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을 너무도 사랑하게 되어버리면, 어느순간부터 그것이 나의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의 소유물이 되어버린다. 요즘의 서재가 그렇다. 언젠가부터 서재가 나의 것이 아니라, 내가 서재의 포로가 되어버렸다.

무엇엔가 빠진다는 것은 참 즐거운 경험이다. 하지만 그 즐거움이 도를 지나쳐서 괴로와지기 시작한다면? 요즘 나는 부쩍 '코멘트가 너무 줄었어....내 페이퍼들이 공감대를 잃어가고 있나봐...'고민했다. 그런데, 아까 오랜만에 메일함을 비우다가 깨달았다. 코멘트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내가 너무 자주 서재에 들락거리는 바람에 모일틈도 없이, 야금야금 감질나게 먹어버린(?) 것이다. 또한 나는 '일일 방문객 카운트가 줄어가고 있어....날 사랑해주던 서재지인들은 다 어디로 간거야.TT' 슬퍼하곤 했다. 아까 애마태우스님의 4000 hit를 축하해주다가 깨달았다. 내 일일 방문객은 별 변동이 없는데, 급격히 증가하는 애마태우스님의 방문객 카운트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것이다. ^^;;;

그리고 결정적인 사실을, 한 가지 더 깨달았다. 내 서재가 나의 공간, 나의 즐거움이 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저 숫자놀음에 놀아나지 않아야한다는 사실. 코멘트 숫자에 연연하고, 방문객 카운트에 연연하게 되면, 내 속에서 우러나는 페이퍼를 쓸 수가 없다. 좀 더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 화려하게 꾸미게 되고, 그것이 쌓이면 내 서재는 나만의 색깔을 잃어버리게 된다.

남들은 일찌감치 잘도 깨닫는 저 사실을, 난 왜 오늘에야 깨달은거지. -.- 자, 다시 한 번, 어깨에 힘을 빼고, 좀 더 주체적으로! 서재, 너, 너무 자만하지 마. 난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냐.^___^

ps. 결심한 참에, 리뷰도 좀 더 열심히 써야겠다. 왠지, 아주 잘 써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서 리뷰를 제대로 못 썼다. 리뷰와 독후감의 차이점이 뭔데. 내가 왜 리뷰 쓰기를 즐겨했는데. 이제와서 새삼 '독후감'을 쓰려 했다니.... 나, 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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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03-23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트수 세는 것의 희열..보다는 불안감과 초조함...첨 인터넷에 발 들여놓은뒤 알게된 숨기고 싶은 그 심리..결코 다시 느끼고 싶지 않기에....요즘은 의식적으로 외면합니다. ^^;; 맘 편하다..싶었는데, 가만 보니..음, 저는 셀 정도가 안되기 때문에, 외면한게 아닐까 싶기두 하네요..ㅋㅋㅋ

ceylontea 2004-03-23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요즘은 혼자 서재에서 놀기(머 별로 들어올 시간도 없지만서요...)를 합니다..
숫자는 안 본지 오래 되었구... 다른 님의 서재에 놀러가도 말없이 읽고 오는 경우가 더 많네요.. 서재에 페이퍼 쓰기.. 그냥 모아 놓은 페이퍼들이 혼자 읽더라도 자기 만족이랍니다.. ^^
그리고.. 가끔 들러서 읽어주시고 코멘트 남겨주신 분들이 고맙구... ^^
"그럼 됐지 머." 하고 생각하고 있지요.

