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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읽고 그림으로 기억하다 - 일러스트레이터 김지혁이 그림으로 그려낸 30권의 책
김지혁 글.그림 / 인디고(글담)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서 책장에 꽂혀 있던 <그림으로 읽는 책>을 꺼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의 채널예스에 연재했던 '한울의 그림으로 읽는 책'을 엮은 것이다. 작고 가벼운 책 속에 담긴 따뜻하고 몽환적인 느낌의 일러스트가 참 좋았다. 이미지박스 출판사의 <그림으로 읽는 책>이 인디고 출판사의 <마음으로 읽고 그림으로 기억하다>로 다시 출간되었다. 붉은색 하드커버가 더욱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제목과 표지와 편집, '작가의 말'만 바뀌었을 뿐 손미나의 '추천의 글'도 그대로 실었다. <그림으로 읽는 책>에 담았던 스물 아홉 권의 책들에 무라카미 하루키의『1Q84』만 추가했다.
읽은 책의 간단한 소개와 함께 책에 얽힌 작가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글에 전부 담아내지 못한 느낌과 책에 대한 감상을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어린왕자, 좀머 씨 이야기,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등 내가 읽은 책이면 내용을 떠올리며 일러스트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읽어보지 못한 책이면 일러스트를 보고 책이 읽고 싶어졌다. 김지혁의 일러스트는 마력이 있는 듯하다. 한 권의 책을 한 장의 일러스트로 정확히 표현해내는 그 솜씨가 멋지다. 오랜 시간 간직하고 싶은 책이다.
2012-06-02
지금은 연재 종료되었지만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인기있었던 칼럼 '한울의 그림으로 읽는 책'을 좋아했다. 연재 시작할 때부터 알았던 건 아니지만 어느날 클릭해 본 칼럼의 일러스트가 너무 예뻤다. 나도 한때 컴퓨터 디자인 학원을 다니며 일러스트를 재미있게 배웠다. 그래서 더욱 관심있게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본인이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이나 책을 읽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한울님의 작품이 언제쯤 올라올까 수시로 확인해보곤 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은 미니홈피에 스크랩하곤 했는데, 연재를 종료한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아쉬워했는지 모른다.
그런 내게 희소식이 있었으니 '그림으로 읽는 책'이 출판된 것이다. 아쉬움에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표지디자인은 다른 분이 했지만 역시 책과 잘 어울린다. 내가 바라는 모습이다. 책장의 공간이 모자라 바닥에까지 쌓여있는 책들을 보니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며 후련하다. 하루 중 열두 시간을 책만 읽으며 지낸다면 정말 행복할텐데.
가벼운 책이지만 긴 내용은 아니지만 책에 실린 일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값진 책이다. 그가 읽은 책 중에 내가 읽은 책도 있고, 제목이나 작가 이름은 들어봤지만 읽어보지 않은 책도 있다. 읽은지 오래 되어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들도 많았다. 제대로 읽은 적 없이 어릴 적에 한번 훑어본 정도였던『나의 라임오렌지나무』와『어린 왕자』, 읽을 때는 책에 빠져서 읽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는『상실의 시대』와『해변의 카프카』, 영화 '마들렌'에서 여주인공이 읽었던『달의 궁전』등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
책으로도 영화로도 보았던『냉정과 열정 사이』,『향수』,『우리들의 행복한 시간』,『GO』,『레미제라블』은 무엇으로 보아도 좋았다. 책이든 영화든 한 가지를 보면 으레 다른 한 가지는 별로인 경우가 있는데 말이다. 왠지 한울님의 그림과 이야기가 내 정서에 맞는 듯하다.
side story에서는 한울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들려 준다. 나 역시 내가 즐겨 듣는 음악과 좋아하는 책들에 둘러싸여 커피 한 잔 마시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사할 때마다 몇 년 동안 읽지 않은 책을 버릴까 고민하다가도 결국 한 권도 골라내지 못하고 챙겨간다.
책을 덮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펼쳤다. 차례를 살펴보며 읽지 않은 책과 다시 읽어야 할 책을 정리했고, 책장을 넘기며 이야기 안에서 한울님이 언급한 도서의 제목을 정리했다. 두껍지도 않은 책 한 권이 오랜 시간 읽어나갈 책 여러 권을 소개해주었다. 신 난다.
2008-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