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떠나도 일본어는 남는다
조정순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경영학을 전공했고 호텔리어를 꿈꿨던 그녀가 스물여섯에 국내 일본어 교육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불러왔다. 내가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휴학했던 2004년에 그녀가 '놀면서 배우는 일본어 놀이터'인 이스트원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것이다. 난 그때 용산에 위치한 일어 학원에 다니며 일어능력검정시험 2급을 보려고 공부중이었다. 시험은 합격했지만 회화나 듣기 실력이 많이 부족했다. 일본어를 즐겁고 빠르게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그녀. 내가 한창 일어공부를 할 때 그녀를 알지 못한 것이 아쉽고, 그녀를 만났더라면 내 일어 실력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지 궁금하다. 

  

이 책은 일어 공부를 위한 책이 아니다. 유창한 회화로 일본인 친구들과 연락하며 지내고 싶어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그녀가, 일본과 일본어에 관한 일을 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배우 신민아, 박신양, 이준기의 일본어 전담교사로도 유명하다는데 그녀의 일어 프로그램이 더욱 궁금해진다.  

 

그녀 조정순은 짧은 기간에 바로 성과가 보이는 일본어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이 진짜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일 것 같아 직접 공부했던 것을 정리하여 교재로 만들고, 커리큘럼도 짜서 사업을 준비했다. 이스트원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들이 모두 그녀에게서 일본어 수업을 듣던 학생이었다니 정말 만남과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게 보인다. 일본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카페에 혼자 앉아 지나다니는 일본인을 구경하는 것이라는 그녀 말에 소박하고 구수함이 느껴진다.  

 

일본어와 한국어는 문장 순서가 똑같고, 어미가 닮았으며, 단어도 비슷해서 배우기가 쉽다. 나 역시 그 점 때문에 일본어 공부를 재미있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면 학비 외에 생활비를 보태주지 않는다. 게다가 결혼 준비를 하면서 당사자끼리 마음에 들면 부모님에게 반대할 권리는 아예 없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거절을 잘 못한다고 하니 일본인을 만날 때 사소한 것에도 주의해야겠다.  

 

책에서 70개 정도의 단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짤막하게 단어 공부도 되지만, 일본 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일본어 프로인 그녀의 도전과 열정은 참으로 유쾌했다. 책을 읽는 동안, 친한 언니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편안한 마음이었다. 이제 그녀의 미니홈피와 이스트원 홈페이지를 둘러볼 생각이다. 일어 공부와 일본 여행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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