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여행 백서 - 일상이 즐거워지는 여자들의 주말 여행
김정원 지음 / 시공사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여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우리나라 여행지 10곳을 소개했다는 말에 꼭 읽고 싶었다. 목차를 보면서, 내가 가고 싶어서 다녀온 곳과 앞으로 가려고 염두에 둔 곳이 소개된 것에 기분이 좋았다. 어릴 적 친구가 살고 있어서 가보았던 전주부터 가족과 함께 갔던 강릉, TV를 보다가 수학여행 이후로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어 떠났던 경주, 꼼꼼히 계획을 세워 떠난 제주, 책을 읽다가 가보고 싶어진 부산과 통영, 캐나다에 살고 계신 외삼촌이 국내 여행 중 제일 좋았다고 해서 가게 된 안동, 그리고 언젠가 가려고 생각해둔 강화도와 여수까지 나와 있어서 신이 났다.

 

여행 기본 정보에서 계절과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여행지 소개는 다음 여행을 계획할 때 도움이 되겠다. 혼자 떠나고 싶다면 자연을 벗삼아 걷는 제주, 강화도, 강릉, 통영, 안동, 여수를,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면 볼거리가 많은 서울, 부산, 전주, 경주를 추천하고 있다. 책을 펼치자마자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두었다.

 

지역별로 가볼 만한 여행지와 맛있는 음식점, 편안한 숙소 등 꼼꼼하고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여자 혼자 찾아가도 좋은 여행지, 혼자 주문이 가능한 음식점, 혼자 묵어도 안전하고 저렴한 숙소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좋다. 게다가 뚜벅이 여행자들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찾아갈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니 고마울 뿐이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밥 한 끼 먹는 게 힘들 때가 있다.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하는 음식의 경우, 처음부터 포기하고 한 그릇에 담아내는 메뉴를 시킬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가끔 숙소에서 혼자 온 여행자를 만나 함께 여행을 하게 되면 식사 시간이 즐겁다. 4월에 나홀로 떠난 제주 여행에서였다. 우도 하하호호 카페에 땅콩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다. 혼자였으면 아이스크림만 먹고 나왔을텐데, 숙소에서 만난 여행자와 함께여서 1.5인분 짜리 수제 핫도그도 맛볼 수 있었다.  

 

각 여행지별 저자의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교통편(부산, 경주, 서울은 시티투어 정보도 나와 있다)과 1박 2일 추천일정, 여행지에서 꼭 해볼 것들, 가볼 만한 곳, 추천 식당과 숙소, 그리고 테마별 여행 코스를 두 가지씩 소개한다.

 

작년 마지막 여행으로 12월에 부산에 갔었다. 감천동 문화마을과 남포동, 광안리 정도만 돌아보았는데, 숙소 주인도 추천했었고 책에도 소개된 이기대 공원, 해동 용궁사, 달맞이길도 가보고 싶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 범어사 템플 스테이도 좋겠다. 여름에 갔던 경주는 너무 더워서 자전거를 탈 수 없었다. 책에 소개된 문화재와 유적지, 양동마을은 다 돌아보았기 때문에 다음 경주 여행은 해안가 산책코스를 돌아보거나 남산에 오르고 싶다. 자전거로 한 바퀴 돌며 맛집 여행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

 

통영은 다녀온 지 딱 일주일 됐다.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 무슨 책을 읽다 그랬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국내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다. 거제도와 소매물도까지 묶어서 일주일은 가고 싶었는데, 직장 생활하면서는 시간을 낼 수 있는 게 여름 휴가 뿐이었다. 하지만 사람 많은 여름에 가고 싶진 않았고, 좋은 기회가 생겨 4박 5일로 다녀왔다. 통영에서 2박하고, 소매물도로 들어가 거제도로 나가서 2박했다. 거제도에서는 1박이면 충분할 것 같다. 통영에서 3박하며, 하루는 한산도나 연화도, 욕지도, 사량도 등 섬 여행을 다녀오는 게 좋을 듯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통영에서 먹어 볼 음식들을 거의 맛보았다. 책에 소개된 '원조 시락국'에서 통영에서의 첫 식사를 했고, '수정식당'에서는 해장할 겸 복국과 도다리쑥국을 먹었다. 그 외에 충무김밥, 꿀빵, 빼떼기죽, 우짜, 멍게비빔밥도 먹었는데, 아주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 번쯤 먹어볼 만하다. 통영에서 이틀 묵었던 리 게스트하우스가 책에 소개되어 반가운 마음에 사장님께 연락도 드렸다.

 

요즘 주변에 전주로 여행가는 사람이 많다. 난 여행이라기보다 친구들을 만나러 갔었기 때문에 구석구석 돌아보지는 못 했다.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며 한옥마을과 맛집 탐방을 하고 싶다. 지난 4월에 급하게 결정하여 다녀온 5박 6일 제주도 여행은 우도에서 2박, 성산에서 2박을 했다. 책에서도 마침 동북부 지역을 소개하고 있어서 반가웠다. 계획에 없던 우도 올레길 1-1코스와 시흥초등학교부터 시작하는 1코스를 걸으며 화살표와 리본을 찾아가는 재미를 나도 느꼈다. 기회가 된다면 올레길 전 코스를 걸어보고 싶다. 안동은 작년 11월에 갔었다. 안동에서의 가장 큰 목적은 하회마을과 찜닭이었는데, 책에 찜닭이 소개되지 않은 게 의문이다. 안동에도 벽화마을이 있는 걸 알았다면 들렀을텐데, 신세동을 가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이제 강화도 여행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자연을 느끼며 걷는, 오롯이 혼자가 되는 여행을 즐기러 강화도로 떠나고 싶다. 전등사에서 템플 스테이를 해도 좋고, 마니산이나 강화나들길을 걸어도 좋을 것 같다. 책 한 권이 야무지고 값지다. <여자 여행 백서>와 함께라면 주말 여행을 위해 계획 세우는 일상이 정말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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