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다.
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버렸다.
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
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
새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 나희덕 '천장호에서'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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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처럼 차가운 가슴엔
그 누구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남을 품어줄 여유도 사랑도 없기 때문입니다.
얼어붙은 호수가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것처럼.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이
공허한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르지는 않겠지요.
님들 가슴엔 사랑이 그득 고여 있을 테니까요.
그 사랑으로 포근하게 품어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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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11-23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여운이 남는 시네요..

프레이야 2006-11-23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어붙지 않고 고요히 찰랑이는 맑은 호수가 되어야겠어요. 돌멩이가 날아오면 퐁당 예쁜 소리를 내며 살포시 품어서 조용히 내안에 가라앉혀 잠재우는 호수~~ 단상에 적어놓아야겠어요. 좋은 시에 님의 덧글까지 잘 읽고 갑니다.^^

물만두 2006-11-23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있어요.

씩씩하니 2006-11-23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어붙은 호수로 삶을 살고있지나 않은지 한번 돌아봅니다..
따뜻하게 모든 것을 품어앉는 호수,,,,그런 호수로 살고 싶어요~

전호인 2006-11-24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적님, 그렇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배혜경님, 고맙습니다. 따뜻한 가슴이 필요한 계절이 되었네요. 맑은 호수가 되시기 바랍니다.

귓속말님, 설마 그러시겠어요. 님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호수일 것 같습니다.

물만두님, 고맙습니다. 님도 멋있다는 거 아시죠?

씩씩하니님, 님의 호수도 마찬가지로 따뜻함을 품고 있는 호수일 거라고 믿습니다.
우리모두 따뜻하고 포근한 호수가 되도록 노력하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