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한 쌍이 나란히 날아다닌다
날아오르던 꽃잎이 담 밑으로 날아간다
노랑꽃 민들레가 시멘트 담벼락 틈에 끼여 있다
하얀 꽃잎 두 쪽이 노랑 꽃잎에 앉아 부채질을 한다
할 말이 끝났는가 하얀 꽃잎 한 쌍이 날아오른다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가고 있다

꿈이 높았거든
신은 꽃잎 닮은 나래 한 쌍을 주시었지
무겁고 거추장스럽지 않게 꽃잎만 한 것으로
여리고 작아도 바다를 건너고 대륙을 횡단할 수 있지
땅바닥의 꿈을 버리면 땅 위를 얻고
땅 위를 버리면 하늘도 얻게 되지
꽃의 꿈을 버리고 꽃잎 나래를 얻었듯이.

- 유안진, ‘나비, 날아다니는 꽃잎 한 쌍’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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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으로 팔랑거리는 나비를 보며 신은 인간에게도
나비처럼 날개를 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땅바닥의 욕심을 버리면 그보다 높은 땅 위를 얻고
땅 위의 욕심을 버리면 그보다 넓은 하늘도 얻게 되는.
다만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새털처럼 가볍고 투명한 날개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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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6-13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지다. 담아갑니다. ^^

프레이야 2007-06-13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서재 구경 왔어요. 신록이 눈부십니다. 님의 느낌처럼 시원시원하고
푸르르네요. 앞으로 좋은 이야기 내내 기대할게요.^^

똘이맘, 또또맘 2007-06-14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른숲에서 호인님을 만나니 또 새로운 기분이 드네요. 어울려요 ^^

소나무집 2007-06-14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재 구경 왔어요. 초록빛 나무가 정말 시원해서 좋아요.

치유 2007-06-19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인님..제 책방 대문이랑 같군요..
시원스런 님이랑 잘 어울리네요..

실비 2007-06-21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은 어디서 멋진글을 데리고 오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