연우주 2004-03-23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너무 신경쓰면 맘만 상해요...^^; 저 역시 그랬던 것 같아요. 괜시리 신경쓰고 맘 상해하고. 초월해야 하는데...^^

비로그인 2004-03-23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두 제가 서재에 먹혀버릴꺼 같은 생각이 들어서, 좀 거리를 두고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잘 안되더라구요. ^^ 처음에 그랬듯이, 서재를 '즐기도록'해야되는데 말이죠. 호호~

책읽는나무 2004-03-24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멘트수가 줄었다는건 있잖습니까??....인기서재에는 여러명이....것도 타인이 보기엔 다른 친해보이는 분들끼리의 대화같다는 생각에 감히 끼어드는듯한 쭈뼛함이 일어 가끔씩 그사이에 코멘트 남긴다는 그기분이 저어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저같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그리고 토탈수의 합계보다는 그날의 일일 방문자수에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싶네요...물론 토탈수도 중요하겠지만....일일 방문자수의 대소비율보다는 하루 평균치의 숫자라는게 있는데....그수를 넘었다면....단골손님들은 그러니까...꼭 올사람들은 왔다 갔다는 얘기가 되거든요....ㅎㅎㅎ....전 숫자에 연연해하지 않으리라~~ 마음 먹은 뒤부터는 그하루 평균치를 본답니다....그러면서...'아~ 내손님들 다들 왔다,갔구나!!'뭐 그렇게 마음먹죠!!..ㅎㅎㅎ...(지금 이시각에 님의 하루방문자수가 거의 뭐 나의 하루방문자수군요...ㅋㅋ) 나를 정말 보고싶어하는 이들....그들이 더욱더 소중한 분들이 아닐까요??...이렇게 적고보니 나를 소중하게 보아달라고 응석부리는것 같군요...^^...그리고 저도 가끔씩 내페이퍼 내가 꺼내서 읽어보곤 하는데.....거 혼자 노는거 무지하게 재밌습니다요....내리뷰 꺼내서 읽어보기도 하구요...그러면 옛날에 쓴걸 보면 정말 웃음밖에 나오질 않습니다....좀 창피하기도 하구요....내서재에서 나혼자 놀기!!...것도 서재를 무지하게 사랑하는 방법 아닐까요??....전 실론티님의 혼자 서재에서 놀기에 한표 던지겠습니다...^^

진/우맘 2004-03-24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런데, 어제 이 글 쓰고 퇴근하는 길에 생각해보니까, 서재에 선전포고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지고들어가는 거 아닌가...싶더라구요. ^^;;;
여하간, 이 글 쓰고는 마음이 상당히 편안해진게 사실입니다.^^

sooninara 2004-03-2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하루 단골수...맞네요..저도 방문자가 10명이 되면 올사람은 대충 왔구나라고 생각한답니다..^^
 

ESFP (사교적인 유형)

친절하고 수용적이며 현실적이고 실제적이다. 어떤 상황에도 잘 적응하며 타협적이다. 선입견이 별로 없으며 개방적, 관용적이고 대체로 사람들을 잘 받아들인다. 주위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알고자 하고 또한 열심히 참견하고 끼어든다. 다른 사람의 일이나 활동에 관심이 많으며 새로운 사건 혹은 물건에도 관심과 호기심이 많다. 이론이나 책을 통해 배우기보다 실생활을 통해 배우는 것을 선호한다.

ESFP선호형은 추상적 관념이나 이론보다는 구체적 사실들을 잘 기억하는 편이다. 논리적 분석보다는 인간중심의 가치에 따라 어떤 결정을 내린다. 그러므로 동정적이고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고 때로 재치가 있고 꾀가 빠르다. 특히 사람들을 접하는 일에 능숙하다. 사람이나 사물을 다루는 사실적인 상식이 풍부하다.

물질적 소유 및 운동을 비롯하여 실생활을 즐긴다. 상식과 실제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의 일을 선호하는 경향이다. 보기를 들면 의료분야, 판매, 디자인, 교통과 유흥사업, 비서직과 사무직, 감독직, 기계를 다루는 분야 등이며, 여성들은 간호직에도 많다. 때로 조금 수다스러울 수도 있으며 깊이가 결여 될 수 있으며, 즐기는 자체를 좋아해서 필요한 일의 추진이나 마감일을 놓치기 쉽다. ESFP형은 어떤 조직체나 공동체에서 밝고 재미있는 분위기 조성 역할을 잘한다.

