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쇼핑 - 아무것도 사지 않은 1년, 그 생생한 기록
주디스 러바인 지음, 곽미경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그녀가 누구여도 상관없다. 집이 어디든 무슨 일을 하든 '아무것도 사지 않는 1년'이라는 극단적인 소비의 단절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놀랍고 대단할 뿐이다. 2004년 한 해 동안 그녀와 폴은 생필품만 구입하기로 한다. 생계와 건강, 업무에 필요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사지 않기로 한 것이다. 결심하게 된 이유야 어떻든 간에 난 두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은 통장을 살펴보며 2003년과 2004년의 지출을 비교했는데 '돈 절약'이 목적은 아니었지만 결국 그렇게 되었다고 응수한다. 수도·전기요금, 교통비, 의료보험 등 기본적인 경비를 제외한 지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고, 헌책을 구입한 덕에 '전문서적' 비용은 전년도 2701달러의 22%에 불과했다. '관람티켓'과 '외식·오락' 비용은 2213달러였는데, 2004년에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는 말에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쨌든 2003년에 비해 약 8000달러를 덜 썼다니 꽤나 큰 효과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재미있게 잘 읽혀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영 속도가 나질 않았다. 그녀와 폴의 개인적인 일에 관한 이야기는 읽을 만했지만 소비자금융이라든지 <자발적 가난 모임> 내부의 이야기, 소비 조합 등 소비주의, 경제, 정책, 공리주의, 민영화, 시장이란 단어들이 나올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내용이 뒤죽박죽되었다.

책을 다 읽자마자 내가 한 일은 2008년과 2009년의 지출 비교였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교 때부터 용돈기입장을 쓴 것 같다. 대학교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는 매달 지출 내역의 세부 항목별 비용을 적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덕분에 교통비와 식비, 모임·관람티켓, 기타 항목이 전부이다. 기타 항목에 포함되는 것은 축의금이나 쇼핑, 여행, 미용, 의료비이다. 작년까지는 축의금을 일 년에 한두 번 냈는데 올해부터는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를 포함하여) 친구들이 결혼할 나이가 된 것이다. 병원이나 약국은 거의 가지 않고, 미용실도 머리가 지저분해질 때까지 잘 안 가는 편이다. 쇼핑도 거의 하지 않는데, 가끔 인터넷쇼핑을 하다가 장바구니에 담아둔 것을 눈 딱 감고 결제하기도 한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여행인데, 여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아끼지 않는 편이다. 물론 여행을 계획하며 꼭 필요하지 않은 것에 돈을 쓰지는 않는다. '모임·관람티켓' 항목은 동호회 모임 회비 혹은 친구들 만날 때 영화를 본다든가 커피숍 가는 경우에 드는 비용이다. 2008년에는 전체 지출의 50%를 교통비와 식비로, 9% 정도는 여행 비용으로 썼다. 2009년에는 전년도보다 교통비·식비를 더 썼지만 (제주도와 일본여행 비용이 포함된) 전체 지출의 34%였다. 30%는 여행 비용, 10%는 쇼핑하는 데 썼다.

'굿바이 쇼핑'에서 얻게 된 것은 앞으로 고쳐질 내 습관이다. 매달 지출 내역을 각 항목별로 구분하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지출 비용만 비교하는 것으로 끝났다면, 이제부터는 지출을 조금씩 줄이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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