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그 황홀한 유혹 - 마음을 두드리는 감성 파리 여행
최도성 지음 / 시공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표지 그림은 제목에서처럼 황홀한 유혹이 느껴지는 듯하다. 파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어느 곳의 이야기든지 여행이야기는 항상 흥미롭게 읽힌다. 게다가 내가 관심있어 하는 문학과 예술에 관한 이야기이고, 저자가 여행하며 느낀 감상이 보태어져 있다. 책을 읽기 전 목차의 오르세 미술관, <모나리자> 도난 사건의 진상, 카페 여행, 고흐와의 만남 등 눈길을 끄는 구절이 있어서 읽고 싶었다.

처음에 노트르담 대성당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은 무거운 문체에 지루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천년 역사의 올곧은 종소리가 저 멀리 센 강물 위에 살포시 내려앉을 때 나는 퐁 네프 북쪽 강변을 걷고 있었다.'라는 문장은 어떤 분위기 있는 소설의 첫 문장처럼 느껴졌지만, 가장 먼저 보이는 '뗑그렁 뗑그렁'이란 의성어는 투박하게만 들린다. 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하면서 아테네의 유적지를 둘러볼 때의 기분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약간은 지루하겠지만, 뭔가 의미심장한 것을 찾아내겠다는 기분 말이다. 그것도 잠시였고 금세 흥미로운 사진이며 그림, 이야기들이 등장했다. 현재의 모습을 찍은 사진과 과거 화가들의 그림을 비교한다던가 그림 속에 담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부분이 그랬다. 사진마다 그림마다 친절한 설명 덕분에 책을 읽는 재미가 더했다.  

파란만장한 역사 속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오르세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 영화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 된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의 실제 장소, '화가들의 언덕' 몽마르트르, 퐁피두 센터......

훌륭한 작품들의 탄생지와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카페를 직접 여행한 듯 신난다. 서울시립미술관 퐁피두 센터 특별전에 갔었다. 커다란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실제 퐁피두 센터의 모습을 확인하니 새삼스러운 느낌이 든다. 영화 <다빈치 코드>에 나왔던 루브르 박물관 입구의 유리 피라미드도 반가웠다. 저자가 유리 피라미드의 유리장 개수가 궁금해 직접 구하려다가 직원에게 물어보는 장면은 재밌었다. 프랑스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크로크 무슈(식빵에 햄과 치즈를 얹어 뜨겁게 구워먹는 샌드위치)'는 사진만 봐도 군침이 돈다. 그리스를 여행할 때 구경하는 곳마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정말 많았는데 사진만 찍고 마음껏 사먹지는 못했다. 날씨가 더워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사먹는 일이 많기도 했고, 여행 경비를 아끼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예술의 전당에서 오르세 미술관展을 할 때 갔었다.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많아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인상파 미술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오르세 미술관의 내부 사진과 몇 점의 작품 이야기가 마음을 들뜨게 한다. 

같은 해에 그려진 클로드 모네의 <퐁 네프>,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퐁 네프>와 퐁 네프 현재의 모습, 카유보트의 <파리의 비 오는 거리>와 그 배경이 된 더블린 광장, 카미유 피사로의 <프랑수아 테아트르 광장>과 루브르 호텔 쪽에서 바라본 오페라 가르니에 사진 등 그림과 사진을 비교하는 즐거움이 가장 컸고,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파리 시내 지도와 여행 정보는 파리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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