ESFP형들은 우호적이고, 적응력이 있는 현실주의자들이다. 그들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에 의존한다. 그들은 주위의 사실이 무엇이든 간에 그대로 수용하고 사용한다. 그들은 무엇을 해야한다는 강제성을 요구하기 보다 모든 사실을 파악하게 되면 만족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SFP형의 결정은 '사고기능'의 논리적인 분석보다는 '감정기능'의 개인적인 가치관에 의해 내려진다. 그들의 감정기능은 그들이 재치있고, 동정적이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인간 관계에 특히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게 한다. 규율적인 면에서는 관대하여, 조종이나 통제를 받기보다는 자유스러움을 선호한다.

ESFP는 삶을 즐기며, 그래서 그들은 좋은 친구가 된다. 물질적인 소유를 좋아하므로 그것을 얻기위해 노력한다. 그들은 좋은 음식, 의상, 음악과 예술을 즐긴다. 또한 운동과 스포츠를 좋아하며 참여하기를 즐긴다.

삶의 방향감각, 가치관이나 자기의 주장을 이끌고 나가는 판단기능을 개발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외적인 것에 집착할 가능성이 있다.

<ESFP가 만족하는 일이나 작업환경>
실제적인 경험을 통해 배우는 일.

다양하며 재미있고 자발성을 지니며 활동적이고 사교적인 환경에서 여러 사람들과 일하는 것.

나의 열정과 에너지와 현실적인 관점을 나눌 수 있는 느긋하고 사교적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일.

우호적이며 편안한 환경.

나의 열심히 일하는 것과 좋은 의도를 보상하고 나의 기여를 인정받을 수 있는 일.


<강점>
상식이 매우 풍부하며 실제적이고 현실적이다.

활동적인 직업을 즐긴다. 변화와 다양성에 잘 적응한다.

일터에서 생생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창조해낸다.

훌륭한 의사소통가이다

동료와 내담자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단점>
행동에 대한 의미를 예견하거나 미리 계획하지 않을 수 있다.

충동적으로 보일 수 있으며 쉽게 유혹받고 주의가 산만해 진다.

잠깐 동안이라도 혼자 일하는데 어려움을 가질 수 있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훈련시키는데 어려움이 있다.

행간을 읽거나 담겨있는 의미를 보는데 어려움이 있다.


<ESFP는 이럴 때 일할 맛이 난다 >
자신의 실질적 경험을 통하여 배움을 얻을 수 있을 때

자선이나 기부 등의 간접적인 방법보다 자신의 직접적인 행동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을 때

활동적이고 사교적인 기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일할 때

다양한 사람들과 활발한 접촉을 필요로 하며 재미있는 상황이 많이 연출될 때

갈등상황을 유머와 재치로 슬기롭게 반전시킬 필요가 있을 때

자신의 능력으로 긴장을 완화 시켜 협조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때

자신의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현실적 관점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친분을 맺고 함께 일할 수 있을 때

자신이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사람들이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일 때

권모술수와 같은 것이 개입되지 않고 우호적이고 편안한 상태에서 일할 수 있을 때

자신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하여 사람들이 공로를 인정하고 감사하다고 느낄 때

관료적이거나 진부하지 않으며 제약을 별로 받지 않을 수 있고, 날마다 재미있고 놀라운 일들이 자기 주변에서 벌어질 때.


■ □ □ □ □ □ □ 주의하고 개발할 점 □ □ □ □ □ □ ■

■ 논리적이고 분석적 기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 일과 레크리에이션을 잘 조정하여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 시간관리에 노력할 필요가 있으며, 일을 시작하기 전에 전체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 주관적 데이타를 지나치게 강조하지 말라.

■ 시작한 일을 끝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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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3-23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어...내 속을 탈탈 털어서 글로 써 놓은 것 같은 분석이군요. 자료제공하신 우주님, 고맙습니다.
MBTI, 굉장히 흥미로운 검사입니다. 올해 안에 본격적으로 배워볼 예정인데, '시간관리에 노력할 필요가 있으며 시작한 일을 끝내지 않는 경향이 있는' 저.... 결과가 어떨지.^^;;;

마립간 2004-03-2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의 생각ESFP과 저의 ISTJ을 섞어서 반으로 나누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각자의 개성이 없어지겠지요.

