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어졌지만, 오프모임 보고를 안 할 순 없겠지요?
토요일, 길 찾아갈 자신도 없고 퇴근 후 6시까지 뜨는 시간을 버리기도 아까워서, 풍월당 나들이를 제안했던 매너리스트님께 전화를 했습니다. 마침 스윗매직님의 발표회에 가려 했다기에 합류를 약속했지요.
2시 30분, 매너님은 일정에 약간 차질이 생겨 발표회장에서 직접 만나기로 하고, 단비님과 삼성역에서 만나 섬유센타 건물을 찾았습니다. 스윗매직님께 문자를 날린지 얼마 후, 두둥~~ 우리 앞에 왠 미녀가 수줍은 듯 웃으며 나타났습니다. @.@ 매직님은 정말이지, 이미지로 걸어놓은 인형과 흡사하리만치 미인이셨습니다!!
쌍꺼풀 진 눈, 오똑한 콧날에 도톰한 입술, 머플러를 멋진 각도로 두른 깔끔한 정장 차림의 매직님을 보고 눈이 튀어나올 뻔 했지요.
발표회의 성격을 몰라 미안하게도 빈 손으로 간 우리에게 맛있는 커피까지 사 주셨어요.
조금은 낯을 가리는 성격인지 다변은 아니셨지만(사실은, 조금 떨려 보이기도...^^) 서재에서 보여주신 재치가 말씀 도중에도 언뜻언뜻 엿보였죠. 단비님, 매너님의 강력 동의도 얻었듯이, 서재의 원조 미녀 마냐님과 매우 닮으셨답니다. 두 분이 나란히 앉아 언니 동생 하는 모습을 언젠가 꼭 보고 싶어요.^^
매직님을 압구정동까지 질질 끌고 가고 싶었지만....흑흑, 나쁜 학회는 우리 미녀를 놓아주지 않았답니다. 후일 부산나들이를 기약하며 안타깝게 헤어졌지요.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어찌나 정이 들었던지.^^
매너, 단비, 진/우맘은 삼성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압구정역에 내렸습니다. 혹시 스타벅스에 미리 오신 분이 있으면 모셔가고, 매너님이 고대하던 풍월당 나들이도 하고...겸사겸사요.
기다리는 분의 전화가 없기에 그냥 건너편의 풍월당으로 발걸음을 옮겼지요. 국내 유일의 클래식 전문 음반점이라는 풍월당은, 매너님의 칭찬대로 더군요. 클래식에 문외한인 저였지만, 나무냄새와 커피냄새가 어우러진 품위 있는 실내 분위기는....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구석구석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어요.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이 반가워서, 한 컷

모르는 게 없는 똘똘이 스머프, 매너님에게 노플래쉬 상태에서 사진 안 흔들리는 방법도 배우고....매너, 왜 웃어가지고 나의 걸작 사진을 망치는거야?!

무리해서 걸은 단비님은, 코너의 쉬는 자리에서 우아하게 신문도 보고...
전화가 온 판다님과 합류, 우리는 현대정육센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가만...기억을 더듬어보자.....찌리릿님, 조선남자님, 마녀물고기님, 단비님, 진/우맘, 판다78님, 몽상자님, owave님, 매너리스트님, 에피메데우스님, 마태우스님, 스텔라님, 느림님, 수니나라님, 깍두기님....어, 몇몇이 빠진 것 같은데....다 부른 거 맞나요? 이틀이 지났더니만....TT
여하간, 맘 고생이 심하셨는지 조금 푸석한 모습의 찌리릿님, 서로 갈구는(?) 척 하지만 깨소금 냄새가 폴폴 나는 조선남자님과 마녀물고기님, 병아리 색 재킷의 단비님, 타래판다처럼 귀엽고 성격도 끝내주는 판다님, 조용한 내공이 느껴지는 nowave님, 여전히 멋있는(스니커즈 하나 먹었다고...ㅡ.ㅡ;) 매너리스트님, 꺅! 아직 젖살이 남은 머리 속에 그렇게 심오한 지식이 쌓여있다니! 놀랍기만 한 에피메데우스님, 화려한 등장(들어오다 문지방에 걸려 넘어지심!ㅋㅋ)으로 판다님의 마음을 빼앗아버린 마태우스님, 우아하고 차분하신 스텔라님, 항상 편안한 모습의 느림님, 유쾌발랄 아줌마 얼짱 수니나라님, 오오~~~ 장성한 딸아이의 엄마라고는 믿기지 않는 깍두기님까지!
오랜만이라 반갑고, 새로이 만나 더 반가운 분들과 맛있는 고기를 양껏 먹었습니다. 먹고 떠드느라 정신이 없어 카메라를 들이밀지도 못했어요.^^
그리고는, 2차 장소로 출발~

2차에서는 연보라빛 우주님도 합류, 참, 제가 떠난 후 슬로우니스님도 오셨더랬죠. nowave님은 바쁜일이 있어 가셨지만요. 여전히 즐거운 알라디너들. 정말이지, 처음 만나는 사람들 같지 않게 쿵짝이 맞아서는.....도끼 자루 썩는지도 모르고 담소에 여념이 없습니다.

컴컴한 데서 급하게 찍어서 건질 사진이 별로 없네요.^^ 어, 그런데 마태님, 눈에 빨간불까지 켜시고..... 강렬한 레이저를 쏘는 방향, 누구십니까? (좌로부터 수니나라, 마태우스, 찌리릿, 조선남자 - 미남인 조선남자님, 망가뜨려 죄송~)

위치상 대략, 느림님이나 스텔라님인데....안 돼요, 안 돼. 스물 여섯 미녀가 알면 어쩌려구요!!!
(왼쪽 상단부터, 열심히 얼굴을 가리는 마녀물고기님, 느림님, 아련한 눈빛의 스텔라님. 아래의 저 뽀얀 피부와 아리따운 손목의 주인공은 판다님.^^)
아.....이 다정다감한 분위기를 뒤로 하고...아줌마 신데렐라는 시계를 보며 떠나야 할 때가 되었으니....흑흑.
진/우맘 가라사대, "내가 떠나려 할 때는 막지 말라."
술도 사람도 너무너무 사랑하는 저로서는, 최대한 버틸만큼 버티다가 안녕을 말하건만, 속 모르는 이들은 옷자락을 붙잡더라구요. 그러시면 아니되어요. 가정의 평화를 지켜야죠.^^
그래도, 정겨운 이름, 그 모습들을 되씹느라 귀가길은 즐거웠습니다. 파란여우님께 문자로 모임 보고를 해 드리기도 했지요.^^
언제나 즐거운 알라딘 오프 모임, 그 일등 공신은 든든하고 따뜻한 물주 마태우스님이 아닐까 싶네요 맛난 고기 사 주시고 장소 물색하느라 뛰어다니신 마태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며.....길이길이 준재벌로 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______^
6:15 덧붙임 ---- 길을 가다가 지나가던 연인을 무심히 봤다. 속으로 생각했다. '저 남자....몽상자님 닮았네.' '........' "꺄악!"
길 복판에서 짧은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참석자 명단에서 몽상자님을 빼먹었다! 어쩐지, 판다님 옆구리 쪽이 좀 시릿시릿 하더니만...TT
몽상자님 미안해요. 그토록 잘생긴 님을 빼먹다니! 으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