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무관심하다, 그 인간들 꼴도 보기 싫어서 아예 눈과 귀를 닫고 산다.'
요즘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이것처럼 무책임한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 독재가 있는 곳에도 나름대로 정치는 존재한다. 작게는 사람 사는 사회에는 단 두 명만 있어도 정치가 있다. 정치는 이렇 듯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너무 크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뉴욕 무역센터의 테러사건, 아프가니스탄의 내전, 이라크에서 아무 이유없이 총알과 포탄에 운명을 달리하는 사람들, 티벳의 독립운동, 북한의 핵문제 등 작고 큰일 모두가 정치력에 의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세상사는 것이 이러한 데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책임의 회피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는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너무나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당장 우리 코앞에 닥친 현실을 보자. 한강이 그렇고 낙동강이 그렇다. 한반도 대운하라는 이름 하에 이곳이 시멘트 콘크리트 벽으로 갇히고 난 뒤에도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고상한 척 하지 못할 것이다. 나도 정치를 배운 적도 없고 잘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의사타진을 해야 하는 것이 정치라는 것은 알 듯 하다. 왜냐하면 잘못되는 것을 방관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번 18대 총선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특별한 이슈가 없었기에 흥미가 실종되었다.
정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자기들만의 정의를 만들면서 있어서도 안되고, 탄생되어서도 말았어야 할 이상한 정당이 만들어 지는 것을 보면서 쓴 웃음이 나왔고, 그들을 다시 선택한 국민들이 있다는 것이 마음을 어지럽게 했다. 새로운 감각과 변화를 가지고 임했던 진보진영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현실을 보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 어차피 생존은 승패가 공존할 수 밖에 없다지만 그래도 정의를 기치로 내세운 사람들만은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하거늘 조바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던 두 사람이 결국은 돌아오지 못했다. 그들이라도 우리나라 진보정치의 밀알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했건만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사람들의 방종으로 인해 줄곧 앞섰던 각종 매체의 여론조사에서의 우위를 지켜 내지 못하고 수구세력에 의해 너무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투표율이 60%정도 되었어도 아쉽게 고배를 마시는 일은 없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에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사람들이 갑자기 미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