진/우맘 2004-03-23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마립간님처럼 똑똑한데다가, 저같이 끼어들기를 좋아하면....
왠지, 아주 재수없는 인간이 떠오르는걸요. -.- 아무래도 안 되겠죠? ^^

연우주 2004-03-23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우맘님 사실 엠비티아이보단 요즘 에니어그램이 더 나아요. 전 그게 더 정확한 것 같아요~~~^^
 

나무는 사람과 참으로 닮았습니다. 그 뿌리는 우리의 다리와도 닮았고, 기둥은 몸, 수관은 머리, 가지는 팔과 유사하지요. 모습만이 아닙니다. 씨앗-꽃-열매-다시 씨앗...그 재생적인 성정과정은 인간의 성장과 발달을 놀라우리만큼 정확하게 은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무에서 인간 발달의 의미를 찾아보려고 했지요. 그렇게 생겨난 것이 바로 <나무그림검사>입니다.

사실, 별거 아닙니다. 모든 그림 검사가 그렇듯이 나무그림검사 역시 집단 무의식에 기초하고 있으니까요. 집단무의식, 즉, 그림을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의 감정에 약간의 연구를 가하고 통계적인 결과를 첨부해서 나온 것입니다. 게다가 제가 본격적으로 공부한 것이 2001년이었던 터라, 더더욱 중언부언할 것 같은데... 그래도 이해하세요.^^

검은비님의 나무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소망(?)은 사실 오래된 것입니다. 제가 egogram checklist를 바탕으로 한 심리검사 결과를 알려드리러 처음 서재에 방문했을 때, 님의 나무그림을 처음 보았지요. 눈에 확 들어온 것은 가지였습니다. 끝이 뾰족하게 모아진 가지는, 제가 <자기 보호를 위한 타인 공격>이라고 필기하고 책에 그려놓은 모양과 똑같이 생겼더랬죠. 그 때 어줍잖게 느꼈던겁니다. 아, 이 분...글은 거칠고 담대한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상처입기 쉽고 마음이 약한 분인가보다...하구요. 그런데, 처음 만나서 대뜸 그런말을 할 수가 있어야 말이죠.-.- 짜장면을 비비느니 어쩌니 하던 말들은, 열심히 친해져서(열심히 친해져?) 격이 없는 사이가 되면 저 얘기를 묻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답니다. 지금은 우리, 많이 친해졌죠? 맞나요?^^;;
그런데, 그 뾰족하던 가지가 지금은 많이 둥글어졌습니다. 저는 이 변화가, 성이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제가 그렇더군요. 예전에는 타인의 시각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상처입는 것을 너무도 두려워했는데, 아이가 둘이 생기니, 아줌마 정신이라고나 할까요.... '뭐, 할테면 해 봐라!'하는 배포가 생기더라구요. 그만큼 피붙이는 큰 <믿는 구석>입니다. 지난번 심리검사 때도, 검은비님은 양육적 어버이로서의 자아 점수가 아주 높았지요? 엄마가 되면서 세상과 좀 더 친해지신 것은 아닌지.^^ (ㅎ...선무당의 단점 중 하나로, 결과에 자신의 생각을 끼워 맞추려고 합니다. -.- 저 위의 그림이 아래의 그림보다 전에 그린 것이 맞기는 한지... 그래도 한 번 생각해 봐 주세요. 어? 내가 예전에 그렸던 나뭇가지들이 지금보다 더 날카로웠나? 하구요.)

