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을 병문안하고 충북대병원을 나오니 점심때가 되었다.
모처럼 아내와 둘이 청주에 오니 그냥 돌아가기가 섭섭했다.
점심메뉴를 무엇으로 할까를 고민했다. 청주에 계시는 세실님을 통해 좋은 곳에 대한 정보를 들었긴 했지만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일요일 아침(?)부터 알려 달라고 전화나 문자를 날리기도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해서 메뉴를 먼저 정했다.
아내는 보리밥이 먹고 싶단다. 나 또한 된장찌게와 참기름, 그리고 각종 나물을 넣어서 옛날생각하면서 먹을 수 있는 꽁보리밥이 갑자기 땡긴다. 아이구 촌놈!
마땅히 아는 집도 없고 해서 우선 꽃다리를 건넜다. 목적지가 없이 그냥 차가 가는 곳으로 향하다보니 본정통(지금은 성안길이던가?)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추억의 중앙공원 근처에 가니 학생전시관(?)이 눈에 들어온다. 고딩때나 대학때 이곳에서 열리는 전시회 등에 참 많이도 참석했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보리밥집은 없었다. 옛날 향수만을 뒤로 한체 이곳을 빠져나와 육거리 쪽으로 향했다.
육거리쪽으로 향하니 시장이란 것이 생각이 났고 시장안에는 분명 보리밥집이 있을 확율이 높기에 무심천변에 차를 주차시키고 아내와 팔짱을 끼고 육거리시장으로 들어갔다.
아내는 이곳이 처음이란다. 시장안에는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역시 사람 살아가는 맛이 느껴진다.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데 댄스학원이 왜그리 많은지 아내와 둘이서 아직도 시장바구니들고 춤추러 오는 사람이 많은 가보다 하면서 웃었다.
한참을 어린애들처럼 구경하면서 걷는 데 골목 저쪽에 보리밥집이 눈에 띄었다.
들어가니 우리가 찾던 그런 집이구나 하는 냄새가 물씬 풍기고, 메뉴들 또한 짜글이라든가 청국장이라든가 등등 고향의 향수가 눈에 띈다. 보리밥을 시켜 너무 맛있게 비우고 입가심은 따뜻한 누룽지로 마무리를 했다.
식사를 거나하게(?) 먹은 후 육거리 시장을 이곳저곳을 구경하면서 석류도 사고, 직접 만들어 파는 빵도 조금사고, 이것저것 사고 나니 한짐이다. 이렇게 고향의 향수를 뒤로 한체 모처럼만의 청주 나들이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