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삭은 흙벽에 매달려
찬바람에 물기 죄다 지우고
배배 말라가면서
그저, 한겨울 따뜻한 죽 한 그릇 될 수 있다면


- 윤중호 '시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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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머니에 넣기 급급해서
모른 채 지나친 일들이
다주고도 못 다주어 말라가는
시래기 앞에서
부끄럽게 다가옵니다.

외롭고 허기진 누군가에게
따뜻한 시래기국만도 못한 사람은 아니었는지
새삼 소중한 인연을 보듬어 봅니다.

우리 집에서는 시래기 된장국을 먹었는데
시래기죽도 끓여 먹을 수 있나 보군요.

푹 달여서 먹는 시래기국은
그 담백함과 시골스러움이
몸과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합니다.

내일아침에는 시래기국을 끓여 먹자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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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12-2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래기국..이 먹고싶어집니다..저녁에 끓여야겠어요..
전호인님..
언제나 아이들에게나 사모님께 자상하실것만 같은 전호인님..
올한해 참으로 행복하셨지요??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그리고 가족 모두 건강하시길..

똘이맘, 또또맘 2006-12-28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래기국 싫어하는 어른들은 별로 없을듯 합니다. 오늘 따라 날씨도 너무 춥고~ 따뜻한 시래기국 한그릇 생각나네요

프레이야 2006-12-2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뜨뜻하고 구수한 시래기국 저도 먹고싶어요^^ 님의 좋은 생각이 더욱 와닿아요.

소나무집 2006-12-28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에서 시래기는 빼놓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식재료랍니다.

짱꿀라 2006-12-29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래기국 하면 할머님께서 해주시 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맛이 있었거든요. 다시 한 번 할머님의 시래기국을 먹어봤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전호인 2007-01-08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맛있게 드셨습니까? 집사람이 저 싫어 합니다.

똘이맘님, 단어만으로 시골스러움과 고향의 향기가 나는 듯 하지요. ^*^
끓여 드셨습니까?

배혜경님, 그렇죠, 어렵게 살 때는 그것으로 연명을 했다는 데 요즘은 ㅇ가진 사람들이 더 그리워 하는 것 같아요. 자연친화적이고, 고향을 생각하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어서가 아닐 듯 해요.

소나무집님,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일 듯 합니다.

싼타님, 할머니의 손맛이 좋긴 하지요. 옆지기가 많이 터득을 해서 이제는 그 맛이나 별로 차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나 할머니의 푸근함이 좋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