제가 본 님의 그림 속의 나무들은(그래봤자 세 개^^), 밑둥이 모두 저렇게 생겼습니다. 나무의 뿌리는 보통 시간으로는 과거, 의식으로는 본능, 혹은 무의식의 세계를 나타내지요. 그림에서 나무뿌리가 부각되는 사람들은 충동적이고 과거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님의 경우는 지나치게 싹둑, 잘려 있지요? 지면 위에 나무를 얹어 놓은 듯한 그림 속에서는, 나타나지 않았기에 더욱 강렬하게 존재감을 발산하는 뿌리가 느껴집니다. 마치, '난 과거 따위에 연연하지 않겠어! 무의식이라니, 내 알 바 아니지!'하고 결심한 것처럼 말이죠.

그러던 차에 이 그림을 보았습니다. 거꾸로 나무라...말 그대로 거꾸로 서 있는 나무이지만, 어찌 보면 뿌리 같지 않습니까? 플라시보님이 뇌 이야기도 하셨는데, 마치 내 머리 깊은 곳, 무의식 속으로....무의식 속으로.... 집요하게 파고 드는 나무의 뿌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와는 상반되게, 내 무의식 깊은 곳까지 샅샅이 훑어보고 싶다는 욕망의 뿌리가요. 

그리고, 님의 그림에서 나무는 대부분 두 그루가 함께 그려집니다. 두 그루의 나무가 나타나는 경우는 불안감과 의존 성향을 나타낸다고 볼 수도 있지요. 그런데, 님의 경우는 약간 다르게 보고 싶어요. <분열된 자아, 이중의 자아에 대한 탐구>는 어떨까요? 누구나 그렇지요. 남에게 보이는 자아와 내가 생각하는 진짜 자아는 다릅니다. 하지만 대개 그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질 않고, 적정선에서 타협을 해버리기 일쑤죠. 그런데 님은 요즘도 가끔 그런 사실에 대해 생각해 보시나봐요. 특히 맨 아래의 그림이 그렇습니다. 비슷한 두 나무, 그러나 색깔이 상반된 두 나무는 <내 속에 공존하는 두 자아>가 화면에 나타난 듯 해요. 대부분의 예술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 그런가.... 화가 중에도 그런 그림을 그린 사람이 많습니다. 실레나 고흐도 두 나무를 함께 그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보통 사람과는 다르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에 대해 치열히 고민하는 점, 바로 그것이 매력적인 예술품을 잉태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아닐까요?

사실, 제가 배운 것은 어린이들의 그림을 바탕으로 한 미술치료입니다. 성인, 그것도 멋진 화가의 그림에 대해 말해보긴 처음이예요. 심리분석, 이라고 말하기도 어설프군요. 그냥, 님의 멋진 그림에 대한 제 감상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그래도 궁시렁 다이어리에 파뭍기에는 쪼금 안타까우니....심리검사 카테고리에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짜장면은 계속 비벼집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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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03-2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저 소싯적 꿈이 정신과 의사 내지는 심리학자였는데..정말 멋있는 분석임다. 그림에도 새삼 감탄하구, 저렇게 분석하신데 우와~~...글구, 아이를 나으면서 둥글어지고, 배포가 넓어진다..에 한표!

책읽는나무 2004-03-24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섬세함을!!.....전 가끔 심리검사하시는 분들 참 대단하고 존경스럽고 동경이 대상이란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나는 그냥 대충,평범,쓰윽 훑어보고 있는사이.....똑같은 시간에 심리검사자들은 세심,분석,꼼꼼하게 보고 있었다는것이 참 놀랍더군요...^^....어찌하였든 님의 말씀에 동의하게 되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당사자는 어찌 생각할지 몰라도...^^....나중에 울아이도 그림을 좀 제대로 그리게 된다면 한번 문의해보고 싶네요....하~~ 내그림 문의가 더 빨를래나??....ㅎㅎㅎ

진/우맘 2004-03-24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그림 검사(검사랄 것도 없지만^^)하고 싶으시면, A4용지에 연필로 나무를 한 그루 그리세요.(지우개는 쓰지 마세요) 그런 후에 스캔하거나 디카로 찍어 올리심, 간단한 정보 제공은 가능합니다. 에고그램 체크리스트보다 시간도 얼마 안 걸리니, 제 걱정은 마시구요.^^

