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절대가이드 - 제주 사는 남친들이 솔직하게 까발린 강추 비추 관광지 절대가이드 시리즈
김정철.서범근 지음 / 삼성출판사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주도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회사 입사 1주년 기념 여행으로 2008년 1월에 처음 왔었다. 버스를 타고 1박 2일 일정에 맞춰 오설록 티 뮤지엄, 소인국 테마파크, 테디베어 뮤지엄 등 관광지를 돌았다. 두 번째는 그 회사 팀장이었던 분(지금은 친한 언니)과 2박 3일 계획을 세워 2009년 4월에 렌트카를 타고, 공항 서쪽으로 내려가 제주 돌마을 공원, 저지오름에 들렀다가 해안도로를 달려 서귀포에 도착했다. 천지연 폭포에서 감귤막걸리를 먹었고, 오는정김밥을 사서 쇠소깍에 갔다. 민속촌 박물관, 성읍민속마을, 제주도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에 들렀다가 선녀와 나무꾼, 민속 자연사 박물관까지 갔다. 2012년 10월, 산악회에서 한라산에 간 게 세 번째 제주 여행이었다. 그리고 지난 4월에 회사를 그만두고 갑작스럽게 떠오른 제주도, 바로 항공권을 예약했다. 못 가본 우도를 포함하여 동북부 지역을 5박 6일 일정으로 여행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날, 카페에 앉아 창 밖을 내다보는데 딱 한 달만 더 있고 싶었다. 공항가기 전에 들른 비자림에서 게스트하우스 스텝이라는 분을 만났고, 집에 와서 게스트하우스 스텝 모집 공지만 확인했다. 겨울, 봄, 가을의 제주도를 보았으니 이제 여름의 제주도를 만날 차례다!

 

제주도에 도착한 날, 선물처럼 내게 온 책 <제주도 절대가이드>. 제목처럼 이 책 한 권이면 제주도에 머무는 동안 여행 일정 짜기는 어렵지 않겠다. 앞표지를 넘기면 제주 전체 지도가 부록으로 있다. 이 지도에는 책에 소개된 맛집과 숙소까지 표시되어 있다. 내가 머물게 된 게스트하우스의 사장님이 책을 보더니 잘 만들었다고 하셨다. 목차만 보아도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제주도를 이해하는 10가지 키워드, 테마별 여행 코스, 제주를 동서남북으로 나누어 가이드 맵, 상세지도, 볼거리, 맛집, 숙소 등을 알려주고, 한라산과 오름, 올레길, 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테마별 코스는 테마별로 세 가지씩 소개하고 있다. 조용하지만 낭만적인 나홀로 코스와 오름 집중 코스를 따라 여행하고 싶다. 제주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는 남자친구와, 부모를 위한 세대공감 코스는 부모님과, 그리고 포토제닉 코스는 친구와 함께 여행하면 좋을 것 같다.

 

제주 여행을 계획할 때, 공항이 있는 북부는 돌아가기 전에 들르는 곳 정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제주도 모든 여행지를 합친 것보다 훨씬 충실하고 저렴한 맛집이 많다고 하니 맛집 탐방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제주 동부는 식당이 드문드문 떨어져 있고, 숙박 시설이 적지만, 숲길과 오름이 많아 여름과 가을에 여행하면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제주 남부는 겨울과 봄에 여행하기 좋다고 한다. 겨울에도 따뜻해서 걷기 좋고, 봄에는 꽃구경을 실컷 할 수 있다. 제주 서부는 개발이 덜 되어 저렴한 동네 맛집이 많고, 다른 지역에 비해 관광지 물가도 저렴한 편이다.

 

지금 있는 곳이 대정읍 사계리라서 우선 남서쪽부터 돌아보는 중이다. 올레길 10코스를 끝에서부터 걷다가 송악산 정상에 올랐고, 산방산은 걷는 내내 눈앞에 보인다. 구름이 걸려 있는 산방산은 보는 것만으로 멋지다. 올레길 9코스에서도 보이는 용머리 해안은 10코스를 걸으며 가까이 다가갈수록 웅장한 모습이다. 제주도가 고향인 지인이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추천한 식당이 책에 소개되어 있으면 반갑다. 검색하다 알게된 숙소나 카페 이름이 눈에 띄면 주소를 확인하게 된다. 한라산은 영실 코스로만 올랐는데, 다음에는 백록담을 볼 수 있는 성판악 코스나 관음사 코스로 도전해보고 싶다. 그 전에 '꼭 올라볼 만한 오름'으로 소개된 산굼부리, 용눈이 오름, 다랑쉬 오름에 다녀오면 좋겠다.

 

최근에 많이들 걷는 올레길, 나도 계획 없이 우도에서 1-1코스를 걸었다. 걸으면서 올레길 표시를 찾는 재미에 푹 빠져서 1-1코스 걸은 다음 날 바로 1코스도 도전했다. 간세와 리본, 화살표가 나타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더 힘을 내서 걷게 된다. 올레빵은 걷다가 허기질 때 한두 개씩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있는 곳은 9코스 끝점과 10코스 시작점에서 가깝다. 그래서 제주도의 비경이 가득한 10코스와 대부분이 산길로 이루어진 9코스를 먼저 걸었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7코스와 아름다운 올레길을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8코스도 조만간 걸을 예정이다. 올레길의 매력에 빠져서 21코스까지 걸어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2박 3일 머물렀던 우도에서는 일주일 정도 더 있고 싶었다. 메모해갔던 식당들은 들르지도 못했고, 할머니 세 분이 운영하시는 해녀촌에서 식사했었다. 다양한 음식을 맛보지 못해서 아쉽다. 방송 때문에 알려진 가파도는 꼭 5월 청보리 철이 아니더라도 올레길을 걸으며 돌아보고 싶다. 마라도에는 다녀왔다. 모슬포항에서 배 타고 25분 걸렸다. CF 때문에 자장면이 유명해진 마라도에는 일반 식당이 없어서 아쉬웠다. 자장면도 특별히 맛있지는 않았다.

 

쉬는 날, 어디로 가면 좋을지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펼쳐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한다. 이 책 한 권이면, 제주도에 머무는 동안 문제 없을 것 같다. 내겐 정말 소중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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