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니 창밖이 하얗다. 간밤에 진눈깨비가 내렸나 보다.
잔디밭이며 나무 등에 소복히 쌓인 눈을 보면서 산속의 맑은 공기를 마셨다.
폐부 깊숙이 맑고 맛깔나는 새벽의 찬공기를 마시고 나니 당직하면서 마신 술로 인해 묵직하던 머리가 맑아지는 듯 하다.
눈이 쌓여서 일까 생각만큼 그리 춥지는 않았다.
몸은 피곤하였지만 새벽에 맞는 맑은 공기와의 데이트를 포기할 수 없어 옷을 입고 산책로와
운동장을 걸었다.
눈이 내려 산책로등이 미끄러운 관계로 연수생들의 아침 참살이체조는 생략했다.
새벽의 연수원 산속을 혼자 걷는 맛도 나름 괜챦았다.
남들이 보면 가족과 떨어져서 잠이 안오니까 새벽부터 티낸다고 할 것 같기도 하다.
아침의 단상에서 가족을 생각해본다.
갑자기 외로움이 밀려옴을 느낀다. 쳇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런 생각이 든담.
걷다보니 서서히 저 멀리서 터오는 여명(黎明)이 언제 그런 마음이 있었더냐는 듯 눈속으로 빨려
들어온다. 이렇게 눈이 부실 줄이야.
가지고 있던 핸드폰으로 그 여명을 담아보았다.
새벽의 여명이 참으로 아름답다.
주변의 어둠이 서서히 걷히는 것이 느껴진다.
이렇게 산속 연수원의 아침은 시작되는 구나.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아침햇살의 모습이 힘있어 보인다.
그래 오늘아침도 솟아오르는 태양만큼 힘차게 시작하는 거야!!!

운동장 잔디가 흰눈으로 덮이니 세상이 온통 하얗다.
우레탄 트랙위의 눈은 누군가 벌써 밟고 지나간 흔적이 있다.
누구였을까?
산속의 운무와 눈이 어울러져 뿜어내는 기운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