진/우맘 2004-03-2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사례공부....들켰다.^^;;
그렇군요. 너무 이론에 치중했어요. 사실은, 그나마 이론에 치중하면 내 멋대로 잘못된 결론에 이르는 것을 지양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소심함이 저변에 깔려있었답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에는 2년 과정에 들어갑니다. 내공도 더 쌓고, 검은비님과 더 비벼진 뒤에(흠...왠지 에로틱하게 들리는^^;;;) 재도전 해보지요.^^
 

젊은 느티나무님을 마지막으로 심리검사 페이퍼가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였습니다. 그 이후 얼마간은 혹시 내가 놓친 코멘트가 있나 들락거렸는데, 그것도 잠시, 주인장에게조차 버림받은 페이퍼가 되고 말았죠. 그/런/데... 오늘 왠지 뒷골이 찌르르한 느낌을 받으며 들어가보니, 자그마치 한 달 전에 코멘트를 달아놓으셨군요!!!! 답변 없는 저를 얼마나 야속해 하셨을까.... 한 번 물어나 보시지...TT 머리에 시동 걸고, 오랜만에 열심히!!!

초심으로 돌아가서, 본 체크리스트에 대한 설명을 드리자면, Ego- Gram은 미국의 정신과 의사 Erick Bern이 1957년에 개발한 교류분석 (Transational Analysis)을 바탕으로 J. Dusay가 1972년에 만든 심리검사 도구입니다. TA이론은 사람은 자기의 내부에 부모(Parents),성인(Adult), 아동(Child) 3가지 부분을 갖추고 그것에 의해 인격이 형성된다고 보고, 이것을 자아상태라고 명명하였답니다.

CP 10. critical. parent의 약자입니다. <비판적 어버이로서의 자아>지요. 얼마나 비난, 편견, 징벌, 강압, 배타와 같은 단어와 친한지 알아보는 점수입니다. CP가 높게 나온 분들은 이상이 높고 독선적이거나 완고한 성격이 많지요. 10점이라면 일반적인 수준으로, 특별히 관용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배적이지도 않은...이상적인 범주 내에 계십니다.

 NP 15. nuturing parent. <양육적 어버이로서의 자아>입니다.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마음이 착하고, 돌보기를 좋아하며 타인에게 쉽게 공감합니다. 다른 사람을 기본적으로 좋게 보려는 마음을 갖고 있지요. 15점인 치카님이 딱 저렇지 않을까요? 그런데, 장점이 많기는 하지만, 아이를 키울때는 간혹 지나친 과보호를 하게 될 우려도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A 11. adult. <성인 자아>입니다. 얼마나 정서적이거나 비판적이지 않고, 사실과 실제에 바탕을 두는가를 알아보는 점수입니다. 점수가 너무 높으면 자칫 기계적이다, 혹은 차가운 사람이다...는 말을 듣게 될 수 있구요, 너무 낮은 경우는 즉흥적이고 주관적이어서 아이들에게는 인기가 많겠지만, 보수적인 성인 집단이나 직장에서는 인정받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A점수가 균형을 잘 잡고 있으면, 현실감각을 잃지 않고 생활을 잘 꾸려나갈 수 있는 자아상태인 것이죠. 11점이면 아주 이상적인 상태입니다. 적당히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분이세요.

 FC 13. free child.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입니다.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놀기 좋아하는 행동파로, 자발적이고 창조적이지요. 13점인 치카님도 상당히 <개방적>인 편입니다. 본능과 직관에 따라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세요. 노래방에서 노래부르라고 하면 한 번 이상은 안 빼실걸요?

 AC 10. adapted child. <적응된 어린이 자아>입니다.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훈련된 정도, 얼마나 자기 표현을 억압당하며 자랐는가를 보여줘요.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의존적이며 자기비하가 심하고, 그렇다고 너무 낮으면 독단적이기 쉽지요. 10점이면 역시, 이상적인 범주 안에 속하십니다. 독립적으로 바로 설 수 있는 자아상태예요.

