 있는 탈산업화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들만의 생활 방식과 토속적이고 전통적인 삶을 보노라면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삶에 젖어있는 외지 사람들에겐 하나의 삶의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끝없이 펼쳐지는 망망대해 위에 뽀얀 포말이 넘실대고 만선의 기쁨을 안고 포구를 향해 물살을 가르는 어민의 순박한 웃음 속에는 삶의 기쁨과 만족이 가득 배여 있을 것이다.

 

바다가 그립고 바다를 사랑하는 저자는 서해 백령도에서 남해의 자그마한 섬들을 발품을 팔아가면서 섬에 숨겨져 있는 독특함과 생경함을 통합하여 그만의 언어로 독자들에게 섬의 미학을 풀어내고 있다.느림의 미학으로 잘 알려져 있는 청산도와 증도(甑島)를 비롯하여 서해 끝자락에 있는 가거도(可居島),최남단 마라도,초분(草墳)을 간직하고 있는 도초도와 송이도의 조상 숭배사상,정약전선생의 유배의 향기가 묻어나는 흑산도 등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자연환경과 생존 방식은 엇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천혜의 자연 풍광과 내리쬐는 햇살에 어부의 피부는 검게 그을러 가고 죽도록 바닷일에 매달리면서도 병원 신세 지지 않으려는 그네들의 순박하고 억척스러운 일상은 편안함과 안일함,요행을 바라고 살아가는 몰지각한 일부 계층들에겐 성찰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때묻지 않고 주어진 자연환경에 묵묵히 살아가는 그들에게도 외지인의 손길이 잦아들면서 어촌은 때아닌 개발붐으로 어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주기도 하는거 같다.즉 개발에 따른 해안도로 건설,방파제 공사,해안 모래밭의 오염과 훼손,여름철 해수욕장의 인파는 어민들의 삶터를 일그러뜨리고 (갯벌)생태계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기에 개발과 보존이라는 양면성에서 웃고 우는 자의 삶의 질적 차이는 크지 않을 수가 없다.

 

물고기들이 보금자리인 바다물을 벗삼아 유유히 유영하고 순환적으로 살아가듯 어민들에겐 바다가 토양이고 바다 물고기들이 자산이며 가치인 것이다.너른 바다 위에 평화롭게 떠다니는 갈매기들의 무리는 어선의 냄새를 배 위를 배회하고 만선으로 보잘것 없지만 싱싱한 회에다 다반사로 먹는 반찬으로 기쁨을 나누는 소박한 그들의 삶은 또 하나의 경이로움을 안겨 준다.

 

바다는 육지와 달리 해풍이 자주 발생하고 해무가 자주 끼다 보니 일기의 변덕이 심한거 같다.일기의 좋고 나쁨,그날의 일진에 따라 어민들의 생활은 기폭이 들쭉날쭉하지만 바다 위에 떠있는 햇빛을 받으며 꼬득꼬득 말라가는 각종 어물들과 기다란 간지대에 메주가 떠가는 풍경은 매우 평화롭기만 하다.그리고 그 섬들에는 오래전부터 문인들의 숨결과 발자국이 묻어나기에 섬을 배경으로 한 마음을 울리는 글들이 그렇게도 탄생했나보다.시간이 있고 없음은 마음이 있고 없음과 같다.느리면서도 전통을 지키며 삶의 애환이 듬뿍 묻어나는 섬마을로 마음의 위로와 미학을 체험하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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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프라미스 - 아빠와 함께한 3218일간의 독서 마라톤
앨리스 오즈마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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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책과의 만남은 국민학교 2학년 시절이었던거 같다.학교 수업이 끝나고 비포장 길을 따라 절친한 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 친구는 잠깐 나를 위해 먹을 거리를 사온다고 하꼬방에 간 사이 당시 대학을 다니던 형의 책꽂이를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반짝반짝 빛나는 신간도 보였지만 문학 전집,법률 서적 등이 묵직하게 정렬되어 있었다.내 머리 속에는 책을 통해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지만 어려운 책들을 빌려 달라고 할 수도 없기에 마음 속에서만 새싹이 돋아나듯 책에 대한 동경과 친근감이 새록새록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국민학교 3학년 때 독서반,중학교,고등학교 때는 문예반에 가입하여 책과 친해지려고 노력했지만 초지일관을 이루지 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가게 되어 버렸던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그래도 중학교 시절 군(郡)단위 글짓기 대회에 나가 우수상을 타게 되어 내심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과 자긍심이 어느 정도는 남아 있었다.다만 글을 읽고 줄기차게 독후감과 토론을 하지 못한 것도 안타깝기만 하다.책을 좋아할려고 생각은 굴뚝 같았는데 주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교과서와 참고서가 전부였고 결국 절름발이 독서였다고 자탄해 본다.

