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 The Man from Nowher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해람양이 영화 아저씨가 너무 보고싶다기에 미성년자 관람불가인데도 불구하고 가족이 모여 함께 감상했다.

영화가 폭력적이고 잔인함으로 인해 미성년자 관람 불가였지만 극의 진행과정과 결부시켜 나온 장면이었기에 짜릿한 쾌감과 통쾌함도 동시에 느꼈다. 그야말로 잔인을 넘어 잔혹했다. 태식(원빈분)이 삶을 절제하며 지난 날의 슬픈 과거를 잊고자 머릿결로 가린 한쪽 눈은 슬픔으로 가득했다. 원빈의 눈빛을 통해 슬픔의 극치를 보았고 그에게 슬픈 눈빛이 있다는 것도 처음 깨달았다. 그만큼 원빈은 극중의 태식에게 몰입되어 있었다.  

 

전직 특수요원인 태식은 불행한 사건으로 아내를 잃고 세상을 등진 채 전당포를 꾸려 가며 외롭게 살아간다. 그를 찾는 사람은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러 오는 사람들과 옆집소녀 소미뿐이다. 엄마가 나이트크럽 스트립 댄서인 소미는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소녀이지만 태식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세대를 넘어 서로 마음을 열며 친구가 되어간다. 소미가 세상으로부터 소외되었지만 이야기를 받아주며 놀아줄 사람은 외로움과 슬픔으로 가득차 있는 무덤덤한 태식이 유일하다. 

   
  아저씨!
아저씨도 제가 창피하죠?
그래서 모른 척 했죠? 괜찮아요, 반 아이들도 그렇고 선생님도 그런데요 뭐.
엄마도 길 잃어버리면 주소랑 전화번호 모른 척 하래요
술 마시면 맨날 같이 죽자는 소리만 하고......
거지라고 놀리는 뚱땡이 새끼들보다 아저씨가 더 나빠요
그래도 안미워요
아저씨까지 미워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한개도 없어.
그 생각하면 여기가 막 아파요.
그러니까 안미워할래
 
   

소미가 뚱땡이 가방을 훔쳤다고 오해받는 장면을 외면한 후 집근처 골목에서 다시 만나 나눈 대화내용이다. 내용이 왜 이렇게 아린지. 소미의 외로움이 무엇인지를 은연중에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여기가 막 아파요"하면서 가슴을 치는 어린 소미를 보면서 같이 아팠고 그 슬픔을 억누르는 장면에서 왈칵 눈물이 흐른다. 어린 것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소미의 엄마가 마약 범죄조직과 연루되고 납치되면서 영화는 잔혹함의 전모를 서서히 드러낸다. 소미가 엄마와 같이 납치된 것이다. 소미엄마가 태식의 전당포에 맡긴 카메라가방에 마약을 함께 보관하면서 태식도 그들과 얽히고 살인누명을 쓰고 이로 인해 범죄조직과 경찰 모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러던 중 소미가 납치된 것을 알고 구출을 위해 행방을 찾아 나선다. 범죄조직을 추적한 끝에 버림받은 아이들을 골방에 감금한 채 마약운반책과 마약제조를 돕는 노예로 이용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또한 아이들이나 납치한 사람들의 장기(안구, 심장 등 내장 모두)를 적출하여 돈벌이에 이용하는 잔혹성까지 알고 분노에 가득 찬다. 관객들도 함께 분노하고 소름 돋게 만드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태식의 일당백으로서의 특수부대 출신 액션이 극에 달한다. 전광석화처럼 깔끔하게 상대를 제압하는 그의 잔인한 액션은 극중 범죄조직의 잔혹함 앞에 짜릿한 쾌감과 통쾌함으로 바꿔게 한다. 내용이 있는 복수(?)의 응징이기에 잔인함이 숨어 버린 꼴이었다. 일당을 모두 제압한 후 소미가 범죄조직으로부터 안구를 적출 당해 살해 된 줄 알고 망연자실한 태식 앞에 소미가 나타나며 엔딩으로 이어진다. 

 

범죄조직의 잔혹성 못지 않게 태식의 복수 또한 잔인할 정도로 냉정하다. 원샷원킬의 킬러본능이 자극된 태식의 액션씬은 구성자체가 탄탄했다. 그리고 슬픔을 머금은 태식의 눈빛에 관객모두가 빠져 들게 만든다. 600만 이상의 관객이 이 영화를 관람한 이유로서 충분함이 있다. 원빈의 원숙한 내면연기가 압권이었다.  

