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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영혼일 때 떠나라 - 떠남에 서툰 당신을 위한 청춘 여행법
노동효 지음, 안시내 그림 / 나무발전소 / 2011년 7월
평점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제목에 들어간 '푸른 영혼'이라는 단어와 파란 빛깔 예쁜 표지가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떠남에 서툰 당신을 위한 청춘 여행법'이라는 부제도 좋다.
그대, 푸른 영혼이여 길을 떠나라. 하여, 스스로 자신의 신화를 만들어라. (13p)
저자 노동효의 글을 처음 만난 건, 열혈 여행자 12인의 짜릿한 가출 일기 <여행자의 유혹>에서였다. 열혈 여행자 12인 중 한 명이었던 그는 '펜'과 '여행'으로 세상을 뒤엎고 싶은 트래블 레지스탕스로 소개되었다. <여행자의 유혹>에 실린 그의 글 네 편 중에 마지막 '호숫가에서 만난 천사'는 헝가리에서 겪은 에피소드로 <푸른 영혼일 때 떠나라>에서도 들려 준다.
20세기 말, 스물다섯의 청춘이던 그는 지리멸렬한 생활에서 벗어나 영국으로 간다. 낮에는 유람선 선원으로 일하고 오후에는 공부하며 13개월을 살았다. 그리고 유럽에서 육로와 수로를 따라 한국으로 돌아온다. 1만 6,000km를 지나온 그 시간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그대가 아직 푸른 영혼이라면 유럽행 편도 항공 티켓을 사라고 권하고 싶다. 스페인의 산티아고나 이탈리아의 로마나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출발, 동쪽으로 거슬러 오는 길. 유럽-중동-아시아. 고풍스런 도시들과 사막과 히말라야를 지나 중국 산둥반도에서 배를 타고 돌아오는 머나먼 오디세이. (12p)
여러 나라 여러 도시를 지나는 동안에 만난 수많은 사람들,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 그들과 나눈 대화 등 에피소드를 엮어 만든 <푸른 영혼일 때 떠나라>의 문체와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마치 소설을 읽은 듯하다. 스물두 편의 단편소설을 엮은 소설집 말이다.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남은 체코 프라하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폴란드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헝가리 국경을 지나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이동한다. 이탈리아 베니스, 로마, 그리스 아테네, 터키 이스탄불과 콘야, 이란에서 파키스탄, 히말라야 훈자, 중국을 거쳐 한국에 돌아온다. 기나긴 여정 동안에 소중한 추억이 되었을 그의 여행 이야기가 정말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