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아까 저녁에 식구들이 둘러 앉아 삼겹살 파티를 할 때까지만 해도 분명 기분이 괜찮았다.
진/우의 소란이 좀 유난스럽긴 했지만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몸살이 오려는지 계속 찌뿌등한 컨디션 때문에 미루고 미루던 학교신문 일도
하루만에 몰아 놀라운 스피드로 착착 처리해서, 내심 스스로의 유능함에 뿌듯해하는....
공주병스러운 저녁이었다.

문제는 식후. 남편과의 한판승부에서.
울 부부가 공유하는 몇 안 되는 취미 중 하나가 바로 카드게임, 훌라.
좀 불건전한 동아리(?) 커플인지라, 대학다니면서 즐겨하던 추억의 카드게임을 아직도 가끔 즐긴다.
물론, 현금이 오가는 살벌한 전쟁이다. ㅡㅡ+
(주머니 돈이 쌈짓돈? 그딴 거 없따!!!)

평소 승률도 워낙 낮긴 하다. 고스톱도 훌라게임도 대략.....잘 봐줘도 8:2 쯤 되려나? ㅠㅠ
(승률 20%의 게임에 왜 돈을 걸고 덤비냐고 물으면.....그래서 도박이 무섭다 할 수 밖에. 에혀.....)
헌데 오늘 저녁은 좀 심하더라.
그냥 돈을 잃는 게 문제가 아니라, 도신이 나를 골탕 먹이려고 작정을 한 듯!!!!!!
승리의 문전까지 살랑살랑 몰아갔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어이없이 남편 손을 들어주기를 십 수회,
결국 어느 순간, 나, 성질 못 이기고 판 엎었다. ㅡㅡ;;;;

판만 엎었으면 다행이게, 구경하며 놀던 진/우에게 성질 부리고, 이불 뒤집어 쓰고 빽빽거리다가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
흑........결국, 쪽 팔려서(이건 부끄러운 수준이 아니다. 진짜 쪽 팔린거다ㅠㅠ)
이불 못 벗고 그대로 잠들어야 했다. 흑....흑....흑...........

그렇게 초저녁에 잠들었다 연우의 만행(무슨 만행인지는 기운딸리니 설명 생략)에 들깨워져서,
결국, 새벽녘에 이러고 앉아있다.

아....아....아........................
아까는, 순간, 내가 정신과를 내방해야 하는 히스테리 환자가 아닌가 생각되었고,
지금은....................오로지,
쪽/팔/릴/뿐.

여하간, 아니지, 내가 이 이야그를 하려고 시작한 게 아닌데,
알라딘 들어왔다가 요 제품을 발견, 지르고 나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

항상 사려고 벼르던 제품인데, 삼만사천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턱하니 나와있지 무언가! 얘 친구인 바구니 없는 6단은 이만칠천오백원인가...? 그렇다. 우히히.

침대머리맡, 화장대 위에 빼곡히 책이 흩어져 있는 울집에 꼭 필요한 아이템이다.

그나저나....조울주기가 이렇게 짧아져서야. ^^;;;
조만간 머리에 꽃 꽂고 들로산으로 누비게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바이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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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12-09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님도 욱~하는 성격이 있으신가 봅니다. 울 아버지도 성격은 온순하신데 친구분들과 화투 치시다 가끔 열 받아서 씩씩거리곤 하셨다고 엄마가 이야기 해주신 적 있거덩요..^^;
이 책꽂이 님도 장만하시는군요. 그림책 있는 집에 많이 있으실 듯~(아쉽지만 우리집은 공간 절대 부족으로 못 들여 놓음..ㅡㅜ)

바람돌이 2006-12-09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원래 도박이란 것이 10원짜리 고스톱에서도 피튀기는 설전이 벌어지거늘.... 저도 친구들이랑 할때는 차마 판을 엎어보지는 못했으나 옆지기랑 할때는 수없이 판을 엎었더이다. 심지어 신혼여행 첫날밤에 절값 받은거 반으로 나눠서 맞고를 쳤다가 판업고 열받아 잠들었던 기억도 있건만.... ㅠ.ㅠ
아 글구 저 철제책꽂이는 저희집에도 있는데 저는 훠얼씬 비싼 가격으로 샀더이다. 갑자기 진/우맘 유쾌지수가 무진장 올라갈 것 같은기분이.... ^^;;

ceylontea 2006-12-09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흐흐.. 그래도 저 철제 책꽂이는 잘 지르셨어요.. 저희 집은 공간 부족인데도 들여놓아 잘 활용은 못하고 있으나.. 조만간(언제?? --;; 빨리 이사를 해야징..--;;) 활용해야겠어요..--;;

깍두기 2006-12-0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마태우스 2006-12-09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면 약이 오르고 그래야 도박의 재미가 있사옵니다.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이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Mephistopheles 2006-12-0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봐도 포커페이스 수련이 필요하실 듯 합니다..키득키득..
훌라 치시면서 거울을 종종 들여다 보세요..어쩌면 좋은 패 들어
올때 묘한 얼굴표정의 변화가 보일지도 모릅니다..
(왼쪽 입꼬리 씰룩..이라던지...오른쪽 눈커플 파르르 떨리는 현상
이라던지..그걸 캐치해서 남편분이 계속 이기는 걸지도 몰라요..^^)

반딧불,, 2006-12-09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훌라도 치시고 좋군요.
저흰 애초에 싸움이 안되어서리..;; 아이들 보드게임은 간혹 합니다^^
그나마 게을러서 요것도 안하고 있긴하네요.ㅎㅎㅎ
(참, 저흰 게을러서 저 책장 필요없어요. 그저 책 많이많이 들어가는 책장이 최고^^)

세실 2006-12-09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울고 불고...그러다 금방 헤헤 거리고~~ 뭐 저두 그렇답니다. 문제가 아니고 보편적인 아줌마의 행동일꺼라는 합리화 하고 있습니다.

무스탕 2006-12-10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신랑은 제가 어쩌다 고도리 한판 돌리자~~! 해도 안 놀아 줘요 -_-
같이 놀아주시는 분이 계셔서 좋으시겠어요 ^^

프레이야 2006-12-1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무지 귀여운 거 아시죠? ^-^

2006-12-13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방.울.이 2006-12-19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흐흐.....요 책꽂이 판매자입니다.
평소에 늘 바빠서 리뷰도 제대로 확인못하고 살았는데요. 오늘밤 애기업고 컴 켰습니다.
우선, 넘넘 부럽슴당.
전 남편이랑 고스톱은 둘째고 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암것도 없다는 슬픔.....ㅜ.ㅜ;;
같이 놀아줄 옆지기가 있다는 것에 무한한 부러움을 느낍니다.
글도 잼나게 잘 쓰셨네요.....^^

가격 무쟈게 내렸으니 필요하셨던 님들 많이 많이 애용해 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