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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안 내고 떠나는 세계 여행 BEST 15 - 여행 고수 조은정이 콕 찍어 주는 알짜 테마 여행
조은정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말하는 저자 조은정을 처음 만난 건 화요일마다 들르는 할인마트 서점에서였다. '일하면서 떠나는 짬짬이 세계여행'이라는데 어찌 들춰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직장도 다니고 여행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그녀가 부럽기만 하다. 여행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사이트에 여행 칼럼을 쓰고 있다는데 언젠가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집어든 책을 앉은 자리에서 후딱 읽은 후, 그녀의 다음 책도 꼭 읽어보자고 생각했었다. 집에 오자마자 그녀의 여행 이야기를 담은 사이트를 즐겨찾기에 추가했다.
날아가는 비행기만 보면 가슴이 설레여서 쿵쿵거렸다는 그녀. 가슴이 쿵쿵거리지는 않았지만 나도 그랬다. 하늘 높이 보이는 자그마한 비행기를 보고 있노라면 설레이는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저 비행기는 어디를 향해 날아가는 걸까.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을 봐도 그렇다. 저 하늘과 구름을 가로질러 먼 곳으로 날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하는 여행 중에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파란 하늘의 하얀 뭉게구름을 바라보면 힘들 때 위안이 된다.
일을 하면서 해외 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주말에 친구들과 여행사에서 단체로 움직이는 당일여행을 다녀오거나 5주째 쉬는 날을 껴서 2박 3일 전라남도에 있는 모교를 방문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오는 정도였다. 재작년 휴가 때는 충청남도에 계신 할머니댁에서 지냈고, 작년에는 일하면서 못만났던 사람들 만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올해는 아빠 회사에서 가는 연수 겸 가족여행을 3박 4일 다녀왔고 남은 4일은 집에서 책 읽고 TV 보면서 보내는 중이다. 예전에 한번 연장했던 여권 기간이 만료되어서 올해 2월말에 재발급 받았다. 5월말쯤 같이 일하는 언니랑 패키지 여행을 다녀올까 했었는데 그 계획마저 무산되었다. 하는 일의 특성상 요일별로 한달에 4주만 일하면 되기 때문에 5주째 시간을 잘 맞추면 주말 포함해서 3, 4일 시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결국 여행하고자 하는 내 마음가짐에 달린 일인데 말이다. 올해 안에 마음먹고 다녀와야겠다.
여행 고수 조은정이 콕 찍어 주는 알짜 테마 여행서를 읽고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짧게는 1박 2일, 길게는 4박 5일 일정으로 주말과 공휴일을 잘 이용하면 휴가 내지 않고도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인기 자유 여행 사이트나 숙소 예약 사이트도 소개하고 있다. 휴양, 쇼핑, 온천 여행을 비롯하여 유적 여행, 가족 여행, 도시 여행 여섯 가지 테마로 나누었다. 간단하게 여행지를 소개하고 일정에 맞게 짠 루트를 보여준다. 사실 여행을 계획할 때 일정을 짜고 책을 읽으며 둘러볼 곳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가 제일 즐겁다. 이 책 덕분에 여러 권의 책을 살펴보는 수고로움은 덜겠지만 즐거움까지 줄어들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저자가 소개하는 추천 코스와 '여유 시간이 있거나 다른 곳을 가고 싶다면'에 소개하고 있는 곳을 적절히 섞어서 더 멋진 일정을 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휴양이나 쇼핑 여행보다 도시 여행과 가족 여행 코스가 마음에 든다. 2박 3일 베이징이나 상하이 여행, 3박 4일 오사카 여행은 꼭 해보고 싶다. 중국과 일본은 한번쯤 가봐야 할 나라로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여행과 더불어 걷기 운동을 제대로 해 보고 싶은 사람', '딤섬을 질리도록 먹어 보고 싶은 사람', '일본의 맛있는 음식을 모두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여행지라서. 쇼핑보다는 음식이 좋고 휴양보다는 체험하는 게 좋다. 3박 5일 앙코르 유적 여행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는 유후인 온천을 체험하는 것도 좋겠다. 특히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2층의 샤갈 미술관은 꼭 가보고 싶다. 체험만 하면 뽀송뽀송한 피부가 된다는, 지구상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타이베이 온천 여행도 욕심이 난다. 책에 소개된 타이베이의 중정 기념당은 6학년 겨울방학에 했던 가족 배낭여행에서 들렀던 곳이다. 저자가 추천하는 음식들만 훑어보아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여행에 드는 비용, 대중교통, 숙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여행지에서 꼭 먹어 보면 좋을 음식, 사 오면 칭찬받을 쇼핑 아이템, 여행 준비에 도움되는 사이트까지 알려주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책이 될 것 같다.