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서울 산책 - 오세훈의 마지막 서울 연가!
오세훈 지음, 주명규 사진, 홍시야 그림 / 미디어윌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나 역시 골목길 걷기의 예찬론자이다. 한적하고 조용한 길을 걸으면 엉켜 있던 여러 생각의 타래가 술술 풀리는 느낌이 든다. 대로변이나 공원을 걸을 때와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머리가 복잡하거나 고민이 깊은 날일수록 더욱더 골목길을 찾는다. 특별한 생각을 품지 않고 그냥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눈부신 햇살이 고맙고, 그늘을 만들어주는 가로수가 고맙다. 돌담길을 따라 불어온 시원한 바람 역시 그리 고마울 수가 없다. (278p)

소박함이 묻어나는 '산책'과 '골목길'이라는 단어가 참 좋다. 골목길 걷기의 예찬론자라면 누가 되었든간에 따뜻한 사람일 것 같다. 오세훈 前 서울시장의 카메라를 들고 있는 모습은 자연스럽고 멋있다. 북촌전통공방에서 바느질도 해 보고, 북적이는 시장에서 지하상가에서 공원에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정감 있다. 

평일은 일에 매여 지냈으니 주말이면 카메라 한 대 짊어지고 어디든 가고 싶다. 멋진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싶다. 하지만 막상 나가려고 하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서 황금 같은 주말을 집에서 빈둥거리며 보내기 일쑤다. 그래서 읽고 싶었다. 서울 토박이며 서울 마니아인 오세훈 前 서울시장이 들려주는, 서울을 직접 거닐었던 여정 속의 이야기를.

예전에 그녀의 책을 보았다. 그림쟁이 홍시야의 알록달록 싱글 스타일 '혼자살기'. 독특하면서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엉뚱하기도 하고 상큼하기도 했다. <오후의 서울 산책>에서 오랜만에 그녀의 일러스트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더운 날, 중학교 친구들과 걸었던 북촌한옥마을, 공연 이벤트에 당첨될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걷는 대학로, 서늘해진 가을날에 해 질 무렵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러 갔던 노을공원, 혼자서 혹은 둘이서 미술관 나들이 갈 때 뜨거운 햇살 아래 걸었던 정동길, 여행클럽 회원들과 출사모임 후 들렀던 부암동 '산모퉁이 카페' 등 나만의 추억이 깃든 곳도 많다.

책에서 소개하는 장소들을 제목 대로 점심 식사 후, 졸음이 오려는 오후에 산책하고 싶다. 맛좋은 음식이 가득한 광장시장에도 들르고, 남산 서울타워에도 오르고 싶다. 서울광장 잔디밭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서울 성곽길을 따라 걸어보고 싶다. 캠핑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 분수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는 반포대교의 '달빛무지개분수'도 보고 싶다. 

책에 수록된 서울 산책 가이드북이 고맙다. 한눈에 보기 쉽게 약도가 그려져 있어서 헤매지 않고 찾아갈 수 있겠다. 한강 자전거도로 지도는 거의 매일 자전거를 타는 어머니께서 보시더니 좋아하신다. 당분간은 주말에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느라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다. 책에 나온 장소들을 하나씩 찾아가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