 
  원래 아는 척하고 싶은 사람에겐 모른 척하고 싶어져"" !  
   

태식이 소미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대사가 아직도 귓속을 아른거린다. 연인끼리 응용해서 써먹어도 멋진 대화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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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2011-01-25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15세 관람가 <초능력자>도 보다가 중간에 나와버렸다는..ㅋ
무서운 거 싫어서 이 영화는 아예 보려고도 하지 않았답니다.
근데... 후기들을 보면 자꾸 보고파져요~~

전호인 2011-01-26 13:33   좋아요 0 | URL
중딩 아들이 그러더라고요.
초능력자는 잘생긴 남자배우들은 다 모았다고.ㅋㅋ
잔인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무던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워낙 범죄조직의 행위가 잔혹하다보니 이를 응징하는 태식의 킬러본능은 우아했다고 해도 될라나 원.
아무튼 보시면 후회하진 않을 겁니다.ㅋ

순오기 2011-01-25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큰딸이 아저씨를 보고 원빈에게 빠져서~ '이 남자가 내 남자다'라고 외쳤다나요.ㅋㅋㅋ
그래서 지난 주에 우리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빠져 들었던 영화랍니다.
아저씨는 그야말로 '원빈의, 원빈에 의한, 원빈을 위한'영화였어요.^^
마더에서 '넌 엄마가 없니?'라고 묻던 어리버리한 아들이 원빈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죠?

전호인 2011-01-26 13:35   좋아요 0 | URL
영화감독은 원빈의 눈빛에 여러가지 캐릭터를 담을 수 있어서 행복할 것 같아요.
태극기휘날리며, 마더 등등에서 그가 보여준 눈빛이 각각 다르니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아주 슬픈 눈빛이 인상적이었어요.^^
아이들이 어려서 혼자보게 할 수는 없지만 같이 감상해도 무난해 보이긴 합니다

자하(紫霞) 2011-01-25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처음엔 좀 충격적이었어요...
잔인해서말이죠. 그래도 원빈은 정말 연기를 잘해요!

전호인 2011-01-26 13:36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범죄조직의 잔혹성이 상상을 초월하더라구요.
혹여 모방범죄가 일어나면 큰일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원빈의 원숙한 연기력에 매료된 사람 여기 또 한분 계시네요.ㅎㅎ

꿈꾸는섬 2011-01-26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원빈 생각하면 보고 싶지만 너무 잔인하단 말에 포기했어요. 근데..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전호인 2011-01-26 13:37   좋아요 0 | URL
한번 감상해보세요.
절대 후회하지는 않을 겁니다.
잔혹함이 극에 달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응징에 의미를 두고 보시면 납득이 갈 겁니다.
미처 생각지 못한 잔혹함, 그거이 문제긴 하지만......ㅜㅜ

마녀고양이 2011-01-2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미성년자 관람불가를... 많이 잔인하지 않던가여? ^^
소미 역할을 했던 김새론 양도 못 봤다고 하던데요.. (실제로는 모르죠)

하지만 저두 보고 싶어요, 빌려봐야 하는데, 울동네 대여점과 싸우고, 옆동네 대여점은 다 망하고. 이론~

전호인 2011-01-26 13:38   좋아요 0 | URL
미성년자 관람불가긴 한데 중딩들을 부모님이 끼고 함께 감상하면 별무리 없을 것 같아요.
요즘 TV광고에 김새론양이 나오더라구요. 영화를 보고난 후에 그 친구가 눈에 들어옵니다.ㅎㅎ

따라쟁이 2011-01-2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이 영화의 그 비 인륜적인것들이 너무 잔인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니까 장면이나 그런거 잔인한게 아니고, 그 행태들이... 잔인한걸로는 <악마를 보았다>가 더 할텐데 저는 이게 훨씬 더 잔인하다고 생각됐어요.

전호인 2011-01-28 10:29   좋아요 0 | URL
비인륜적인 것, 정확한 지적이시네요.
인간으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들이 이 영화에는 느무느무 많았습니다.
그런 말씀에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