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직딩 틈나는 대로 떠나라
유상은 지음 / 미르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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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틈나는 대로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언제나처럼 여행 서적을 읽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예전에는 여행 이야기를 읽고 나면 언젠가 한번 가봐야지 하며 여행 리스트에 추가시키고는 했다. 하지만 요즘은 책을 읽는 것으로 대리만족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들의 여행 이야기가 꽤나 자세하다. 여행 서적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여행에 도움을 주는 흔히 말하는 가이드북과 여행을 다녀와서 쓰는 여행기로 말이다. 물론 여행기 겸 가이드북도 있다. 내 관점에서 보면 유상은의 '대한민국 직딩 틈나는 대로 떠나라'는 여행기 겸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part 1에서는 여행준비를 도와준다. 여행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어 친해진 언니가 있다. 여행과 재테크 이야기를 하다가 언니는 매월 일정 금액을 여행 통장에 예금한다고 했다. 참 괜찮은 생각이라 나도 해야겠다 마음먹고 있었는데 여행준비 첫 번째로 여행 통장을 만들라는 이야기가 나와 내심으로 놀랐다. 누구랑 어디로 며칠 동안 다녀올지 정하고, 여권과 비자를 확인하고, 항공권을 구입한 뒤, 숙소를 정하고 짐까지 싸면 여행준비 100% 완료다. 

3년전의 내 여행을 예로 들어보면, 친한 친구와 둘이서 전부터 벼르던 배낭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다. 친구가 그리스와 이집트 이야기를 꺼냈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나라 이름과 국기 모양이 전부인 그리스로 목적지를 정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리스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국기의 십자가 모양으로 인해 종교적인 느낌이 들었다는 정도. 여권은 둘다 있었고 비자는 필요 없었다. 친구가 알고 있던 탑항공에서 항공권을 구입한 것은 여행을 결심한지 일주일도 안 돼서였고 출국하기 한달 보름 전이었다. 그때부터 도서관에서 그리스 관련 책들을 잔뜩 쌓아놓고 읽으며 보름간의 여행 일정을 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실 여행하던 시간보다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던 시간이 더 흥분되고 설레였다. 우리는 숙소 예약도 하지 않았고 섬으로 이동하는 페리 예약도 하지 않았다. 난 여행자 보험도 안 들었다. 여행하는 동안 사고 없이 잘 지냈지만 아무래도 여행자 보험은 들어 놓아야겠다. 짐은 크지 않은 배낭 하나였다. 최소한으로 줄여 쌌는데도 필요없는 물건이 있었다. 아테네에 어두운 새벽에 도착해서 숙소 구하기가 조금 어려웠던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현지에서 페리 예약도 잘 했고,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현지인들과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잘 다녔다. 광장에서 노숙하면서 위험하지도 않았고, 더운 탓에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었지만 각 지역에서 한번 씩은 만찬도 즐겼다.   

Part 2에서 본격적인 세계여행 노하우를 소개한다. 도쿄와 오사카, 홍콩과 방콕,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의 여행 루트와 첫날 예산이 나와 있어서 여행 계획할 때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되겠다. 난 특히 음식 이야기가 즐거웠다. 도쿄에서 가장 싸다는 우에노 시장 '아메요코'에서 참치 회와 타코야키를 맛보고 싶다. 시부야 '쓰키지혼텐'에서 스시, 하라주쿠에서 과일이 들어간 크레페, 그리고 에비스에서 맥주, 오사카 도톤보리에서 라멘을 먹는다면 정말 행복하겠다. 평소에도 일식을 좋아해서 일본에 간다면 음식 기행을 하게 되지 않을까. 여행을 많이 했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보았을 여행지가 홍콩과 방콕이다. 영화의 거리 & 연인의 거리에서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야경의 도시 홍콩과 부담없는 물가와 맛있는 음식으로 천사의 도시일 수 밖에 없는 방콕은 저자의 설명만으로도 가보고 싶다. 아직 유럽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음식의 천국 파리에서 기분 좋게 먹고, 음악과 그림으로 꽉 찬 몽마르트 광장을 거닐고 싶다. 독일에서 딸기파이를 맛보고, 두오모에 올라 꽃의 도시 피렌체를 내려다보고 싶다.

Part 3에서는 저자가 뽑은 완소여행지 일곱 곳을 소개하니 여행할 때 참고하면 좋겠다. 생각보다 무겁지 않은 책이 여행 일정을 짜서 보여주기 때문에 보다 쉽게 여행을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여행지를 간다는 전제 하에 대한민국 직딩들, 이제는 틈나는 대로 떠나기가 쉬워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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