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청주에서 고딩모임이 있었다.
약속장소는 흥덕고등학교 앞 "누렁송아지(?)! " 소고기 집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간판이다.
도착하니 현수막에 "한우가 아니면 에쿠스 1대를 드립니다."라고 적힌 글이 눈에 들어온다.
요즘 왠만해서 한우먹기가 쉽지않기에 더욱 눈에 띄었다.
약속시간에 맞추어 친구들이 하나둘 도착하고, 꽃등심으로 소주의 맛을 음미했다.
역시나 정말 한우라서 인지는 몰라도 맛이 차암 좋았다. 왠만큼 먹고 난 후 차돌박이를 시켰는 데 곷등심보다 더 좋다. 정말 원없이 먹었다. 고기가 너무 싱싱해 보였고, 차돌박이의 그 쫄깃한 맛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특히나 고기의 양도 아주 많았는 데 친구들의 말로는 대부분 1인분에 200g을 하지만 이곳에서는 600g을 한단다.
천안에서 먼거리임에는 틀림없지만 거리가 문제랴 음식의 맛이 문제지.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해야 겠다.
특히나 범석이와 해람이가 차돌박이를 잘 먹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없이 좋아할 듯 하다.
고향친구와의 약속이 있었던 관계로 1차후 고딩친구들과는 작별을 하고, 약속장소인 율량동으로 향했다.
고향친구들과 2차를 한 곳은 퓨전 술집이었는 데 안주가 완전히 꽝이었다. 음식점이름이 깡통이었던 걸로 기억하는 데 이름만큼이나 꽝통이었다. 그래도 편한 친구들이라서 그런지 세명이서 시원소주 6병을 비웠다. 1차에도 적쟎이 마셨는 데 그날 술이 좀 받았던 것 같다. 얼근하게 취기가 올라갈 무렵 중학교 여자동창들이 모임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친한 녀석에게 오빠(?)가 청주에 있다는 메세지를 넣었더니 바로 핸펀이 오면서 어디냐고 묻는다.
이렇게 세명이서 중학교 여자 동창들 모임에 3차로 합석을 했다. 가경동 라이브카페인 로즈마리(?)에 있단다. 짜식들 나이 40이 넘었는 데 늙질 않는 것 같다. 그곳에서 적당히 마신 후 4차로 이어진 노래방에서 걸판지게 한판 논 후 헤어졌다. 그때 새벽 3시를 넘기고 있었다.
하루에 모임 3군데를 참석하다니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체력이다. 차안에서 잠깐 눈을 붙인 후 비몽사몽으로 천안에 돌아오니 아침 6시였다. 그 날 하루종일 술에 취하고, 체력이 고갈되어 퍼질 수 밖에 없었다.
장모님과 처제가 와 있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고, 당연히 전날 안면도 쭈꾸미 먹으러 가기로 한 약속도 지킬 수 없었다.
얻은 것이 있다면 오랜만에 많은 친구들을 볼 수 있었다는 것과 차돌박이 집을 발견했다는 것인 데 그것으로라도 위안을 삼으며 주말을 허무하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