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해람이의 12번째(?) 생일이었다.
워낙 이벤트를 좋아하는 녀석이라 고민하던 중 쉐라톤 워커힐호텔에 있는 피자힐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이 곳은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피자와 스파게티로 명성이 있다. 서울의 한강 야경을 감상하기에 탁월하기 때문에 연인들이 데이트 코스로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워커힐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여름에는 테라스에 앉아 시원한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며 한강의 야경을 감상하는 맛은 음식 맛 못지 않은 덤을 가져다 준다.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기다렸다가 들어갈 수 있었는 데 이 날은 평일에다 날씨 탓인지 바로 자리를 잡고 앉는 행운을 얻었다. 그래도 빈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꽉차 있었고 클래식한 음악과 잔잔한 이야기 소리에 야경까지 깃들이니 분위기도 좋아서 오랜만에 찾은 보람도 있었다. 겨울의 한강야경도 그럭저럭 운치가 있었지만 눈이 내려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뒤로 하고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까지 부는 을씨년스런 날씨였다.
옆지기가 콤비네이션피자와 해물스파게티 등을 주문했다. 쫀득쫀득하고 혀에 감기는 따뜻한 맛은 어떤브랜드 있는 피자 맛이라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우리 네 입맛에 맞는 해물스파게티는 나름대로 정평이 나 있기에 그 기대를 충족시켰고, 덤으로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야경이 최근에 울적한 마음과 가슴을 확 트이게 했다.
갑자기 제주도 출장을 갔다가 상경한 후 해람의 생일을 계기로 가족과 함께 한 저녁식사는 와인의 달콤 쌉싸름한 맛만큼 감미롭고 행복했다.
해람아!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