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멜로가 아니라 다큐다 - 파워블로거 라이너스의 리얼 연애코칭
라이너스 지음 / 청림출판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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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은 예전에 좋아했던 선배에게 먼저 고백했다가 실패한 이유로, "역시 여자는 먼저 고백해서는 안 되는 건가 봐"라는 생각을 마음속 깊이 새겼을지도 모른다. -121p 대학교 1학년 때, 동아리에 좋아하는 선배가 있었다. 내가 직접 고백하지는 못하고 선배의 친구에게 말했었는데, 나중에 그 선배가 그랬다. "네가 직접 얘기했다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앞으로도 동아리 사람하고는 사귀지 않을 거야. 사귀다 만약에 헤어지기라도 한다면 최소한 한 명은 동아리 활동하기 힘들테니까." 직접 고백했어도 가망은 없었겠다.

각자의 사생활과 취향까지 모두 다 인정하자. 어차피 20년 넘게 따로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났는데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 서로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그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184p 처음 사귀기 시작할 때는 모든 게 좋았다. 서로의 좋은 점만 보였을 수도 있고, 서로에게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니 조금씩 변하더라. 아니, 그 모습이 원래의 모습이었던 건데 그제서야 보이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대화와 비난의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말을 시작했으나 말을 하다 보면 스스로의 감정과 서러움이 복받쳐 결국 상대의 잘못을 끄집어내고 비난을 퍼붓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14p 우린 참 많이도 싸웠다. 다퉜다는 표현이 더 나을까? 별 것 아닌 사소한 일들로 서로를 아프게 하고, 그러다가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

이별을 극복하는 방법- 당신에게 찾아온 슬픔과 아픔을 애써 외면할 필요는 없다. 당신은 당신의 사랑에 최선을 다했고 그랬기에 슬픔 또한 큰 것이다. (…) 당신의 지나간 사랑과 다시 찾아올 사랑을 위해 마음껏 슬퍼하고 깨끗이 털어버리자. -221p 20대 초반, 대학 시절 3년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멈추지 않고 흐르던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며칠 동안 슬프게 울다 잠이 들었다. 가장 친했던 친구와 이른 저녁부터 술을 마셔댔는데도 취하지 않던 그때의 나는 참 아팠다. 그리고 어렸던 것 같다. 

연애 단계에서부터 지나치게 결혼을 염두에 두는 것은 곤란하다. -156p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소개팅이 많이 들어왔다. 스물 다섯의 겨울에 만난 동갑내기였던 그는 내게 참 잘해주었는데, 3주간 3일에 한 번씩 만났지만 좋은 감정이 생기질 않았다. 아직 어린 나이였는데, 난 그 즈음부터 아니라고는 해도 누군가를 소개받을 때마다 결혼을 전제로 한다는 생각이 조금씩은 있었던 것 같다.

소개팅 후 다시 만나고 싶은 여자 되는 법! 첫 만남부터 과감하게 더치페이를 시도해보자. 상대방이 식사를 대접했다면, 커피는 당신이 사는 정도로 가볍게 시작하자. 그는 이런 배려에 당신에게 홀딱 반할 수도 있다. -135p 그랬던 적이 있다. 퇴근 후, 저녁 늦게 우리 동네로 온 그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간단하게 먹은 식사값을 내가 냈다. 소개팅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던 그의 얼굴이 썩 좋아 보이진 않았다. 어쩌면 식사 중에 이야기하면서 내가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어떤 타입의 남자이건 진심으로 상대를 좋아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음을 표현하고야 만다는 것이다. (…) 당신은 둘의 관계가 꽤나 진전이 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그는 호감의 1단계도 시작을 하지 않았는데, 당신은 벌써 3단계의 상상을 펼치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 당신의 신호를 그가 충분히 받았다고 생각이 들었는데도 5개월이 지나서까지 그에게 아무런 신호가 없다면 과감하게 접을 것을 권한다. 사실 5개월도 너무 길다. -100~101p / 상대가 마음에 들어도 절대 먼저 연락하지 마라. 무조건 기다려라. 당신이 마음에 든다면 분명히 그쪽에서 먼저 연락할 것이다. -113p 동호회 모임에서 한번 보았을 뿐인데 계속 생각이 나던 사람이 있다. 20여일만에 연락처를 알아냈고 우연한 기회로 단둘이 만나게 되었다. 전시회도 보고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셨다. 얘기하면서 꽤 잘 통한다고 생각했다. 그날 집에 들어와 내가 먼저 문자를 보냈고, 답도 왔다. 2주 후 두 번째 만났을 땐 영화 보고 콘서트 보느라 이야기를 많이 못해서 아쉬웠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날은 집에 와서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그도 연락이 없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만남 사이에 연락은 항상 내가 먼저 했고, 답이 거의 늦게 왔다. 그 이후에 이건 아니다 싶어서 연락을 하지 않다가 또 생각나서 한 번 연락하고, 단답형의 답 문자에 실망해서는 절대 연락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문자를 보내는 그였다. 한 달 후, 혹은 두 달 후 안부 문자를 보내던 그를 정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두 번째 만남 이후, 다섯 달만에 모임에서 만난 그는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내 눈에 콩깍지가 씌었던 걸까. 무려 여섯 달 넘게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던 그가 참 밉다. 

연애에 관한 질문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요소가 있다. (…), 의외로 빠지지 않고 꼭 등장하는 필수 요소는 바로 혈액형에 관한 질문이다. -32p 혈액형에 대한 일반적 이야기들이 잠재의식 속에 남아, 그게 마치 불변의 진리인양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35p 단순히 재미로 보면 되는데 자꾸만 연관시키게 된다. 소개팅 전에 혈액형을 물어보거나 아니면 첫 만남에서 꼭 물어봤던 것 같다. 사귀다가 헤어지면 '그래, 역시 안 맞는 혈액형이었어.'라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매너가 철철 넘치는 바람둥이 타입보다, 조금 어색하고 수줍지만 일편단심 당신만을 사랑해줄 순진한 남자가 오히려 더 미래를 기약하게 하는 남자다. -45p 첫 만남에서 어색하고 수줍고 순진해 보이는 사람에겐 끌리지 않았던 적이 많다. 어쩌면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말에는 공감한다. 나만 사랑해줄 남자가 최고라는 것!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겪었던 일들을 생각했다. 한창 행복했던 연애 초기에 이 책을 읽었다면 이별을 막을 수 있었을까? 소개팅은 잘 되었을까? 책에 나온 이야기들이 모두 맞고, 많이 들어보았던 말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실전에는 약하다. 왜 잊어버리는 건지. 책을 펼치면서부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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