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해 첫날의 분주함
   이번 설은 우리가족(?)끼리만 단촐하게 보냈다.
   할머니께서 허리로 인해 거동이 불편하셔서 숙부가족이 오질 못했고, 백부모님 또한 몸이 불편
   하신 관계로 고향을 오시질 못했다. 대신 어머니의 지론이 오시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다 만들어
   서 가져다 주어야 한다기 때문에 음식 장만(만두, 전, 기타 등)은 배로 늘었다. 옆지기가 12시간
   을 꼬박 노동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밤까는 일과 차례상 차리고 거두는 일이 고작이
   었고, 따뜻한 말한마디 하면서 엉덩이 두드려주는 일이 전부였다. 차례가 끝난 후 음식을 장만하
   여 온 식구가 오시지 못한 백부님께 세배를 하기 위해 대전으로 향했다. 백부님의 생신이기도 한
   새해 첫날은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대전-고향성묘-친지 세배-고향친구들 계
   모임 참석을 하루에 다 하려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2. 고향친구 계모임
   고향 친구들 모임은 일곱가족으로 이루어 졌다. 그야말로 불알친구들이 가족들과 같이 만든 모
   임으로 아이들까지 모두 참석토록 되어 있으니 모두 25명이 만나는 큰 모임이다.
   식당을 정하여 아이들에게 모두 세배를 받고 참석한 녀석들에게만 세뱃돈을 준다. 그런 후 청주
   로 장소를 옮겨 2차행사를 갖는다. 옆지기들에게는 명절증후군을 말끔히 씻어주는 계기가 되기
   도 한다. 우리부부가 회장이기에 모든 경비의 지출이 우리 손을 거쳐야 한다. 이날 또한 식당에
   서의 세뱃돈과 경비의 지출을 처리했다.
   모임을 마치고 청주를 향하던 중 해람이의 한마디에 다 넘어갔다.
    -해   람 : 엄마, 저 배 고파요?
    -옆지기 : 금방 식당에서 나왔는 데 무슨 배가 고파!!!(버럭)
    -해   람 : 저 오리백숙 많이 안 먹었어요.
    -옆지기 : 너, 그거 무척 좋아하쟎아? 왜 안먹었어?
    -해   람 : 모임끝나면 매번 엄마, 아빠가 다 계산하셔서 돈 많이 나올까봐 조금만 먹었어요.

   *해람이는 모임에서 경비가 지출되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게다. 그러다보니 이런 에피소드가
     발생되었다. 청주에서 다른 가족들에게 이를 알렸더니 다들 넘어간다. ㅎㅎㅎ

3. 쇼를 해라 쇼를 해
    청주로 나온 가족은 처갓집을 가는 세가족을 제외한 네가족이었다. 온가족이 함께 새로 생겼다
    는 CGV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기로 한 것이다.  예매된 시간은 20:50이고, 도착한
    시간은 18:10이었다. 2시간을 보낼 방법이 막막하여 다른 영화관을 수소문했고, 라마다호텔 
    영화관에 19:10에 추가예약을 감행했다. CGV의 예매권을 취소하고 라마다호텔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CGV의 예매권 취소가 문제가 되었다. 먼저 예매한 친구가 이미 인원오류 등으로
    세번정도 예매, 취소를 반복한 상태였던지라 미안해서 더 이상 취소를 못하겠단다. 다른 친구가
    대신하여 취소하느라고 시간이 많이 흘렀고 그곳에서 출발한 시간이 18:50이었다) 
    관람시간을 조금 지나 17명이 영화관입구에 도착, 입장을 하려는 데 영화관에 있던 관람객들이
    몰려나오고 영화관 직원은 영사기에 고장이 있어 영화관람이 불가능하니 다른 표로 교환을 하
    던지 환불을 해 가란다. 허걱!!!!!
   
