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에 온 후로 가슴에 와 닿는 단어들이다.
매주 월요일이면 전국 각지에서 연수생들이 도착한다.
500여명의 연수생들과 외부업체 연수생들이 뒤섞여
일주일내내 떠들썩하다.
산속이 들썩거린다는 표현이 맞을라나.......
공부만 하는 데 들썩이진 않지만 어쨌든 분주하다.

월요일부터는 각 과정별로 주담당교수(담임)하랴
과목별 강의하랴..정신없이 일주일이 흐른다.
일주일동안은 정말 사람살아가는 맛이 난다.
처음 대하는 연수생들과 얼굴 알리고
즐거운 강의로 연수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보기도 하다보면
금새 일주일이 휭하니 가는 것을 느낀다.

이곳은 시간 가는 줄을 안다.
정말 시간이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것이 보이니까 말이다.
짜여진 시간표에 의해 오전 또는 오후에 3~4시간씩 강의를 하고나면
바로 하루해가 다 가는 것이 보이니까 시간이 흐르는 것을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불혹을 넘어서 시간가는 것이 느껴지는 것은 그리 달가운 것만은 아닌 듯 하다.
선배들이 그랬던 가?
40을 넘으면 시간이 열곱절은 빨리 가는  것 같다고....
평범한 사람들이 이렇게 느낀다면 흐르는 시간을 보고 있는 나는 뭐람!!!!
남들보다 흐르는 시간을 더 빨리 느끼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흑흑흑^-^;;;;

항상 금요일이면 느끼는 감정!
그것이 허탈과 해방감이다.
오늘도 연수생들의 아쉬움이 가득 담긴 말들을 남기면서
썰물처럼 500여명이 빠져 나갔다.

내게 강의를 받은 연수생들이 연구실로 몰려와서는
"교수님, 아쉬워여. 시간이 넘 빨리 간 것 같아여. 담에 다른 과정에 들어올께여." 등등의
말을 지난번 연수생들과 비슷하게 남기면서 문을 나선다.
그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허탈한 감정이 든다.
그리고 떠나는 버스나 각자의 승용차에 손을 흔들면서 다시 한번 생각에 잠긴다.
정말 잘 배워서 가는 것인지 내가 저들에게 인상에 남는 강의를 한 것인지 등등....

연구실 문을 닫고 홀로 남은자리에서 연수과정을 정리하다보면 해방감에 젖어든다.
야호~~~~~!!!!!!!
오후부터 일욜까진 다시 해방이구나. 하는.........


다시 또 이 넓디넓은 연수원에 적막이 흐른다.
아니 산골짜기가 다 연수원이니까 산골짜기에 적막이 흐르는 것이 맞다.
나무들도 조용하다.
숲들도 미동도 하지 않는다.
나도 이들과 더불어 조용히 일주일을 정리하면서
해방감을 만끽하련다.
조용히 아주~~~조용히..........

입가에 와 닿는 따뜻한 녹차의 맛이 오늘따라 향긋하게 느껴진다.
약간 흐린날씨라서 인지는 몰라도 마음까지 푸근해 진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6-06-3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커피 마셔요^^

비자림 2006-06-30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교수님이셨군요. 난 또 호위무사인 줄 알았는데.(호호)
""교수님, 아쉬워여. 시간이 넘 빨리 간 것 같아여. 담에 다른 과정에 들어올께여."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면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신명나고 감동적일까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저도 전호인님의 강의를 듣고 싶네요. 언제 청강생으로 좀 받아 주실른지?

전호인 2006-06-3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가끔 커피도 마시고 그러세여. 아이구 독서량을 보니 물만두님은 완전히 걸어다니는 도서관인 것 같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여????
ㅎㅎㅎ

비자림님, 자상하고 인자하신 선생님!
가끔 호위무사도 되었다가 교수도 되었다가 합니당. ㅎㅎㅎ
네, 연수생들의 반응이 나올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항상 피이드백을 받습니다.
다른 교수들이 부러워합니다.(이러면 자랑인데......재수없겠당.ㅋㅋㅋ)
산업교육이니만큼 즐겁고 재미있는 강의가 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론적인 내용을 강의하는 데 얼마나 지루하겠어여!!!!!!
언제든지 받아드리지요. ㅎㅎㅎ
저두 선생님의 사랑이 담긴 강의 듣고 싶습니다.

춤추는인생. 2006-06-30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강의일까 궁금해지네요. 산골짜기에 계신다는게 너무 부럽습니다.
저도 비자림님과 함께 청강할께욧*^^*

치유 2006-07-01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을 귀 있는 자들은 다 듣고 잘 새길 겁니다..멋진 교수님..그들의 뒷모습을 보며...또 다른님들을 기다리시고...
반응이 좋아서 더 행복하시겠어요..

전호인 2006-07-01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춤추는 인생님,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ㅎㅎㅎ
천안은 연수원 천국인 거 같습니다. 대부분의 연수원이 천안에 몰려있어셔.
그것도 산속에 울 연수원도 산속에 있다보니........

배꽃님, 하는 입장이나 받는 입장이나 서로가 에너지를 주어야만 흥미롭고 활기찬 강의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잘 들어주니까 열강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