 

봉오리는 미래의 꽃이야.꽃이 기다리고 있는 거야.적당한 온기와 정성으로 피어나는 순간을.펼쳐져 세상에 드러나 보이는 순간을 기다리는.사랑으로 똘똘 뭉친 조그만 주먹.그게 바로 너야 - 본문 -

 

모든 행위에는 의지와 열정,정성과 애정이 담겨져 있지 않으면 안된다.아울러 밥과 반찬을 먹을 때에 편식을 하면 건강에 해롭듯이 책을 읽는 데에도 편독을 해서는 정신건강에도 해롭고 양두뇌 구조가 활성화 되지 않아 편협한 생각과 감정,이성을 갖게 되어 버릴 것이다.폭넓은 독서를 하고 어려운 도서라도 도전하는 마음으로 몇 번이고 읽어 나가려는 의지력이 참으로 중요하다.특히 21세기는 인문과 자연과학이 어우러진 통섭의 독서력이 요구되는데 이는 개인의 표현력과 창의력이 바탕이 책읽기에서 비롯되고 배경지식이 쌓여져 가면서 개인과 사회는 정신적,문화적으로 풍요로워지리라 믿는다.

 

엄마 없이 아버지와 언니,주인공(오즈마)가 살고 있는 오즈마 집에는 예닐곱살 시절부터 무려 13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버지가 딸에게 하루 10분 남짓을 동화책부터 다양한 도서를 구연 동화 하듯 읽어 주는 자상하고 마음 따뜻해지는 부녀(父女)간의 3218일간의 독서 일기는 읽는 내내 독서에 대한 긍정적이고 강렬한 자극과 세상이 환해지는 감동의 물결이 다가왔다.다행히 오즈마의 아버지는 도서관 사서직 및 학교 교사직에 있었기에 학생들을 애정으로 가르치고 기르려는 마음이 딸에게 온전하게 전수하고 있다.딸이 아버지가 들려 주는 이야기가 성장하고 살아가면서 삶의 가치와 의미,미래에 대한 도전,타인과의 관계,인격 형성 등에 유무형으로 영향이 갈테고 살아 있는 참교육을 받았기에 다행스럽기만 하다.

 

개인적으로는 5년 가까운 시간과 세월을 책을 놓지 않고 읽어 내려 가고 있다.편독을 하지 않으려 다방면의 독서를 하고 있는데 서평단으로 선정된 도서는 기한 마감에 쫓길 때가 있어 공감을 자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그러다 보니 도서가 갖고 있는 주제를 놓칠 때가 왕왕 있고 내 삶의 경험과 절충하여 표현하지 못하는 후회와 안타까움도 있다.책읽기는 다독도 중요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정독(精讀)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現)'이라는 말을 늘 머리 속에 간직하고 실천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다만,내가 읽었고 읽고 있으며 읽을 예정인 양서(良書)는 오래도록 보관하여 자식들에게 유산으로 물려 줄 예정이다.