(우생순을 관람했던 한 친구는 다른 영화관에 있었기에 그 친구까지 끌고 나왔다)
    교환후 관람한 영화가 "라듸오 데이즈" 였고, 교환하면서 영화초대권 17장을 덤으로 받았다.
    덤으로 받은 영화권을 활용하려면 다시 청주에서 만나야 하는 지가 고민스럽다.
    차선을 택하여 관람한 영화 라듸오 데이즈는 아주 즐겁게 보았다. 영화 제작비는 많이 들어가지
    않았겠지만 내용만큼은 좋았다. 기대하지 않았는 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영화 라디오스타의
    뒤를 이을 만한 그런 영화였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 펼친 부분 접기 <<

4. 나홀로 산삼주 한병을.......
    영화를 관람후 식당에서 청주에 있는 친구가 선물로 받았다는 산삼주를 반주삼아 늦은 저녁을
    먹었다. 친구가 친척형이 저녁에 한잔씩 먹으라고 선물로 주었다는 산삼주를 가지고 온 것이다.
    술을 못하는 친구이다보니 친구들에게 새해 선물 차원에서 주는 것이라며 내놓았다.
    청주에 나온 4명의 친구들중에 술꽤나 하는 친구는 나와 경찰인 친구 두명뿐이다. 경찰친구는
    야간 근무로 빠져 있었기 때문에 산삼주는 그야말로 내 차지가 되었고, 남아있는 친구들과 옆지
    기들이 한,두잔씩 먹었을 뿐 산삼주의 2/3를 내가 다 마셔버렸다. 어떤 효능이 있을런지는 모르
    지만 그래도 산삼이 아니던가.

>> 접힌 부분 펼치기 >>

5. 귀경
    청주 친구집에서 하루를 보낸 후 설 다음날 서울로 향했다.
    안성부근에서 약간의 정체가 있었을 뿐 고속도로의 통행은 원활했다. 서울에 도착 숙부님댁에
    들러 장만했던 음식을 나눠드린 후 할머니 등 어른들께 세배드리고 점심을 함께한 후 개포동에
    있는 여동생네 집으로 향했다. 경북 군의가 시댁이라서 KTX로 일찍 다녀온 모양이다.
    여동생한테도 설 음식을 나누어준 후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고향집을 떠나 우리 집에 도착하기 까지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장남이다보니 위로 아래로 챙기고 보살펴야 할 일이 많다. 큰집-작은집-여동생네로 이어지면서 음식을 나누고 인사치레를 하는 일이 만만치는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행복했다. 아이들은 세뱃돈이 늘었다고 싱글벙글이다. 
이번 설연휴는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다.  
이제 남은 시간 반신욕 등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책이나 읽어야 겠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ookJourney 2008-02-09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하십니다, 이렇게 많은 일들을 설 연휴 동안 해내시다니요 ~ (짝짝짝!)
해람이, 너무 귀여워요 ~~

전호인 2008-02-11 08:5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장남의 비애라고나 할까요.
명절이면 정신없는 일정을 보내야 한답니다.
다행히 한곳이 빠졌다지요.
해람이의 생각땜시롱 친구들 모두가 넘어갔습니다. ㅎㅎ

프레이야 2008-02-09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휴를 꽉 차게 보내셨네요.
전호인 님, 새해엔 새로운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하시기 바래요^^
산삼주의 위력도 발휘하시어 에너지 발산 마음껏 하시구요.

전호인 2008-02-11 08:52   좋아요 0 | URL
산삼주의 위력을 믿어보겠습니다.
혜경님도 항상 행복한 나날이 되길 바랍니다.

웽스북스 2008-02-09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해람이가 무지 야무지네요 ^_^

전호인 2008-02-11 08:53   좋아요 0 | URL
ㅎㅎㅎ, 글게 말입니다.
야무진 것인지는 분간하기 어렵지만 아무튼 많이 웃을 수 있어 좋았답니다

세실 2008-02-10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 초대권 저요 저요~~ 청주 오시기 힘들잖아요. ㅎㅎ
긴박한 설날연휴 풍경이군요. 대단하십니다^*^

전호인 2008-02-11 08:55   좋아요 0 | URL
지금 제가 가지고 있다면 당근 님에게 센터링해야 할텐데 청주에 있는 친구옆지기가 고이 보관하고 있답니다.
장남이 누릴 수 있는 의무라고나 할까요.
그 의무가 별로 달갑진 않습니다. ㅎㅎ

2008-02-11 0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1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향기로운 2008-02-1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가 정말 귀엽네요^^ 우리 작은애도 가끔 그런말해서 웃었는데^^ 산삼주 효능이 발휘되면 슈퍼맨 되시는건가요^^;;;;

전호인 2008-02-14 21:29   좋아요 0 | URL
슈퍼맨은 고사하고 화장실만 3번이상을 갔다왔습니다
다리가 다 후들거렸다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