전반적으로 어디 한 군데 나무랄데가 없군요.(오해하지 마세요, 검사결과가 늦었다고 그러는 거 아녜요~^^) 타인에게도 너그럽고, 적당한 자신감도 있으면서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실 것 같은 분입니다. 검사 결과가 늦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어...많이 바쁜가. 아님 못 봤나... 한 번 얘기해 볼까? 아니, 때 되면 해 주겠지.^^' 뭐, 그정도의 생각만 하셨을 뿐, 저를 욕하거나 짜증을 내진 않으셨을 것 같아요.^^;;;; 특별히 본인의 성격 때문에 손해보고 산다거나, 난 왜 이렇게 생겨먹었을까...하는 류의 고민은 별로 안 해 보셨죠?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는 균형잡힌 자아상태의 소유자이십니다. 그래, 난 성격이 재산이다! 하는 기분으로 오늘 하루도 즐겁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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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3-23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삐지셨나본데요, 제가 그냥 던지겠습니다. 휘익----

ceylontea 2004-03-23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그러시면.. 진/우맘님이 마태우스님을 더 미워하실지도 몰라요... 흐흐

진/우맘 2004-03-23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글 주인은 아직 구경도 안 한 것 같은데, 객들이 와서 두런거리고 있음 어떻게해요!!!
그리고, 마태님 던진 돌은 놀라운 운동신경으로 피했습니다. -.-;

ceylontea 2004-03-23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리는 시누이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라는 말이 저 위에 코멘트 달면서 생각나서 주저주저하면서 글을 썼었는데... 어른들 말씀 틀린 것 하나 없군요...
ㅠ.ㅜ
오히려 마태우스님은 비껴 가시고.. 제가 진/우맘님에 매를 맞은 것 같아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저 맵집 좋아요... ^^ 히히...chika님 빨리 데불고 와야겠네...

마태우스 2004-03-23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운동신경이 꽤 좋으시군요. 역시 멋진 분이라니깐요!! 알죠? 저 술 마신 거. 아니면 이시간에 왜 제가 이러구 있겠습니까...

chika 2004-03-24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저 왔어요~
처음 코멘트남긴 며칠은 결과 나왔나~ 하며 맘졸이고 드나들다가, 진/우맘님 말처럼 검사해달라고 메모를 남기까 어쩌까.. 궁리하다 그냥 뒀어요.. 히히 결과가 나오면 재밌을꺼고 안나와도 머...(사는데 지장 없쟎아요~ ㅋㅋㅋㅋ)
그보다는 제가 좀 소심해서리... 으하핫~ ^^
흠,, 글고 너무 좋게 말씀해주실라고 한거 같아서 내가 거짓말로 검사했나..? 라는 생각도 좀 드네요. 엉뚱한 짓은 많이 하긴 하지만... 노래방엔 안간답니다. 노래부르라 그러면 죽어라~~빼지요.. 우리나라에 보기 드믄 음치라서리.. ㅋㅋㅋ
아, 다들 회의땜에 바쁜가봐요~ 가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당신은
ESFP
형 입니다.


 

E 의 성향 : 43%
S 의 성향 : 4%
F 의 성향 : 86%
P 의 성향 : 32%

아래의 결과를 복사해서
게시해 주세요. ^_^

E S F P
43 4 86 32

사교적이고 태평스럽고 수용적이고 친절하며, 만사를 즐기는 형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일에 재미를 느끼게 한다.
운동을 좋아하고 주위에 벌어지는 일에 관심이 많아 끼어 들기 좋아한다.
추상적인 이론보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잘 기억하는 편이다.
건전한 상식이나 사물 뿐 아니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라는군요. 뭐, 운동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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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4-03-23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f시군요...^^ f이실거라고 생각은 했지만서두요...^^

연우주 2004-03-23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F가 엄청 높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