 

요즘처럼 세대간 대화,소통의 단절이 심화되어 가고 사회 구성원간의 이질감이 팽배하여 살아 가는 맛이 무미건조한 시대에서는 독서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책읽기를 통해 이웃과 동료,타인과의 소통을 열어 나가고 닫혔던 관계가 저절로 열린다면 그만큼 사회의 문화 척도는 한단계 오를 것이고 책읽기의 대중화를 통해 사고력과 성숙한 시민 사회의 구현을 이루리라 기대를 한다.인간이 밥을 먹고 활동을 하고 잠을 자는 일상이 반복되듯 책읽기의 행위도 짬을 이용하여 쉼없이 읽고 반추하고 자신의 것으로 체화해 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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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이후, 이제야 알게 된 것들 - 살면 살수록 뼛속까지 사무치는 인생의 우선순위들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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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시간에 대한 개념이 마라톤과 같이 빠르게 흘러감을 실감하게 된다.하는 일이 1주 단위 및 1달,3개월,6개월 단위로 목표를 세우고 미래 수요에 대해 예측하고 도전해 나가다 보니 시간이라는 개념이 언제부터인지 '현재'에 충실하되 건설적인 목표와 의지,열정이 식지 않기만을 스스로의 마음과 몸을 추스려 나가려 한다.

 

옛날 같으면 마흔이 되면 어느덧 노인이 되어 손자,손녀를 볼 나이이지만,교육 수준과 의식 수준이 높아져 가면서 조혼보다는 만혼이 자리를 잡게 되면서 사십이 되어도 자식들은 겨우 십대 초반이고 한창 교육비,생계비가 많이 지출되는 시기이다.또한 경제 위기에 기업의 구조 조정도 빠르게 전개되면서 사십만 되어도 능력과 줄타기가 부족하면 정규직에서 도태되고 수입이 크지 않은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도 사십대에 들어서면 알게 모르게 느끼는 상황이 아닐까 한다.

 

사십대에 자신이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사회적 입지도 좋은 경우에는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목표와 세워 삶과 가치를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이끌어 가는 데에도 보통 사람들보다는 유리한 점이 많으리라 생각된다.다만 대다수의 사십대가 느끼는 삶의 지수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이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무작정 앞만 보면서 나아가려는 점에서 삶은 팍팍하고 그 지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농경 사회에서는 갖은 것이 없어도 자급자족하면서 이웃과 교류하면서 상부상조하는 미덕으로 살아가는 맛이 있었을 것이다.현대는 모든 것이 돈에서 시작하고 돈으로 끝나는 물질 만능주의의 정점에 있다보니 생각과 감정,이성과 논리가 돈과 결부된 이해관계가 대부분이다 보니 인간관계도 물질적으로 도움이 되면 합쳐지고 물질적으로 승산이 없으면 해체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실상이다.현재의 상황과 실상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살아가려고 노력을 해도 몸과 마음은 늘 지치고 나아지지 않는 점이 최대 문제점이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가족과 친지,이웃과 닫힌 마음을 열고 교류해 나가는 열린 마음을 갖고 좀 더 느긋하고 속도를 늦추면서 자신의 깊은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는 마음의 풍경을 얻어 가는 지혜를 찾으면서 버릴 것은 버리고 안되는 것은 생각을 접으면서 세상을 넓고 풍요롭게 사는 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 이 도서를 통해 얻은 최대의 수확이다.잠시 돈과 물질의 혼돈과 각박함에서 벗어나 독서와 사색,문화 생활을 하면서 삶의 진실과 의미,가치는 무엇인지를 나름대로 느껴보게 한다.

 

인생의 우선 순위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생로병사'나 '관혼상제' 등에 맞춘 전통적인 삶의 과정과 가치도 중요할테고 돈을 많이 모아서 노후에는 멋진 여행이나 레저를 즐기는 것도 삶의 목표가 될 수도 있겠다.나의 경우에는 '가까이 있는 사람을 즐겁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近者悅,遠者來)'를 설정하여 실천하려 한다.거짓된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 아닌 상대의 말을 진실로 경청하고 생각해 주는 자세와 실천하는 모습이 사람과 사람이 호흡하는 이유가 될 것이고, 상대방의 거짓과 위선,불의에는 단호히 거절하고 저항하는 상식과 정의로운 모습을 견지해 나가려 한다.

 

나를 비롯한 베이비붐 세대가 2020년 무렵이 되면 연금과 의료 보험 문제로 몸살을 앓게 될 것이다.국가의 재정적인 문제를 비롯하여 복지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한국의 10%가 90%를 지배하고 이끌어 가는 상황이다 보니 노인 문제에 대한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정책이 필요하고,개인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고 가능한 문화 생활이 이루어지면서 삶의 지수,행복의 척도도 고양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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